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희대학교 김병묵 총장

“전교생 대상 맞춤 취업지원에 나설 터”

지역내일 2004-12-03 (수정 2004-12-03 오후 12:30:58)
우리사회는 ‘청년실업’이라는 고민에 빠져있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그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육부가 대학별 취업률 순위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교육부 발표에서 2위를 기록한 경희대 김병묵 총장을 만나 청년실업에 대한 진단과 처방, 대안들을 들어보기로 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총장은 사립학교법 개정, 취업난, 대학의 통폐합 등 각종 현안처리에 여념이 없다. 편집자 주


최근 몇 년 사이에 청년실업은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매년 구직자를 배출하는 대학 총장으로서 정부와 기업에 바라는 대책은.
청년실업 문제는 기업과 대학 그리고 정부가 힘을 합쳐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산학협력 등을 통한 대학과의 연계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또 대학은 기업의 이해와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는 실업자 구제를 위한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기업과 대학이 자체적으로 청년실업을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 을 구축하는데 대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일부 기업과 대학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위탁교육시스템들은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학 취업현황에 따르면 경희대는 서울캠퍼스 81.3%, 수원캠퍼스 73.6%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비결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교수, 직원, 동문, 학생 등 대학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으는 분위기가 우선돼야 한다.
제자를 취직시키려는 교수들의 노력, 후배들을 도우려는 선배들의 협력, 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학교 당국의 다양한 정보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취업을 원하는 당사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있어야 한다.
경희대는 일반적으로 한 학교에서 1~2개 강좌 정도를 운영하고 있는 취업아카데미 형식의 취업스쿨을 11개 강좌나 운영하고 있다. 이들 강좌에는 연간 17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강좌는 고학년과목과 저학년과목, 성공학, 프리젠테이션기법, 비서, 창업, 방송-언론분야 등 진로-취업분야별로 맞춤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는 직종실무론 등의 강좌도 신설할 계획이다.
학부 학생들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취업대책위원회는 취업정보실에서 준비한 다양한 정보와 트렌드를 2주에 한번씩 파악해 피라미드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 각종 취업 관련 이벤트를 주관해 학생과 학교의 정책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취업웹진기자제도도 취업을 원하는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 됐다.
경희대는 취업을 원하는 당사자에서부터 교수, 직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조직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교육부에서 각 대학에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인력개발센터’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

경희대가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재학생 경력관리프로그램이 가장 눈에 띄던데 어떤 제도인가.
취업 관련 강의, 상담, 연구 등을 수행하는 취업전문 교원이 입학에서부터 졸업까지 학생들의 경력을 맞춤식으로 관리해주는 제도다.
경희대에 입학한 학생은 첫 취업상담과 동시에 개인별 경력관리카드가 작성돼 졸업 때까지 희망하는 분야에 취업하기 위한 학점 이수와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 그리고 습득해야 할 전문지식에 대해 지도받게 된다.
현재는 원하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경희대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경련을 비롯해 기업들은 대학에 대해 실용학문을 교육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대학은 여러 기능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기관이다.
대학이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시장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학 자체가 직업훈련원은 아니다.
기업에서 대학에 원하는 각종 교육과정과 커리큘럼들은 최신 이론과 실용성이라는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인재 양성은 단순히 어떠한 컨텐츠를 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유형의 컨텐츠와 상황에서도 그것을 담아내고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다.
물론 기업에서 원하는 교육과정들은 매년 교과과정개편위원회를 통해 수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계전공을 통해 최신 학문의 경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을 이끄는 총장은 일반 기업의 CEO와 다르다고 한다. 대학과 일반기업 경영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학경영과 기업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점은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속도의 문제와 궁극적인 존재가치로서의 차이다.
기업의 경우 주변 환경에 대한 빠른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곧바로 이익과 존폐여부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반해 대학은 주변 환경변화에 따른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좀 더 신중해야 한다. 교육이라는 가치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특징이다.

지난해 취임한 후 재임 1년이 됐다. 그동안 경희대를 이끌어온 운영방침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의학, 한의학, 치의학, 약학, 간호학, 한약학 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세계유일의 대학이다. 여기에 동서의학대학원, 의료경영, 스포츠의학 등 다양한 연계학문도 갖추고 있어 양의와 한의학이 상호보완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또 중의학과의 연계프로젝트,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체의학연계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3의학인 동서협진과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학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서울과 수원캠퍼스의 균형적 발전과 자율이다. 즉 조화와 자율을 통한 균형 있는 발전, 학부와 대학원간 상호연계교육 강화를 위한 커리큘럼 개선, 교수와 직원간 합리적인 업무 분할을 통한 상호 발전 등 구조적인 자율과 균형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또한 특성화 정책에 중점을 두고 경쟁력 있는 분야에 우선적으로 예산지원을 하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학을 이끌어 갈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달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무한경쟁 시대라고 할 만큼 대학의 주변 환경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대학간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고 폐교하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대학 총장으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
먼저 개교 60주년을 맞는 2009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21세기를 이끌어 갈 지도자 양성을 위한 기반을 다져나갈 생각이다.

김병묵 총장은
1968. 2 경희대 법과대학 법률학과 졸업, 80. 3 일본 긴키대학 대학원 법학연구과 졸업 (법학박사)
80년 경희대 법대 교수(현), 90년 법대학장 96∼98년 기획관리실장·기획조정실장 98∼2003 서울캠퍼스 부총장, 2003년 경희대 총장(현)
92년 한국언론피해구제협회 부회장(현), 98년 교육부 자문위원, 98년 경찰청 개혁위원회 위원, 2003년 전국대학부총장협의회장

2020년 세계 50대 대학진입 목표

1949년 설립된 경희대학교는 서울·수원·광릉 등 3개 캠퍼스에 총 24개 대학 49개 학부(과) 99개 전공과 16개 대학원, 45개 부설연구소를 개설하고 있다.
현재 경희대에는 재학생 2만3583명, 대학원생 4867명, 전임 이상 교수 965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교육과 연구는 물론 국제경쟁력을 갖춤으로써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평가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희대는 단일 대학으로는 가장 많은 52개국 231개 자매대학과의 교류를 통한 연구 활동과 학점인증제도, 교환학생제도 등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자매대학 어학연수단을 운영해 학생들이 저렴한 경비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외연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학기 중에도 전공연수, 체육연수 등 각종 단기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희대는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을 개발해 사회 진출시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교육의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입시장학, 밝은사회 장학, 실기장학, 동문회장학 등 20여개의 교내 장학제도와 130여개의 교외 장학제도를 통해 33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자기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경희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연계전공제도이다. 경희대는 1997년부터 학과와 학과간 연계를 하거나 전공을 더욱 심화시키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학과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학생들이 기초학문을 연구하면서 사회에 나가 적용할 수 있는 학문을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국문과 학생에게 사회학과 언론정보학을 함께 공부하도록 해 다큐멘터리전공이라는 타이틀을 함께 부여한다. 특히 입학할 때 학과를 정하지 않고 다양한 과목을 들으면서 이수한 과목으로 졸업학과를 정하는 제도도 시행중이다.
현재 경희대학교는 ‘경희 Vision 2000’을 통한 2020년도 세계 50대 명문대학 진입을 목표로 제 2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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