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렸을 때는 ‘우리보다 동물이 더 좋으냐’는 말도 많이 듣고, 남편과도 많이 싸웠구요. ‘그 정성으로 사람한테나 잘하라’는 이웃들 빈정거림은 또 어떻구요.”
금선란씨(59·동물보호협회 회장)는 20여 년동안 한결같이 동물 사랑을 베풀어왔다.
그가 최근 <버려진 동물들의="" 이야기="">(보림)란 책을 펴냈다. 마흔이 넘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비영리 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를 만들고 동물보호소를 운영해온 기쁨과 눈물의 기록이 담겨있다.
대구시 대명동에 있는 동물보호소에는 지금 개 100마리, 고양이 250마리와 약간의 야생동물들이 금씨와 직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모두 사람들에게서 버림받고 떠돌다가 이 곳에서 안식처를 찾은 동물들이다.
금씨의 동물사랑은 남편이 1979년에 약국을 처음 열었을때 낡은 건물에 들끓는 쥐를 잡을 고양이를 구하다 시작됐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하필이면 피부병 걸려 하수구 근처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 ‘깜동이’와의 인연이 결국 불쌍한 동물들의 ‘엄마’가 되게 만들었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150평 집을 사서 버려진 개, 고양이를 돌본다는 이야기가 어느 애완동물 잡지에 실렸는데 그걸 보고 외국 단체에서 연락이 왔어요. 한국 사람들은 개를 잡아먹고 동물 학대한다고 알았었는데 당신 같은 사람도 있었냐면서요. 법인을 만들면 지원을 해주겠다고 해서 91년에 한국동물보호협회를 만들었습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동물들을 어찌할 바 몰라 정부 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청해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듣던 터였다. 이후 조금씩 늘어난 회원들의 기부금과 외국 단체의 지원금, 그리고 아직도 대부분의 살림을 그의 주머니 돈으로 충당해 꾸려오고 있다.
15년간 동물 키우는 문제로 남편과 싸우고 또 싸운 끝에 한 번은 “동물 못 돌보게 할 거면 헤어지자”는 말까지 했었다.
“나한테 이걸 못하게 하는 건 약하고 불쌍한 동물 애틋이 여기는 착한 마음을 버리고 나쁜 사람이 되라는 거냐, 이것만은 포기 못한다고 ‘최후통첩’을 했지요.”
털 날리고 집안 지저분하게 만드는 동물을 집으로 데려오는 걸 극구 싫어했던 남편도 그럭저럭 이제는 화장실에 싸놓은 고양이 똥을 치워줄 정도가 되었다.
주택가에 자리 잡은 보호소라서 동물들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냄새난다고 항의하는 이웃들을 달래느라 애도 많이 먹었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한정된 공간에 동물 수는 자꾸만 늘어가는 것.
너무 공간이 비좁아지면 ‘고아 동물’들은 서로 싸우기도 하고 전염병도 옮기게 된다. 지원하던 외국단체에서도 ‘동물을 너무 많이 받으면 오히려 동물 학대’라면서 안락사 규정을 둘 것을 요구했다.
“불임수술이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 알고 있는 거지요. 개, 고양이들이 여기저기서 짝짓기하고 번식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수의 새끼 동물들이 참혹하게 죽거나 고통 받습니다. 불임수술만 철저히 해 준다면 보호소에는 불쌍한 동물이 쏟아져 들어오지 않고 적정수의 동물들이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한국동물보호협회에서는 불임수술 캠페인을 당면 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중이다. 홈페이지(koreananimals.or.kr)에서 자세한 안내와 시술병원 목록을 볼 수 있다.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이 많은 요즘, 금 회장의 호소가 더 안타깝게 들렸다.
/오진영 기자 ojy@naeil.com
※이 기사는 미즈엔 190호에도 실렸습니다.
www.imizn.com버려진>
금선란씨(59·동물보호협회 회장)는 20여 년동안 한결같이 동물 사랑을 베풀어왔다.
그가 최근 <버려진 동물들의="" 이야기="">(보림)란 책을 펴냈다. 마흔이 넘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비영리 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를 만들고 동물보호소를 운영해온 기쁨과 눈물의 기록이 담겨있다.
대구시 대명동에 있는 동물보호소에는 지금 개 100마리, 고양이 250마리와 약간의 야생동물들이 금씨와 직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모두 사람들에게서 버림받고 떠돌다가 이 곳에서 안식처를 찾은 동물들이다.
금씨의 동물사랑은 남편이 1979년에 약국을 처음 열었을때 낡은 건물에 들끓는 쥐를 잡을 고양이를 구하다 시작됐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하필이면 피부병 걸려 하수구 근처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 ‘깜동이’와의 인연이 결국 불쌍한 동물들의 ‘엄마’가 되게 만들었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150평 집을 사서 버려진 개, 고양이를 돌본다는 이야기가 어느 애완동물 잡지에 실렸는데 그걸 보고 외국 단체에서 연락이 왔어요. 한국 사람들은 개를 잡아먹고 동물 학대한다고 알았었는데 당신 같은 사람도 있었냐면서요. 법인을 만들면 지원을 해주겠다고 해서 91년에 한국동물보호협회를 만들었습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동물들을 어찌할 바 몰라 정부 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청해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듣던 터였다. 이후 조금씩 늘어난 회원들의 기부금과 외국 단체의 지원금, 그리고 아직도 대부분의 살림을 그의 주머니 돈으로 충당해 꾸려오고 있다.
15년간 동물 키우는 문제로 남편과 싸우고 또 싸운 끝에 한 번은 “동물 못 돌보게 할 거면 헤어지자”는 말까지 했었다.
“나한테 이걸 못하게 하는 건 약하고 불쌍한 동물 애틋이 여기는 착한 마음을 버리고 나쁜 사람이 되라는 거냐, 이것만은 포기 못한다고 ‘최후통첩’을 했지요.”
털 날리고 집안 지저분하게 만드는 동물을 집으로 데려오는 걸 극구 싫어했던 남편도 그럭저럭 이제는 화장실에 싸놓은 고양이 똥을 치워줄 정도가 되었다.
주택가에 자리 잡은 보호소라서 동물들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냄새난다고 항의하는 이웃들을 달래느라 애도 많이 먹었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한정된 공간에 동물 수는 자꾸만 늘어가는 것.
너무 공간이 비좁아지면 ‘고아 동물’들은 서로 싸우기도 하고 전염병도 옮기게 된다. 지원하던 외국단체에서도 ‘동물을 너무 많이 받으면 오히려 동물 학대’라면서 안락사 규정을 둘 것을 요구했다.
“불임수술이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 알고 있는 거지요. 개, 고양이들이 여기저기서 짝짓기하고 번식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수의 새끼 동물들이 참혹하게 죽거나 고통 받습니다. 불임수술만 철저히 해 준다면 보호소에는 불쌍한 동물이 쏟아져 들어오지 않고 적정수의 동물들이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한국동물보호협회에서는 불임수술 캠페인을 당면 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중이다. 홈페이지(koreananimals.or.kr)에서 자세한 안내와 시술병원 목록을 볼 수 있다.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이 많은 요즘, 금 회장의 호소가 더 안타깝게 들렸다.
/오진영 기자 ojy@naeil.com
※이 기사는 미즈엔 190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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