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날개 달고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저타르·초슬림 개발로 해외 기업과 경쟁

지역내일 2004-09-14
IMF 외환위기 이후 해외자본의 국내 우량기업 인수가 잇따르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해외자본 유치를 도외시할 수도 없는 CEO나 경제관료, 그리고 전문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담배인삼공사가 공기업의 틀을 벗고 KT&G라는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숙제가 풀린다. 이에 본지는 KT&G를 찾아 그 과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KT&G가 저타르·초슬림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회사가 내놓은 ‘더 원’은 타르가 1mg밖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출시 4개월만에 판매순위 2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타르 1mg 수준의 담배는 세계적으로도 필립모리스나 브리티시 아메리카 타바코(BAT)등 몇몇 기업만이 생산할 뿐이다. 기존 저타르 제품은 2∼3mg급 수준이다.
KT&G는 최근 불고 있는 웰빙 바람에 맞춰, 담배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연기량이 적거나 타르 수치가 낮은 브랜드를 연구개발해 왔다. 그 결과 연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슬림형 담배에서도 강세를 보여, 세계시장에서 이 분야 수출이 꾸준히 느는 중이다.
◆연구소, 중앙연구원으로 확대 =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우수 연구·기술인력 확보가 전제되는데, 이런 점에서 KT&G는 점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기존 연구소를 연구원으로 확대하면서 조직을 세분화해 더 좋은 담배 연구에 나선 것이 하나의 예.
또한 균질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설비 현대화와 공정자동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07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이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 목표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끊임없는 기술개발로 담배 고유의 맛은 살리는 한편, 시간당 생산능력도 최대한으로 높이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연구개발의 중요성과 역할을 재정립하게 됐다. 즉 기술에 치중해 온 기존 R&D(연구개발)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시장 요구에 적합하게 부응하는 R&D 운영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경영상의 결정이 지난 2002년 한국인삼연초연구소를 KT&G 중앙연구원(원장 박은경)으로 확대한 일이다.
이전에는 중앙연구원에서 기초연구 응용연구 공정연구 등을 일괄적으로 진행했으나 개편을 통해 기초연구는 중앙연구원에서, 개발과 엔지니어링은 신설된 기술개발실(실장 박강제)에서 나누어 맡게 됐다.
이로써 연구분야별 전문성을 살려 이름그대로 시장중심의 R&DE(연구개발엔지니어링) 운영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현재 중앙연구원은 전문영역별로 5개 전문연구소 체제를 갖췄다. 각각 △흡연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미래형 담배를 연구하는 담배연구소 △기능성 홍삼제품을 개발하고 인삼의 유효성분을 연구하는 인삼연구소 △생물공학 신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연구소 △담배와 인삼의 재배기술을 연구하는 연료연구소 △담배와 담배관련 제품을 분석하고 소비자 끽미(흡연할 때 느끼는 맛)와 관련된 관능검사 업무를 하는 분석센터로 나뉜다.
그중분석센터는 2000년 3월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KOLAS)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이 센터가 국제적 신뢰성을획득했음을 뜻한다. KT&G는 이를 토대로 담배분석자료에 대한 사회적인 공신력을 확보했으며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
◆30대 초·중반이 다수 = KT&G는 기술개발과 엔지니어링을 활성화하기 위해 별도로 기술개발실을 두고 있다.
기술개발실은 마케팅과 생산, 원료 부문 담당자들과 수시로 토론을 갖거나 의견을 교환한다. 이를 통해유관 부서에서 제기되는 기술적인 요구에 재빨리 대응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현재 이곳은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개발팀과 새로운 기술의 혁신적인 제품을 연구하는 제품혁신팀,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공정개발팀, 기술에 관련된 전략을 수립하는 기술기획팀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최근 핵심기술분야인 판상엽(담배줄거리를 천연 잎담배처럼 가공한 인공담배)을 연구하는 판상엽 기술팀이 추가됐다.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30대 초·중반 우수 사원으로 구성돼 있어 언제나 활기차다는 점은 기술개발실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KT&G의 시설현대화와 공정자동화 노력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간 이 회사 1인1시간당 생산성을 보면, 2000년 2만2300개피 수준에서 2001년 2만3600개피, 2002년 2만6100개피로 오른 뒤 2003년 들어 3만개피를 돌파했다. 최근 집계된 1인1시간당 생산량은 3만800개피로 3년만에 38%가 향상됐다. 오는 2008년까지 1인1시간 생산량을 4만개피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적 경쟁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회사는 갈수록 늘어나는 고급담배 수요와 다양한 담배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제조설비도 개선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슬라이드 팩 타입(Slide Pack Type) 제조설비를 도입해 제스트 담배를 생산하는 중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설비를 특허출원하기도 했다. 레종 제품을 생산하는 이종궐련(19+1 : 20개비중 한 개비는 담배포장 문양이 다르게 생산하는 방식) 설비는 KT&G가 자체 개발해 8월 현재 특허출원중이다.
KT&G는 분당 생산량을 늘리는 생산설비도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분당 1만6000개피를 생산할 수 있는 뉴 팩 타입(New Pack Type) 초고속 제조설비를 설치, 새로운 제품을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기술인력 양성 위해 멘토시스템 운영

