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대통령 탄핵사태, 행정수도 이전 논란, 국가보안법 개폐 등 굵직한 사건을 둘러싸고 온 사회가 대립과 갈등을 빚었다.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당동벌이(黨同伐異: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를 공격한다)가 뽑힐 정도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정체한 것이 아니다. 혼란 속에서도 한걸음 한걸음 변화하고 발전했다. 특히 내수부진이라는 최악의 상태에서도 한국경제와 한국문화는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인정을 받았다. 2004년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던 사건들을 되새겨 본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선전 수출 2500억 달러
우리나라가 세계 교역규모에서 10위내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높은 무역장벽 속에서도 연내 2500억 달러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한국은 1995년 1000억 달러를 달성한 후 불과 9년 만에 25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수출호조는 중국경제가 급상승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교역국가들이 경기 회복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은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두각을 나타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3대 수출품목이 40%를 넘는 높은 증가율로 수출을 주도했다. 컴퓨터 선박 석유제품 철강판 합성수지 영상기기 자동차 부품 등 10대 상품도 선전했다. 중국과 홍콩으로의 수출은 40% 이상 증가해 수출다변화에 한몫을 했다.
이처럼 수출은 심각한 내수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성장 버팀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국가경제에서 수출의존도가 40%를 육박해 미국 6.6%, 일본 11% 등 주요 국가들에 비해 기형적으로 높았다.
휴대인터넷·이동지상파 우리기술이 세계선도
IT 업계의 기술개발이 유난히 돋보인 한 해였다.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12월 13일 시연회를 가진 와이브로는 우리가 서비스 개념을 정립했고 세계 최초로 기술을 개발했다. 60km의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아무런 장애 없이 이용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휴대폰수출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퀄컴 등 해외기업 의존도가 높았다. 와이브로는 이동통신 핵심칩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와이브로의 핵심기술인 광대역 OFDM(직교주파수분할다중) 기술은 4세대 이동통신(4G)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개발한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기술도 국제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150Km 이상 고속주행 중에도 선명한 동영상 수신이 가능한 지상파DMB는 국내기술진이 개발한 새로운 서비스다.
지상파 DMB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외국순방 중에 시연회를 개최, 각국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 세계 문화코드로 뻗어나간 ‘한류’ 열풍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국가에서 ‘한류’가 하나의 문화코드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중국에서는 신세대 사이에서 ‘한국 것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유럽에서도 한국영화가 주목을 받았다. 올 해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끈 캐릭터는 한국의 ‘뿌까’였다. 미국과 멕시코를 위시한 남미에도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한국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서방 언론은 미국에서 들어온 문화를 한국이 전통적 유교문화라는 체로 한 번 걸러준 덕분에 여타 아시아 국가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언론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가족애 자기희생이라는 공동의 가치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중 합작으로 현지 로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희망적이다. 중국시장 공략은 물론 홍콩과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진출이 용이해 진다. 또 이슬람권인 말레이시아 진출은 같은 이슬람권인 중동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진출을 의미한다.
정치권·공직사회 변모시킨 탈권위주의 바람
정치권에 탈권위주의 바람을 일으킨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국무회의가 토론의 장으로 바뀌었다.
정치권도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관계가 수직관계 대신 수평관계로 바뀌었다.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기 보다는 토론하는 관계로 변했다. 산하기관을 고압적으로 대하던 태도가 바뀌었고, 실무를 잘 아는 정부부처 국장·과장급을 직접 상대하는 일도 흔한 모습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국회 구내식당에서 2500원짜리 식사를 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의원과 보좌관들과 함께 국회 공사장에 있는 이른바 함바식당을 즐겨찾기도 한다.
검은색 최고급 승용차가 줄을 잇던 국회의원 회관 앞 풍경도 눈에 띄게 줄었다. 희색승용차나 중고 아반떼·스타렉스 같은 실용적 차가 늘어났다. 전철을 타고 출근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의원도 있다.
