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어김없이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전교조 위원장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한달간 유세 과정에서 오갔던 후보들의 ''말''과 ''표심''의 풍성한 축제는 당선자 발표와 함께 다시 침묵속으로 잠겼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이상징후(?)에 대해 적잖이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은 비단 이수일 후보(전교조위원장 당선자)의 정책특보를 맡아 선거에 깊숙이 참여했던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10만 조합원 다수가 달라진 선거풍토를 체감하고 있다.
첫째는 조직선거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패가 6:4(58.8% : 41.2%)로 약 1만4000표 차이가 났다. 전례에 비하면 엄청 큰 차이다. 5,000표 이내에서 박빙으로 맴돌던 ‘조직 표몰이’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16개 시도 지부장 선거도 4개 지부를 제외하고는 위원장 당선자측의 지지후보가 서울을 포함하여 거의 전 지역을 석권했다. 조합원 대중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현집행부측 후보에게 집단적으로 등을 돌렸다. 조직세가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던 관행이 무너진 것이다. 활동가들이 ‘찍자는대로’ 찍었던 예전의 선거가 아니다. 이는 향후 이긴 측에게도 대중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타산지석이다.
둘째는 정책 선거가 주효했다. 당선된 이수일후보의 정책은 명료했다. 교원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저지투쟁을 전개하자는 조희주후보의 ‘대정권 투쟁론’에 대해 ‘학생을 위한 교육개혁’,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실현’을 기치로 걸었다.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조 혁신과 대안창출의 공약이 호소력을 얻은 것이다. 이제 80년대 운동방식, 점 조직 선거방식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째는 위기감의 표출이다.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88.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교사들은 다시 한번 전교조가 새롭게 혁신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교조의 위기가 교육개혁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교사들은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사들 사이에 전교조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교조가 거리투쟁에서 다시 ‘학교민주화 투쟁’으로 회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며, 참교육은 국민과 함께 할 때 진실로 아름답다는 것을 교사들이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대유(서울 서문여중 교사)
첫째는 조직선거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패가 6:4(58.8% : 41.2%)로 약 1만4000표 차이가 났다. 전례에 비하면 엄청 큰 차이다. 5,000표 이내에서 박빙으로 맴돌던 ‘조직 표몰이’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16개 시도 지부장 선거도 4개 지부를 제외하고는 위원장 당선자측의 지지후보가 서울을 포함하여 거의 전 지역을 석권했다. 조합원 대중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현집행부측 후보에게 집단적으로 등을 돌렸다. 조직세가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던 관행이 무너진 것이다. 활동가들이 ‘찍자는대로’ 찍었던 예전의 선거가 아니다. 이는 향후 이긴 측에게도 대중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타산지석이다.
둘째는 정책 선거가 주효했다. 당선된 이수일후보의 정책은 명료했다. 교원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저지투쟁을 전개하자는 조희주후보의 ‘대정권 투쟁론’에 대해 ‘학생을 위한 교육개혁’,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실현’을 기치로 걸었다.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조 혁신과 대안창출의 공약이 호소력을 얻은 것이다. 이제 80년대 운동방식, 점 조직 선거방식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째는 위기감의 표출이다.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88.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교사들은 다시 한번 전교조가 새롭게 혁신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교조의 위기가 교육개혁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교사들은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사들 사이에 전교조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교조가 거리투쟁에서 다시 ‘학교민주화 투쟁’으로 회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며, 참교육은 국민과 함께 할 때 진실로 아름답다는 것을 교사들이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대유(서울 서문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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