KT&G는 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분야별 기술 멘토(Mentor : 좋은 조언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멘토란 좋은 조언자, 상담자, 후원자를 뜻하는 말로 기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다.
고대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친구에게 맡겼는데, 그 친구 이름이 바로 멘토였다. 멘토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올 때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이자 선생님이며 상담자, 또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줬다. 이후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충실하고 현명한 조언자 또는 스승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KT&G 신입사원은 마치텔레마코스와 멘토의 사이처럼 선배로부터 담배기술이론, 핵심실무지식, 엔지니어링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게 된다. 이를 기초로 개인별 적성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앞으로 기술경영자나 기술연구원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전사적으로 받게 된다.
그래서 KT&G는 담배기술을 주제로 한 해외 세미나에 직원들을 참석시키거나, 외국 전문가 초청 강의를 마련하는 데 외국 어느 회사보다 적극적이라는 평이다.

영주 신공장 연간 220억개비 생산
실내체육관·잔디너른마당 조성 … 지역주민 이용

KT&G 영주 신공장은 초현대식 생산설비를 갖추고 연간 11억갑, 220억 개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2000년 12월 착공 이래 30개월 동안 총공사비 2380억원을 투입돼 지난해 6월 완공됐다.
영주 신공장 준공은 회사가 민영화된 이후 설비현대화 정책의 산물이다.
이 회사는 1999년 9월, 사실상 100%였던 정부지분 가운데 18%를 처음으로 공모하면서 본격적인 민영화의 길을 걸었다. 2002년 12월 정부의 마지막 지분이 매각되면서 민영화가 최종 마무리됐다. KT&G는 이 기간동안 노후화한 제조창을 폐쇄하는 대신 최신설비를 갖춘 신공장을 준공한 것이다.
이 회사는 민영화 되기 전 신탄진 수원 광주 청주 전주 대구 영주 원주 등 8곳에 제조창을 두고 있었다. 민영화가 되면서 우선 시설이 낡고 설비가 노후화한 대구 전주 수원 청주공장을 폐쇄했다. 이어서 기존 영주 공장 대신 새로 공장을 짓고 생산설비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노후 설비가 교체되고 생산설비가 자동화되면서 노동생산성도 크게 개선됐다. 1인1시간당 노동생산성이 2002년 2만6100개비에서 2003년은 3만800개비로 늘었다. 18% 성장했다. 1998년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100% 가 넘는다.
영주 신공장은 생산설비를 현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장시설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실제 공장 안에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618평 규모 실내체육관과 운동장, 테니스장, 실외 농구장 등 체육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이외에 시민축제나 야외공연, 야외예식, 소풍 등을 즐길 수 있게 조경이 좋은 열린광장, 사색의 터, 잔디너른마당 등을 조성해 놓고 시민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게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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