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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러분 모임에 저를 초청해줘서 대단히 감사하다. 저는 여러분과 점심을 먹는 동안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 느껴, 특히 양쪽에서 아름다운 여성 두 분이 재밌는 얘기 해줘서 오랜만에 행복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여러분의 따뜻한 박수 정말 감사하다. 로스앤젤레스는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친숙한 도시이다. 이곳에서 미 서부지역 각계를 대표하는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매우 기쁘다.
여러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한미동맹관계는 지난 1년 반 동안 순조롭게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으므로 특별히 시간 내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모두가 걱정하는 북핵문제에 대해 저의 의견을 솔직히 말하고 싶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와 북한 핵 보유를 결코 용납 못한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리고 북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리고 6자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단호한 결단 내려야한다. 이건 오랫동안 우리가 함께 주장해온 것이다.
그러나 한편 북한이 이런 결단하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도 몇 가지 문제를 해소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6자회담 참가국가들, 또 한국과 미국 안에서 북핵을 둘러싼 몇 가지 의문과 서로 다른 견해들이 존재한다. 이건 북핵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상당히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하다.
과연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건가, 북이 개혁과 개방으로 나올 의지가 있는가,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가치와 가능성은 있는가, 만일 북한이 약속을 한다면 그 약속은 지켜질 것인가 이런 의문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저와 우리 정부의 견해를 여러분께 솔직히 말하고자 한다. 북은 핵무기를 반드시 포기할 것이다. 북이 경제 발전하기 위해선 6자회담 당사국과 나아가 전 세계의 도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한국의 도움 없이는 최소한의 생존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모든 나라가 북의 핵무기 보유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끝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 등 서방세계는 물론 한·중·러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나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북은 개혁과 개방 원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제 대답은 “그렇다”이다. 여러 곳에서 북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상당한 수준으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여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까지 와 있다. 그리고 남북 간 교류협력도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혁과 개방은 내부적으로 불안과 동요를 가져오고 그것이 빠르게 진행되면 체제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강한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라기보다는 변화를 수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의도라는 것이 합리적인 분석일 것이다.
과연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북한은 스스로도 핵무기로는 어떤 공격적 행위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 것이다. 또 그걸 통해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하고 스스로의 파멸의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거나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는 의혹은 충분하다. 그리고 미사일과 그 제조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많은 국가들의 우려를 살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87년 이후 북한은 테러를 자행하거나 지원한 일이 없다. 지금도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근거가 없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경우 북한의 말은 믿기 어려운 게 많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상당한 합리성이 있는 주장이라는(말을 잠깐 쉼)…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북한의 주장은 상당히 합리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점에 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하겠다. 내가 처음 원고에 준비했던 표현이 있는데 우리 비서들이 그 표현이 민감하다고 해서 말을 고쳤다. 그래서 지금 고쳐진 원고를 보고 처음 했던 표현 다시 찾으려 노력중인데 그 단어는 합리적이란 표현이 아니다. 합리적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말했던 그 표현을 다시 찾아서 말하겠다. (웃음)
매우 민감한 문제라서 우리 참모들이 매우 고심하고 있다. 내 기억에는 내가 처음 적어준 표현은 이런 것 같다. 일반적으로 북의 주장은 상당히 믿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북의 주장은 여러 상황에 비추어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 이렇게 표현했던 것 같다.
이와 같은 문제의 표현에 있어서 한국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북이 혹시 어느 측면에서나 북을 합리적이라 표현하는 걸 미국 사람이 매우 좋아하지 않으므로 합리적이란 말을 피하면서도 사실과 상황에 부합한다는 뜻을 전달하려면 이렇게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한참을 헤맸지만 요컨대 결론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려 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북한이 무력공격을 받거나 외부의 영향력으로 체제가 위기에 처하고 더 이상 자신을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안전이 보장되고 개혁과 개방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면 핵무기는 포기할 것이다. 결국 북핵 문제는 북에게 안정을 보장하고 개혁 개방을 통해서 지금의 곤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냐, 아니냐의 결단에 달려있다.
그 밖의 여러 협상의 조건은 기술적인 문제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판단할 문제는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앞서도 얘기했지만 북한이 개혁 개방할 의사가 있느냐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시장경제가 발전하고 인권이 개선되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길로 나올 수만 있다면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냉정과 대결의 70년대 초에도 미국은 중국과 적극 대화에 나서서 수교에까지 이른 바가 있다.
