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벌방(징벌방)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이 죽어 나간다. 한 아가씨가 도망을 가다가 붙잡혀왔다. 어깨가 큰 삼촌들이 지하 벌방에 묶어놓고 때렸다. 아가씨 비명이 자꾸 들려왔다. 커다랗게 울리던 아가씨 비명소리가 어느새 그쳤다. 잠시 후 삼촌들은 커다란 검은가방 두 개를 들고 나왔다. 그 이후 그 아가씨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성매매피해여성을 지원하는 단체인 ‘새삶을 일구는 사람들의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48) 대표는 사창가에 오래 전부터 떠도는 괴담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을 뉴스에서 보면서 괴담이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말했다.
괴담이 현실과 다른 것은 성산업에 종사하는 ‘어깨 큰 삼촌’이 고객인 유영철로 바뀌고 ‘000 벌방’이 유영철 오피스텔로 바뀐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 성매매 출장마사지사는 마사지를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출장마사지를 빙자해서 성을 팔 뿐이죠. 실제적인 성매매행위가 출장마사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출장마사지사와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모두 같은 성매매피해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성의 성을 팔기 위해 티켓다방은 커피를 끼워팔고 출장마사지, 안마시술소는 빛깔 좋은 이름을 내거는 것일 뿐이다. 유영철은 아침마다 차 틈새에 끼여져있는 전화방 종이를 보고 출장마사지사를 불러 성매매를 했다.
성매매를 금지해놓고도 정작 성매매를 업으로 하는 이들을 음지에서 용인해주는 법의 이중적 태도가 연쇄살인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경찰이 성매매 업주인 전화방업주들 신원을 파악하고 그들과 거래를 하는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다.
그는 “경찰이 보도방, 출장마사지 등의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을 방치하고 사회구성원들이 성매매 여성의 인권보호를 외면한 결과, 11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며 “불법적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업소에 대한 일관성 있고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안 사각지대, 출장마사지 = 김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 출장마사지사들에 대한 인권유린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3개월에 걸쳐 한명씩 한명씩 실종되고 한명씩 한명씩 죽어갔는데도 업주는 10번째 실종자가 발생해 서야 신고를 했다. 일반 회사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찰 또한 이번 사건을 눈치도 못채다가 전화방 업주가 신고를 해서야 겨우 사태를 인지했다.
범죄자 유영철은 희생자인 성매매 여성을 염두에 두고 “여성들은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고 훈계했다. 이는 모든 강간 남성들이 범죄행위의 상대여성을 ‘짧은 옷을 입어서 성적충동을 느꼈다’고 오히려 비난하는 태도와 상통한다.
유씨의 왜곡된 발언은 여과없이 보도되고 이를 통해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하와 편견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이 사건을 범죄자와 전문가의 입장에서만 바라봐서는 사건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고 희생자인 성매매여성의 입장에서도 평가해야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그 사건을 가장 잘아는 피해자와 관련자들의 기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범죄행위가 발생한 경우 대부분 형사절차상의 피의자 인권만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며 “범죄행위로 인한 피해자들의 인권도 돌봐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밤 출장마사지를 나가야만하는 여성은 얼마나 두렵겠는가”라며 “성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출장마사지 행위를 금지하고 그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출장마사지사는 모두 희생자 = 김 대표는 출장마사지 여성들의 살해 과정이 성매매피해여성이 처한 현실을 전형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피해여성을 범법자로 규정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처한 위험을 스스로 경찰당국에 신고하고 보호를 요청할 수 없다”며 “성매매여성은 범죄자가 아니고 희생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범죄피해자로서 완전 비범죄화해야 한다. 9월 23일 성매매방지법이 새로 발효되더라도 부분적인 비범죄화로 인해 자발적 성매매여성들은 구제를 못받을 염려가 있다. 그러나 아주 자발적으로 보이는 출장마사지 여성들조차도 성매매를 용인하는 사회구조의 피해자라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마치 성매매여성과 구매 남성이 성매매 당사자로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성을 사고 파는 것은 성매매 남성수요자와 성산업 업주이고 여성은 희생자일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성매매의 구조에 있어 여성은 매매 대상인 성상품인 것이다.
