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밑으로부터의 변화, 우리의 몫이다.

김관용 구미시장

지역내일 2004-09-23 (수정 2004-09-23 오전 11:04:16)
지난 2월 4일, 산업평화를 위한 새로운 선언이 국가공단의 중심지인 구미에서 일어났다. 공단의 노동계 대표와 경영자 대표가 시민들 앞에서 산업평화를 선언한 일대 사건이었다.
처음이고 긴장된 일이기도 했다. 더욱 감동스러웠던 점은 이러한 결과가 정부나 중앙의 힘을 빌리지 않은 우리 구미 스스로의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오랜 세월 동안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경영자는 경영자대로 견디기 힘든 고통의 과정을 거쳤고, 서로 다른 주장으로 많은 희생의 대가를 지불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거리로 뛰쳐나오고 회사는 회사대로 절박한 상황을 호소하고, 시원한 대답이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수 차례 계속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저승사자 같은 IMF는 예외 없이 우리 구미를 강타했다. 실직자가 된 가장이 거리를 배회하고, 가까운 이웃의 가게가 문을 닫고, 많은 사람들이 생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그런 절박한 상황을 말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다.
누구의 책임을 탓하기 전에 모두들 불안해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애타는 절규 속에서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었다. 오늘의 현실이 우리 것이기 때문에 그러했다.
이런 엄청난 대가를 지불한 결과가 일터를 지키기 위한 산업평화선언으로 이어졌다. 지방의 문제는 지방의 힘으로 먼저 풀어야 하고, 노사문제 또한 우리가 풀어야 한다는 값진 교훈이었다.
우리는 유교적 전통과 절대군주 하에서 왕권시대를 거쳐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지방자치제 또한 오랜 중앙집권제의 영향으로 선진국과 같은 양질의 토양을 갖지 못했고, 지방자치 출범 또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밑으로부터의 간절한 소망을 다지고 다져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에 의한 위로부터의 선택이었다. 현실은 그러했다.
절차와 과정에 다소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분권과 분산의 지방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어 무척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풀뿌리 지방자치는,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그래서 내가 뽑은 대표를 가까이 두고 살아가는 생활정치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 장치가 있음에도 지방에서는 자꾸만 중앙을 바라보고, 막연하게나마 기대하는 마음이 지배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모두들 한결같이 지방에는 사람이 없고, 돈도 없으며, 권한도 부족하다고 한다. 또한 우리의 문제를 지방차원에서 선택하고 결정하기에는 능력과 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성공한 지방자치는 중앙과 지방의 끝없는 투쟁의 역사라고도 한다. 그럼 지금 이러한 자치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척박한 땅에서도 꽃은 피는 법이다. 이제는 가장 지방다워져야 한다고 본다. 중앙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재론할 여지가 없지만 지방도 바뀌어야 한다. 변화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지방과 지방, 지방과 중앙이 경쟁해야 한다. 국제경쟁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중앙정부만 기다리고 제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의 비교우위가 높은 부분을 찾아서 지방 나름대로 발전전략을 만들어 가야 한다. 지방이 먼저 중앙과 협력의 틀을 만들고,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해야 한다.
햇빛 좋은 날씨만 계속되면 모든 게 사막으로 변하지만, 가끔 비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에 새싹도 돋는 것이다. 공직자, 사회, 기업, 어느 곳 하나 머무를 여유가 없다.
우리는 일터를 지키고 내일을 향해 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밑으로부터의 변화. 그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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