끝으로, 북한은 과연 약속을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졌다는 강력한 의혹이 있으므로 불신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고 안하고는 결국 신뢰의 문제이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오랜 세월 적대적 관계 속에서 불신이 쌓여왔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성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화 통해 신뢰가 쌓이고 체제 유지와 더 나은 삶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약속은 지켜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선뜻 북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믿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고 대화하지 않고 북핵 문제를 해결할 다른 어떤 수단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6자회담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에 일부에서 북에 대한 무력행사가 거론된 적도 있다. 한국국민들은 무력행사 얘기하면 전쟁을 먼저 떠올린다. 한국 국민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경험한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미국 국민의 정서와는 아주 다를 수 있다.
한국전쟁의 고통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잿더미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우리에게 또다시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무력행사는 협상전략으로서의 유용성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미국은 우리의 이러한 현실을 존중해줄 것으로 믿는다.
봉쇄정책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그건 결코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아니다. 불안과 위협을 장기화할 따름이다. 붕괴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이 역시 한국 국민들에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체제 위협에 직면했을 때 북한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화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그리고 이미 미국도 대화의 길로 들어섰다. 북한도 처음에는 6자회담을 반대했지만 그동안 참가해왔고 상당히 진전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시켜야한다.
북핵문제는 평화적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미국정부와 미국 사람 여러분이 뜻을 하나로 모아주기 바란다. 이것이 우리 국민이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 국민에게 전하는 강력한 희망이다. 이는 또한 한미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국제문제협의회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
■ 질의응답
질문 : 먼저 한미관계에 대해 몇 가지 구체적 질문하겠다. 각하는 미국의 강경한 노선이 남북대화증진에 도움이 되는지, 또는 지장이 되는 걸로 보는가, 둘 째 럼스펠드의 주한미국 감축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 강경정책을 말하는 분들도 한국에 대해서 선의와 호의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우방국의 중요한 정치인이거나 국민이다. 그래서 북핵문제 또는 북한에 대해, 대북한 정책에 대해 좀 강경한 정책을 말하느냐 온건한 정책을 말하느냐가 한미 간 우호관계에 아무 차이 없다. 결국 문제를 푸는 데에 전술적 차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협상에서 항상 당근과 채찍이라고 얘기하는 양면전략은 다 유용한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어느 한쪽의 주장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매우 이례적으로 오늘 저는 이 자리서 대화 밖에 달리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건 강경책이란 것이 실제로 한반도에서 너무나 엄청난 의미를 가지므로 엄청난 결과를 예상하게 하는 큰 의미를 가지므로 소위 강경책이라는 게 양면전략으로서의 유효성이 상당히 제약을 받는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 한국에도 대북정책에 있어서 강경 온건의 견해가 팽팽하게 서로 대립하고 있지만 적어도 전쟁의 가능성이 있는 어떤 조치에 대해선 양쪽 모두 거의 대부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두 번째 말씀은 주한미군의 일부 감축에 대해 물었지만 그 점에 관해서는 이미 한미 간에 큰 방향의 합의를 이뤘으므로 저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 한국의 방위에 미국의 결정적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고 앞으로도 도움 받을 거지만 적어도 한국민도 자주국가로서의 자존심과 책임감을 가진 국민이라면 아무리 우방이라도 최전선 위험한 곳에 우방 군대를 배치하고 우리를 지켜달라고 하는 것은 좀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GDP 규모가 세계 11위쯤 되는 나라라면 이제 주로 자기 국방은 주로 자기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여러 가지 전략적 필요에 의해서 주둔군 숫자를 줄이고 늘리는 문제를 미국이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게 협력해야지 무조건 바짓가랑이 잡고 나를 지켜 달라, 절대 떠나선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우방으로서 적절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철수는 반대하지만 융통성 있는 운용에 대해선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가 마지막으로 드린 말씀 중에서 융통성이란 건 동아시아에 있어서 주한미군의 역할에 있어서의 유연성이란 걸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게 해두고 싶다.
질문 : 대화를 지속해서 문제 해결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문제는 시기다. 대화가 5년 10년 지속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시간을 주는 거다. 대화가 계속됨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 개발한다면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 대화의 장기화에 대해선 저도 반대한다.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대화가 장기화될 때 여러 다른 상황을 가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상황에 대한 가정과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대화가 장기화 안 되게 문제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쉬운 일이다. 오히려 현재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해결방법을 생각하는 게 장기화됐을 때를 생각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겠다. 장기화 될수록 문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므로 장기화됐을 때의 대책을 생각하기보다 지금 조속히 푸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더 쉽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11월 13일
오늘 여러분 모임에 저를 초청해줘서 대단히 감사하다. 저는 여러분과 점심을 먹는 동안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 느껴, 특히 양쪽에서 아름다운 여성 두 분이 재밌는 얘기 해줘서 오랜만에 행복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여러분의 따뜻한 박수 정말 감사하다. 로스앤젤레스는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친숙한 도시이다. 이곳에서 미 서부지역 각계를 대표하는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매우 기쁘다.
