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보험사기 전직 수사관 ‘인기짱’
전직 경찰 200여명 손해보험업계서 활약 … 사기범과 선량한 피해자 구분
지역내일
2004-10-13
(수정 2004-10-13 오후 12:06:03)
최근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는 보험사기가 급증하면서 전직 경찰관 출신들이 손해보험업계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에 투신해 있는 경찰출신은 전국적으로 200여명. 이들 상당수가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보험사기 여부를 전문적으로 밝혀내는 특별조사팀 SIU(Special Investigative Units)에서 활동 중이다.
지능범죄로 바뀌고 있는 보험사기와 이를 쫓는 전직 수사관들의 장외 두뇌게임이 치열하다.
◆가족·선후배 망치는 한탕주의 =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빠른 증가추세를 보인 것은 경제난과 실업문제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한탕주의가 보험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적발된 사례도 대부분 ‘한탕주의’가 많다. 12일 인천남동경찰서는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장기 입원하는 수법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3억8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탄 혐의로 보험설계사 정 모(여·43)씨와 남편 우 모(47)씨, 그리고 딸까지 포함된 일가족 보험사기단을 적발했다.
또 지난 4일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전·현직 공익근무요원 8명이 보험사기 혐의로 적발됐고 지난달 3일에는 서울에서 동료들끼리 짜고 보험사기 행각을 벌여온 대리운전사 일당 38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또 전남에서도 지난 9월 3일 보험사기 사건으로 41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사건에서도 가족 선후배가 총 망라되는 등 보험사기의 경우 한 가정을 완전히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적발사례만 1만 건 넘을 듯 = 피해액수도 만만찮다. 지난달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보험사기 적발 실적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적발된 보험사기는 7099건에 피해액만 483억원에 이른다. 2001년 5749건(피해액 404억원), 2002년 5757건(411억원), 2003년 9315건(606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는 발생건수만 1만 4000여 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피해액도 1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공식 적발된 것만 통계로 잡았기 때문이다. 보험사기는 워낙 입증자체가 어려워 드러나지 않은 피해사례와 피해액은 훨씬 많은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연간 피해액이 1조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업계분석도 있다. 그런데도 경찰에서는 보험사기에 대한 별도의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관련부서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에서는 사례수집만 할 뿐이다. 보험사기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나 통계는 없다. 범죄분석실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모든 사기사건을 묶어서 처리할 뿐 별도의 보험사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연간 1만 건에 이르는 보험사기에 대해 과학적 분석은 어디에도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가 필요하다 = 이렇게 되면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전문적인 조사·분석 기능을 지닌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게 됐다. 경찰출신들이 각광받게 된 결정적 이유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손해보험업계에 투신한 경찰출신은 전국적으로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서울에서만 50여명의 전직 경찰이 활동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교통경찰이나 수사·형사 출신이다.
차량사고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조사 그리고 보험사기를 밝힐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수사기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그냥 속아 넘어가기 일쑤인 보험사기를 제대로 가려내는 일에 전직 경찰들의 오랜 노하우가 한 몫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과거 일반 보험설계사들에게 조사를 맡기던 것에서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자체 SIU(특별조사팀)를 별도로 꾸려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출신 보험관계자 모임인 ‘경보회’ 회장이자 현대화재 SIU팀 실장인 전영환(64)씨는 “숫자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업체에서 별도의 SIU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서류검토나 주변 탐문을 통해 보험사기를 밝혀내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 또한 30년 경찰 근무 후 명퇴한 수사관 출신이다.
전직 총경출신인 손해보험협회 보험범죄방지센터 이민종 상임고문은 퇴직후 10년 가까이 이 분야에 종사해 왔다. 이 고문은 “지금 판매되고 있는 보험상품이 360가지나 된다는 것은 주변에 ‘우연한 위험’이 360여 가지가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영업만 앞세우는 업계와 보험사기를 두둔하기까지 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동시에 바뀌어야 선의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정재철 기자
현재 보험업계에 투신해 있는 경찰출신은 전국적으로 200여명. 이들 상당수가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보험사기 여부를 전문적으로 밝혀내는 특별조사팀 SIU(Special Investigative Units)에서 활동 중이다.
지능범죄로 바뀌고 있는 보험사기와 이를 쫓는 전직 수사관들의 장외 두뇌게임이 치열하다.
◆가족·선후배 망치는 한탕주의 =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빠른 증가추세를 보인 것은 경제난과 실업문제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한탕주의가 보험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적발된 사례도 대부분 ‘한탕주의’가 많다. 12일 인천남동경찰서는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장기 입원하는 수법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3억8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탄 혐의로 보험설계사 정 모(여·43)씨와 남편 우 모(47)씨, 그리고 딸까지 포함된 일가족 보험사기단을 적발했다.
또 지난 4일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전·현직 공익근무요원 8명이 보험사기 혐의로 적발됐고 지난달 3일에는 서울에서 동료들끼리 짜고 보험사기 행각을 벌여온 대리운전사 일당 38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또 전남에서도 지난 9월 3일 보험사기 사건으로 41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사건에서도 가족 선후배가 총 망라되는 등 보험사기의 경우 한 가정을 완전히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적발사례만 1만 건 넘을 듯 = 피해액수도 만만찮다. 지난달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보험사기 적발 실적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적발된 보험사기는 7099건에 피해액만 483억원에 이른다. 2001년 5749건(피해액 404억원), 2002년 5757건(411억원), 2003년 9315건(606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는 발생건수만 1만 4000여 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피해액도 1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공식 적발된 것만 통계로 잡았기 때문이다. 보험사기는 워낙 입증자체가 어려워 드러나지 않은 피해사례와 피해액은 훨씬 많은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연간 피해액이 1조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업계분석도 있다. 그런데도 경찰에서는 보험사기에 대한 별도의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관련부서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에서는 사례수집만 할 뿐이다. 보험사기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나 통계는 없다. 범죄분석실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모든 사기사건을 묶어서 처리할 뿐 별도의 보험사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연간 1만 건에 이르는 보험사기에 대해 과학적 분석은 어디에도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가 필요하다 = 이렇게 되면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전문적인 조사·분석 기능을 지닌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게 됐다. 경찰출신들이 각광받게 된 결정적 이유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손해보험업계에 투신한 경찰출신은 전국적으로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서울에서만 50여명의 전직 경찰이 활동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교통경찰이나 수사·형사 출신이다.
차량사고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조사 그리고 보험사기를 밝힐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수사기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그냥 속아 넘어가기 일쑤인 보험사기를 제대로 가려내는 일에 전직 경찰들의 오랜 노하우가 한 몫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과거 일반 보험설계사들에게 조사를 맡기던 것에서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자체 SIU(특별조사팀)를 별도로 꾸려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출신 보험관계자 모임인 ‘경보회’ 회장이자 현대화재 SIU팀 실장인 전영환(64)씨는 “숫자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업체에서 별도의 SIU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서류검토나 주변 탐문을 통해 보험사기를 밝혀내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 또한 30년 경찰 근무 후 명퇴한 수사관 출신이다.
전직 총경출신인 손해보험협회 보험범죄방지센터 이민종 상임고문은 퇴직후 10년 가까이 이 분야에 종사해 왔다. 이 고문은 “지금 판매되고 있는 보험상품이 360가지나 된다는 것은 주변에 ‘우연한 위험’이 360여 가지가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영업만 앞세우는 업계와 보험사기를 두둔하기까지 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동시에 바뀌어야 선의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정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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