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성매매 특별법이 싫으냐(위정은 2004.11.09)

지역내일 2004-11-09
성매매 특별법이 싫으냐
위정은 대학생 (경북대 철학과)

그 어느 때보다 ‘성매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요즘, 신문, 방송에서는 모자와 짙은색 안경, 마스크를 착용한 성매매 종사여성들이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소리치거나 “내가 우리집 가장인데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다”고 눈물짓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의 절박한 음성을 듣고 있자면 특별법 시행으로 무고한 희생자들이 양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스치기도 한다. 주택가 혹은 노래방이나 다방 등으로 성매매가 음성화된다는 소식을 접하면 ‘성매매 근절’이라는 것이 자칫 허황된 구호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보도가 일차적이고 표면적인 사건들을 편파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참가자들은 성매매 종사를 ‘강요받은 적 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각돼왔다. 또한 집회 참가의 자발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숨 막히는 감시를 받고 생활해온 이들이 하루 아침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영업 중단으로 생계에 치명적 위협받는 것은 그간 선불금, 방값, 화장품값, 옷값 등의 족쇄로 배를 불려온 업주들도 마찬가지이다.
성매매 음성화에 대한 우려 역시 섣부른 감이 짙다. 현재는 성매매 종사자들 중 상당수가 정부 대책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참여율이 저조하다 할지라도 앞으로 이를 개선해나감에 따라 생산적인 직업을 가지는 여성들이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생계가 막막한 일부 종사자들이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포착, 법 자체의 실효성을 따져 묻는 것은 지나친 조급증은 아닐까.
스페인의 경우 성구매자에 대한 처벌법을 제정한 후 성매매 종사자가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것은 고작 한 달 남짓. 이들의 생계 대책 마련과 성매매 음성화 차단 등의 문제는 정부와 전문가, 언론이 함께 풀어가야 할 몫이다. 그럼에도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가여운 여성들의 목소리’를 눈물겹게 보도하고, 요란한 찬·반 논쟁을 벌이는데 집중하는 행태를 보고 있자면 ‘그깟 법이 생겼다고 해서 성매매가 없어질 것 같으냐’라는 자기 해석을 담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놓고 성매매가 무엇이 나쁘냐고, 성매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는 점잖치 못한 것 같아 괜히 이리저리 돌려 말하는 것은 아닐는지.
그것이 아니라면, 이제 특별법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왜 정부 대책을 불신하는지 이유도 좀 들어보고, 어떤 점이 문제이며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지 전문적인 견해도 접하고 싶다.
두 달, 세 달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단속도 허술해지면 언론 역시 슬그머니 입을 닫아버릴 것이다.
그 틈을 타서 하나 둘 씩 붉은 등이 커지게 되면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특별법 시행 일 년 만에 제자리’ ‘집창촌 다시 흥청’ 등의 기사를 신나게 써대지 말고,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로 ‘성매매 근절’에 또렷한 한 몫을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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