연기자 유인촌씨가 문화전략가로 변신했다. 그는 지난 5월 출범한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앞으로 3년간 연기자의 옷을 벗기로 했다.
유 대표가 재단을 맡은지 5개월만인 오는 10일 서울 동북부지역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이동식 공연장인 ‘빅탑시어터(big-top theatre)’를 개관한다. 그의 첫 번째 성과이자 문화산업전략가로서의 첫 발이다.
사실 그는 대형 공연장 등 다목적홀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선택과 집중의 기회를 주기 위해 세분화·전문화된 문화공연장을 선호한다.
“서울시의 문화 기반시설(인프라)은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작은 기반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고 규모가 큰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작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대로라면 대학로는 젊은이들의 실험의 장으로, 예술의 전당은 클래식 공연의 장, 국립극장은 전통문화의 장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전문화해야 한다. 미술관도 종류별로 특색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서울 문화재단의 정책과 방향이다.
그의 작은 문화살리기는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놀이터를 창작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동네별로 있는 놀이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몇십년동안 같은 모습으로 방치돼 있지 않습니까. 놀이터를 아이들의 창작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지역 전역에서 놀이터 문화만들기 사업이 추진될 것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 연말쯤 창작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놀이터를 일반에 공개하고, 건설회사와 설계전문가 등에게 놀이터의 중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그가 연기를 떠나 재단 대표로 온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특별한 자리는 아니지만 서울시 문화현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의 자리라는 점과 이명박 시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기회의 자리라는 점에서는 사실 이번 ‘외도’가 처음은 아니다. 연기자라는 명함말고도 대학교수 명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기는 재단 대표자리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 대학교수보다는 문화재단을 선택했다. 3년 임기동안 서울시 문화의 새바탕을 깔아놓겠다는 포부까지 생겼다.
이명박 시장과의 친분은 8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드라마 ‘전원일기’ 출연진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 그때 이 시장을 만났다.
그 이후 유 대표는 ‘야망의 세월’이라는 드라마에서 현대건설 이명박 회장 역할을 하면서 개인적 친분이 두터워졌다.
유 대표는 “이 시장이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밀어붙였는데 이제는 문화와 복지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시장도 그 필요성을 알고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했습니다”고 말했다.
재단 대표이사직을 수락하면서 수입도 크게 줄었다. 3년동안 드라마 출연이나 광고촬영을 스스로 접었다.
그는 또 자신이 운영하는 극단이 제출한 서울시 보조금 지원 요청을 가차없이 잘랐다. “서울시 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올린 저의 극단 공연작을 아예 대상작품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가슴아픈 경험이지만 서울 문화의 전체를 봐야하는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매달 극단과 극장에 들어가는 수입은 그의 광고출연료로 충당했다. 하지만 공공재단의 대표이사직을 맡는동안 일체 상업방송이나 광고출연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식구들의 원성도 많았다. 하지만 문화산업의 질적 발전에 ‘유인촌’이라는 이름을 남기기 위해 배고픔은 잠시 잊기로 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유 대표가 재단을 맡은지 5개월만인 오는 10일 서울 동북부지역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이동식 공연장인 ‘빅탑시어터(big-top theatre)’를 개관한다. 그의 첫 번째 성과이자 문화산업전략가로서의 첫 발이다.
사실 그는 대형 공연장 등 다목적홀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선택과 집중의 기회를 주기 위해 세분화·전문화된 문화공연장을 선호한다.
“서울시의 문화 기반시설(인프라)은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작은 기반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고 규모가 큰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작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대로라면 대학로는 젊은이들의 실험의 장으로, 예술의 전당은 클래식 공연의 장, 국립극장은 전통문화의 장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전문화해야 한다. 미술관도 종류별로 특색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서울 문화재단의 정책과 방향이다.
그의 작은 문화살리기는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놀이터를 창작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동네별로 있는 놀이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몇십년동안 같은 모습으로 방치돼 있지 않습니까. 놀이터를 아이들의 창작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지역 전역에서 놀이터 문화만들기 사업이 추진될 것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 연말쯤 창작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놀이터를 일반에 공개하고, 건설회사와 설계전문가 등에게 놀이터의 중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그가 연기를 떠나 재단 대표로 온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특별한 자리는 아니지만 서울시 문화현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의 자리라는 점과 이명박 시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기회의 자리라는 점에서는 사실 이번 ‘외도’가 처음은 아니다. 연기자라는 명함말고도 대학교수 명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기는 재단 대표자리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 대학교수보다는 문화재단을 선택했다. 3년 임기동안 서울시 문화의 새바탕을 깔아놓겠다는 포부까지 생겼다.
이명박 시장과의 친분은 8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드라마 ‘전원일기’ 출연진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 그때 이 시장을 만났다.
그 이후 유 대표는 ‘야망의 세월’이라는 드라마에서 현대건설 이명박 회장 역할을 하면서 개인적 친분이 두터워졌다.
유 대표는 “이 시장이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밀어붙였는데 이제는 문화와 복지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시장도 그 필요성을 알고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했습니다”고 말했다.
재단 대표이사직을 수락하면서 수입도 크게 줄었다. 3년동안 드라마 출연이나 광고촬영을 스스로 접었다.
그는 또 자신이 운영하는 극단이 제출한 서울시 보조금 지원 요청을 가차없이 잘랐다. “서울시 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올린 저의 극단 공연작을 아예 대상작품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가슴아픈 경험이지만 서울 문화의 전체를 봐야하는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매달 극단과 극장에 들어가는 수입은 그의 광고출연료로 충당했다. 하지만 공공재단의 대표이사직을 맡는동안 일체 상업방송이나 광고출연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식구들의 원성도 많았다. 하지만 문화산업의 질적 발전에 ‘유인촌’이라는 이름을 남기기 위해 배고픔은 잠시 잊기로 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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