여러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한미동맹관계는 지난 1년 반 동안 순조롭게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으므로 특별히 시간 내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모두가 걱정하는 북핵문제에 대해 저의 의견을 솔직히 말하고 싶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와 북한 핵 보유를 결코 용납 못한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리고 북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리고 6자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단호한 결단 내려야한다. 이건 오랫동안 우리가 함께 주장해온 것이다.
그러나 한편 북한이 이런 결단하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도 몇 가지 문제를 해소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6자회담 참가국가들, 또 한국과 미국 안에서 북핵을 둘러싼 몇 가지 의문과 서로 다른 견해들이 존재한다. 이건 북핵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상당히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하다.
과연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건가, 북이 개혁과 개방으로 나올 의지가 있는가,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가치와 가능성은 있는가, 만일 북한이 약속을 한다면 그 약속은 지켜질 것인가 이런 의문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저와 우리 정부의 견해를 여러분께 솔직히 말하고자 한다. 북은 핵무기를 반드시 포기할 것이다. 북이 경제 발전하기 위해선 6자회담 당사국과 나아가 전 세계의 도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한국의 도움 없이는 최소한의 생존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모든 나라가 북의 핵무기 보유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끝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 등 서방세계는 물론 한·중·러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나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북은 개혁과 개방 원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제 대답은 “그렇다”이다. 여러 곳에서 북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상당한 수준으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여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까지 와 있다. 그리고 남북 간 교류협력도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혁과 개방은 내부적으로 불안과 동요를 가져오고 그것이 빠르게 진행되면 체제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강한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라기보다는 변화를 수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의도라는 것이 합리적인 분석일 것이다.
과연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북한은 스스로도 핵무기로는 어떤 공격적 행위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 것이다. 또 그걸 통해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하고 스스로의 파멸의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거나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는 의혹은 충분하다. 그리고 미사일과 그 제조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많은 국가들의 우려를 살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87년 이후 북한은 테러를 자행하거나 지원한 일이 없다. 지금도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근거가 없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경우 북한의 말은 믿기 어려운 게 많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상당한 합리성이 있는 주장이라는(말을 잠깐 쉼)…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북한의 주장은 상당히 합리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점에 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하겠다. 내가 처음 원고에 준비했던 표현이 있는데 우리 비서들이 그 표현이 민감하다고 해서 말을 고쳤다. 그래서 지금 고쳐진 원고를 보고 처음 했던 표현 다시 찾으려 노력중인데 그 단어는 합리적이란 표현이 아니다. 합리적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말했던 그 표현을 다시 찾아서 말하겠다. (웃음)
매우 민감한 문제라서 우리 참모들이 매우 고심하고 있다. 내 기억에는 내가 처음 적어준 표현은 이런 것 같다. 일반적으로 북의 주장은 상당히 믿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북의 주장은 여러 상황에 비추어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 이렇게 표현했던 것 같다.
이와 같은 문제의 표현에 있어서 한국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북이 혹시 어느 측면에서나 북을 합리적이라 표현하는 걸 미국 사람이 매우 좋아하지 않으므로 합리적이란 말을 피하면서도 사실과 상황에 부합한다는 뜻을 전달하려면 이렇게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한참을 헤맸지만 요컨대 결론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려 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북한이 무력공격을 받거나 외부의 영향력으로 체제가 위기에 처하고 더 이상 자신을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안전이 보장되고 개혁과 개방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면 핵무기는 포기할 것이다. 결국 북핵 문제는 북에게 안정을 보장하고 개혁 개방을 통해서 지금의 곤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냐, 아니냐의 결단에 달려있다.
그 밖의 여러 협상의 조건은 기술적인 문제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판단할 문제는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앞서도 얘기했지만 북한이 개혁 개방할 의사가 있느냐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시장경제가 발전하고 인권이 개선되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길로 나올 수만 있다면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냉정과 대결의 70년대 초에도 미국은 중국과 적극 대화에 나서서 수교에까지 이른 바가 있다.
