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그 후 3년]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서 은신”

빈 라덴은 어디 있나 … “건강한 몸으로 테러활동 조언” 추측

지역내일 2004-09-09 (수정 2004-09-09 오전 11:20:28)
“9·11 이후 미국은 이전의 미국과는 전혀 다른 국가가 됐다.” 미국은 9·11 이후 대테러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공격을 감행했지만 오히려 ‘피의 악순환’만 가속화시키고 있다. 9·11의 주역 빈 라덴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3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9·11을 어떻게 보고 있나. /편집자주

9·11테러가 일어난지 곧 3년이 된다. 하지만 테러단체의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사진)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추적자를 따돌렸는지 알기 위해 존스 홉킨스 대학 교수이자 테러 전문 기자인 피터 버겐(Peter Bergen)은 직접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측근들은 항상 체포될 여지가 있다. 그를 잡기 위한 만반의 조치가 이미 취해졌다. 단지 우리에게는 아직 그들의 위치를 추적하는데 필요한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
파키스탄 영자신문은 인 데일리 타임지는 이스라마바드 언론회의의 미국측 반테러 조정관역할을 담당한 코퍼 블랙의 말을 인용, 이렇게 설명했다.
빈 라덴은 어디에 숨어있는가.
미 당국은 여전히 그의 행방을 모르고있다. 피터 버겐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사이를 오가며 빈 라덴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모든 가능한 경로를 탐색했다. 그는 월간 애틀랜틱 먼슬리에 조사 내용을 장문의 기사로 상세히 전했다.
버겐은 기사 서문에서 “빈 라덴을 체포하는 것은 성전을 외치는 과격이슬람 단체가 많은 점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큰 진전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며 “그러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첫째, 2001년 9월11일 테러사태의 희생자들에게 법의 심판으로서 그들의 고통에 보상하는 의미가 있다. 둘째, 오랜 추격에도 불구하고 자유의 몸인 빈 라덴은 날마다 알카에다 조직들의 선전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빈 라덴과 그의 오른팔 아아만 아즈-자와히리(Ayman az-Zawahiri)가 더 이상 테러활동의 중심부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은 계속해서 알카에다 조직과 관련된 이슬람 과격파들의 전략적 조언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알카에다 조직원들과 몇몇 탈레반들을 제외하고 2001년 이후 빈 라덴을 직접 만난 인물은 파키스탄과 팔레스타인 기자, 의사, 단 세 명이다.
그를 진찰한 파키스탄 의사 아메르 아지즈(Amer Aziz)는 “마지막으로 그를 보았을 때, 그는 건강한 상태였다. 정상적으로 걷고, 서방국가에 떠도는 소문과는 달리 신장병을 앓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빈 라덴은 말을 타고 이동했다. 이는 그가 건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기자는 빈라덴이 2001년 말에 있은 토라 보라(Tora Bora) 공습 당시 미군에 의해 부상을 입었지만 도망가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토라 보라 공습이후 그가 취한 경로에 대해 세 가지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
먼저, 눈으로 덮인 동부의 파라치나르(Parachinar)로 향하는 눈덮인 고산과 골짜기 길이다. 두번째는 아프가니스탄 남서에 위치한 가르데즈(Gardez) 마을과 발루치스탄(Baloutchistan)지역으로 향했을 가능성이다. 마지막으로 타진해 볼 수 있는 행로는 파키스탄으로 가는 길이다.
피터 버겐은 이중 빈 라덴이 택한 경로는 첫번째라는 것을 확증했다. 빈 라덴이 파쉬툰 그힐자이 부족의 도움을 받아 택했다는 것이다. 부족은 그 대가로 무기와 돈 등 후한 포상을 받았다.
그러나 버겐이 인터뷰한 한 파쉬툰 기자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빈 라덴이 국경을 따라 있는 산 속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설명은 간단하다. 산악 부족들의 경우 소수이기 때문에 서로의 얼굴을 다 알고 있다. 이방인, 더더구나 아랍인의 경우 즉시 발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그는 말했다.
버겐은 또다른 가능성을 타진했다. “빈 라덴이 파키스탄 카시미르에 있을 가능성”이다. 그곳에는 그를 보호해줄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많다.
“빈 라덴은 방어태세를 갖춘 채 도망중에 있다. 그는 그의 신변안전에 골몰하고있다. 잡히지 않기 위해 그는 산에서 은둔생활을 하고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가 완전히 테러활동에 개입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그는 모든 첨단 장비, 휴대전화, 위성, 라디오 등 적발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쓰지 않는다”고 코퍼 블랙 조정관은 데일리 타임즈에서 전했다.
한편 파키스탄 첩보기관의 전 책임자는 “알려지지 않은 마을들은 이슬람무장단체에게 최상의 은닉처다. 모든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체포는 카라치, 페샤와, 라왈핀디 등 대도시에서 이뤄졌다”고 단언했다.
“빈 라덴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의 가족들을 감시해야한다”고 버겐은 말한다.
빈 라덴은 시리아 여인의 외동아들로 모자애가 강하다. 또 그의 4명의 아내와 20여명의 자녀들은 종적을 감춘 것이 아니다. 이들 중 일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또 다른 일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수장 잘랄루딘 하카니(Jalaluddin Haqqani)의 보호 아래있다. 하카니의 체포는 빈 라덴 체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는 사담 후세인처럼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이다”라고 과거 빈 라덴과 가까웠던 전 파키스탄 첩보기관장은 단호히 말했다.
“단기적으로 빈 라덴의 죽음은 전 세계에 과격 반미시위를 부를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알카에다가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빈 라덴은 순교자로 추앙받을 것이며 그의 성전에 대한 생각은 더욱 고귀해지고 널리 퍼질 것이다”라고 버겐은 예측한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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