그는 “성산업이 허용되는 한, 매매상품인 희생자는 반드시 요구된다”며 “자발적으로 성산업 현장에 갔건, 봉고차에 실려 억지로 갔건 그들은 희생자들임을 똑바로 직시해야 다시는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성매매피해여성을 지원하는 단체인 ‘새삶을 일구는 사람들의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48) 대표는 사창가에 오래 전부터 떠도는 괴담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을 뉴스에서 보면서 괴담이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말했다.
괴담이 현실과 다른 것은 성산업에 종사하는 ‘어깨 큰 삼촌’이 고객인 유영철로 바뀌고 ‘000 벌방’이 유영철 오피스텔로 바뀐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 성매매 출장마사지사는 마사지를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출장마사지를 빙자해서 성을 팔 뿐이죠. 실제적인 성매매행위가 출장마사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출장마사지사와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모두 같은 성매매피해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성의 성을 팔기 위해 티켓다방은 커피를 끼워팔고 출장마사지, 안마시술소는 빛깔 좋은 이름을 내거는 것일 뿐이다. 유영철은 아침마다 차 틈새에 끼여져있는 전화방 종이를 보고 출장마사지사를 불러 성매매를 했다.
성매매를 금지해놓고도 정작 성매매를 업으로 하는 이들을 음지에서 용인해주는 법의 이중적 태도가 연쇄살인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경찰이 성매매 업주인 전화방업주들 신원을 파악하고 그들과 거래를 하는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다.
그는 “경찰이 보도방, 출장마사지 등의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을 방치하고 사회구성원들이 성매매 여성의 인권보호를 외면한 결과, 11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며 “불법적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업소에 대한 일관성 있고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안 사각지대, 출장마사지 = 김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 출장마사지사들에 대한 인권유린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3개월에 걸쳐 한명씩 한명씩 실종되고 한명씩 한명씩 죽어갔는데도 업주는 10번째 실종자가 발생해 서야 신고를 했다. 일반 회사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찰 또한 이번 사건을 눈치도 못채다가 전화방 업주가 신고를 해서야 겨우 사태를 인지했다.
범죄자 유영철은 희생자인 성매매 여성을 염두에 두고 “여성들은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고 훈계했다. 이는 모든 강간 남성들이 범죄행위의 상대여성을 ‘짧은 옷을 입어서 성적충동을 느꼈다’고 오히려 비난하는 태도와 상통한다.
유씨의 왜곡된 발언은 여과없이 보도되고 이를 통해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하와 편견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이 사건을 범죄자와 전문가의 입장에서만 바라봐서는 사건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고 희생자인 성매매여성의 입장에서도 평가해야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그 사건을 가장 잘아는 피해자와 관련자들의 기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범죄행위가 발생한 경우 대부분 형사절차상의 피의자 인권만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며 “범죄행위로 인한 피해자들의 인권도 돌봐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밤 출장마사지를 나가야만하는 여성은 얼마나 두렵겠는가”라며 “성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출장마사지 행위를 금지하고 그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출장마사지사는 모두 희생자 = 김 대표는 출장마사지 여성들의 살해 과정이 성매매피해여성이 처한 현실을 전형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피해여성을 범법자로 규정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처한 위험을 스스로 경찰당국에 신고하고 보호를 요청할 수 없다”며 “성매매여성은 범죄자가 아니고 희생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범죄피해자로서 완전 비범죄화해야 한다. 9월 23일 성매매방지법이 새로 발효되더라도 부분적인 비범죄화로 인해 자발적 성매매여성들은 구제를 못받을 염려가 있다. 그러나 아주 자발적으로 보이는 출장마사지 여성들조차도 성매매를 용인하는 사회구조의 피해자라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마치 성매매여성과 구매 남성이 성매매 당사자로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성을 사고 파는 것은 성매매 남성수요자와 성산업 업주이고 여성은 희생자일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성매매의 구조에 있어 여성은 매매 대상인 성상품인 것이다.
그는 “성산업이 허용되는 한, 매매상품인 희생자는 반드시 요구된다”며 “자발적으로 성산업 현장에 갔건, 봉고차에 실려 억지로 갔건 그들은 희생자들임을 똑바로 직시해야 다시는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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