‘보스정치·돈정치’와 실질적으로 절연
올해 상반기 정치권을 뒤흔든 불법대선자금수사는 정치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랜 세월 성역으로 군림해온 대선자금의 실상이 낱낱이 밝혀지며 전·현직 국회의원, 정치인 16명이 사법 처리됐다.
이후 정치권에 투명하지 않은 돈은 대부분 사라졌다. 4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도 불법정치자금 시비는 크게 줄었다.
돈 정치가 사라지며 보스 정치도 사라졌다. ‘3김시대의 정치유물’이 종말을 고한 것이다. 의원 개개인의 의사가 존중되고 당원의 목소리가 커졌다. 대통령이 총재를 겸하며 공천과 돈을 갖고 여당을 지배하던 구도가 사라졌다.
정치인이 살 길은 ‘정책 대결’만 남았다. 정당에 주는 국고보조금의 30%는 의무적으로 당 정책연구소 예산으로 쓰도록 의무화됐다. 의원들은 각종 정책개발모임에 앞 다퉈 참여하고 있다.
평화와 화해를 생산하는 개성공단 가동
12월 15일 오전 11시 황해도 개성시 리빙아트 공장에서 생산된 냄비세트가 트럭에 실렸다.
6시간 후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리빙아트 매장에 냄비가 진열됐다. 판매시작 15분 만에 400세트가 매진됐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리빙아트에서 만든 그릇은 평화 그 자체이다”며 “남북 근로자들은 단지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녹이고 화해를 만들며, 평화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이 완공되면 남북한이 누릴 경제적 가치는 상당하다. 한국은행 분석 자료를 보면 공단 개발이 끝나는 2012년이면 남한 10만개, 북한 73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부가가치는 우리 돈으로 남한 24조4000억 원, 북한 7200억 원에 이른다.
11월 체결된 한-싱가포르 FTA에서 관세문제가 해결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경제 어려울수록 더 커진 나눔의 손길
경제가 어려워지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졌다. 특히 저소득층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아이가 장롱에 갇혀 죽거나, 어머니가 일 나간 사이 불에 타 죽은 아이들은 우리들을 안타깝게 했다.
예년에도 경기가 어려울 때면 기부의 손길은 더 커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에 모금한 액수가 800억 원을 넘어섰다. 액수는 크게 늘었는데도 연말에 반짝 쏠림 하는 현상이 조금은 완화됐다. 전체 기부금에서 연말연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의 79%에서 올해는 65% 수준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개인기부의 비중이 20%에 머무를 정도로 기업 의존도가 큰 것이 아쉽다.
한 단계 높아진 인권재판·인권수사
대법원은 12월 16일 피고인이 ‘내가 진술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며 검찰조서 내용을 부인할 경우 그 조서를 인정하지 않기로 판례를 변경했다.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대등한 위치에서 법정진술과 증거를 갖고 유무죄를 다투도록 한 것이다. 종전에는 가혹행위가 인정되어야만 검찰수사기록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재독학자 송두율씨가 항소심에서 주요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원은 송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의심은 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부분을 무죄선고했다.
이에 따라 자백위주의 수사관행이 바뀌고 철저한 과학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인권중심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강압수사 시비를 없애기 위해 조사실에 CCTV를 설치하고 녹화 녹음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정체한 것이 아니다. 혼란 속에서도 한걸음 한걸음 변화하고 발전했다. 특히 내수부진이라는 최악의 상태에서도 한국경제와 한국문화는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인정을 받았다. 2004년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던 사건들을 되새겨 본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선전 수출 2500억 달러
우리나라가 세계 교역규모에서 10위내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높은 무역장벽 속에서도 연내 2500억 달러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한국은 1995년 1000억 달러를 달성한 후 불과 9년 만에 25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수출호조는 중국경제가 급상승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교역국가들이 경기 회복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은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두각을 나타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3대 수출품목이 40%를 넘는 높은 증가율로 수출을 주도했다. 컴퓨터 선박 석유제품 철강판 합성수지 영상기기 자동차 부품 등 10대 상품도 선전했다. 중국과 홍콩으로의 수출은 40% 이상 증가해 수출다변화에 한몫을 했다.