끝으로, 북한은 과연 약속을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졌다는 강력한 의혹이 있으므로 불신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고 안하고는 결국 신뢰의 문제이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오랜 세월 적대적 관계 속에서 불신이 쌓여왔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성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화 통해 신뢰가 쌓이고 체제 유지와 더 나은 삶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약속은 지켜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선뜻 북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믿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고 대화하지 않고 북핵 문제를 해결할 다른 어떤 수단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6자회담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에 일부에서 북에 대한 무력행사가 거론된 적도 있다. 한국국민들은 무력행사 얘기하면 전쟁을 먼저 떠올린다. 한국 국민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경험한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미국 국민의 정서와는 아주 다를 수 있다.
한국전쟁의 고통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잿더미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우리에게 또다시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무력행사는 협상전략으로서의 유용성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미국은 우리의 이러한 현실을 존중해줄 것으로 믿는다.
봉쇄정책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그건 결코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아니다. 불안과 위협을 장기화할 따름이다. 붕괴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이 역시 한국 국민들에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체제 위협에 직면했을 때 북한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화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그리고 이미 미국도 대화의 길로 들어섰다. 북한도 처음에는 6자회담을 반대했지만 그동안 참가해왔고 상당히 진전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시켜야한다.
북핵문제는 평화적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미국정부와 미국 사람 여러분이 뜻을 하나로 모아주기 바란다. 이것이 우리 국민이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 국민에게 전하는 강력한 희망이다. 이는 또한 한미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국제문제협의회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
■ 질의응답
질문 : 먼저 한미관계에 대해 몇 가지 구체적 질문하겠다. 각하는 미국의 강경한 노선이 남북대화증진에 도움이 되는지, 또는 지장이 되는 걸로 보는가, 둘 째 럼스펠드의 주한미국 감축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 강경정책을 말하는 분들도 한국에 대해서 선의와 호의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우방국의 중요한 정치인이거나 국민이다. 그래서 북핵문제 또는 북한에 대해, 대북한 정책에 대해 좀 강경한 정책을 말하느냐 온건한 정책을 말하느냐가 한미 간 우호관계에 아무 차이 없다. 결국 문제를 푸는 데에 전술적 차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협상에서 항상 당근과 채찍이라고 얘기하는 양면전략은 다 유용한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어느 한쪽의 주장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매우 이례적으로 오늘 저는 이 자리서 대화 밖에 달리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건 강경책이란 것이 실제로 한반도에서 너무나 엄청난 의미를 가지므로 엄청난 결과를 예상하게 하는 큰 의미를 가지므로 소위 강경책이라는 게 양면전략으로서의 유효성이 상당히 제약을 받는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 한국에도 대북정책에 있어서 강경 온건의 견해가 팽팽하게 서로 대립하고 있지만 적어도 전쟁의 가능성이 있는 어떤 조치에 대해선 양쪽 모두 거의 대부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두 번째 말씀은 주한미군의 일부 감축에 대해 물었지만 그 점에 관해서는 이미 한미 간에 큰 방향의 합의를 이뤘으므로 저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 한국의 방위에 미국의 결정적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고 앞으로도 도움 받을 거지만 적어도 한국민도 자주국가로서의 자존심과 책임감을 가진 국민이라면 아무리 우방이라도 최전선 위험한 곳에 우방 군대를 배치하고 우리를 지켜달라고 하는 것은 좀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GDP 규모가 세계 11위쯤 되는 나라라면 이제 주로 자기 국방은 주로 자기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여러 가지 전략적 필요에 의해서 주둔군 숫자를 줄이고 늘리는 문제를 미국이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게 협력해야지 무조건 바짓가랑이 잡고 나를 지켜 달라, 절대 떠나선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우방으로서 적절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철수는 반대하지만 융통성 있는 운용에 대해선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가 마지막으로 드린 말씀 중에서 융통성이란 건 동아시아에 있어서 주한미군의 역할에 있어서의 유연성이란 걸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게 해두고 싶다.
질문 : 대화를 지속해서 문제 해결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문제는 시기다. 대화가 5년 10년 지속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시간을 주는 거다. 대화가 계속됨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 개발한다면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 대화의 장기화에 대해선 저도 반대한다.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대화가 장기화될 때 여러 다른 상황을 가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상황에 대한 가정과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대화가 장기화 안 되게 문제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쉬운 일이다. 오히려 현재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해결방법을 생각하는 게 장기화됐을 때를 생각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겠다. 장기화 될수록 문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므로 장기화됐을 때의 대책을 생각하기보다 지금 조속히 푸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더 쉽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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