이처럼 수출은 심각한 내수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성장 버팀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국가경제에서 수출의존도가 40%를 육박해 미국 6.6%, 일본 11% 등 주요 국가들에 비해 기형적으로 높았다.
휴대인터넷·이동지상파 우리기술이 세계선도
IT 업계의 기술개발이 유난히 돋보인 한 해였다.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12월 13일 시연회를 가진 와이브로는 우리가 서비스 개념을 정립했고 세계 최초로 기술을 개발했다. 60km의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아무런 장애 없이 이용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휴대폰수출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퀄컴 등 해외기업 의존도가 높았다. 와이브로는 이동통신 핵심칩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와이브로의 핵심기술인 광대역 OFDM(직교주파수분할다중) 기술은 4세대 이동통신(4G)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개발한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기술도 국제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150Km 이상 고속주행 중에도 선명한 동영상 수신이 가능한 지상파DMB는 국내기술진이 개발한 새로운 서비스다.
지상파 DMB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외국순방 중에 시연회를 개최, 각국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 세계 문화코드로 뻗어나간 ‘한류’ 열풍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국가에서 ‘한류’가 하나의 문화코드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중국에서는 신세대 사이에서 ‘한국 것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유럽에서도 한국영화가 주목을 받았다. 올 해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끈 캐릭터는 한국의 ‘뿌까’였다. 미국과 멕시코를 위시한 남미에도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한국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서방 언론은 미국에서 들어온 문화를 한국이 전통적 유교문화라는 체로 한 번 걸러준 덕분에 여타 아시아 국가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언론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가족애 자기희생이라는 공동의 가치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중 합작으로 현지 로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희망적이다. 중국시장 공략은 물론 홍콩과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진출이 용이해 진다. 또 이슬람권인 말레이시아 진출은 같은 이슬람권인 중동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진출을 의미한다.
정치권·공직사회 변모시킨 탈권위주의 바람
정치권에 탈권위주의 바람을 일으킨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국무회의가 토론의 장으로 바뀌었다.
정치권도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관계가 수직관계 대신 수평관계로 바뀌었다.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기 보다는 토론하는 관계로 변했다. 산하기관을 고압적으로 대하던 태도가 바뀌었고, 실무를 잘 아는 정부부처 국장·과장급을 직접 상대하는 일도 흔한 모습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국회 구내식당에서 2500원짜리 식사를 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의원과 보좌관들과 함께 국회 공사장에 있는 이른바 함바식당을 즐겨찾기도 한다.
검은색 최고급 승용차가 줄을 잇던 국회의원 회관 앞 풍경도 눈에 띄게 줄었다. 희색승용차나 중고 아반떼·스타렉스 같은 실용적 차가 늘어났다. 전철을 타고 출근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의원도 있다.
‘보스정치·돈정치’와 실질적으로 절연
올해 상반기 정치권을 뒤흔든 불법대선자금수사는 정치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랜 세월 성역으로 군림해온 대선자금의 실상이 낱낱이 밝혀지며 전·현직 국회의원, 정치인 16명이 사법 처리됐다.
이후 정치권에 투명하지 않은 돈은 대부분 사라졌다. 4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도 불법정치자금 시비는 크게 줄었다.
돈 정치가 사라지며 보스 정치도 사라졌다. ‘3김시대의 정치유물’이 종말을 고한 것이다. 의원 개개인의 의사가 존중되고 당원의 목소리가 커졌다. 대통령이 총재를 겸하며 공천과 돈을 갖고 여당을 지배하던 구도가 사라졌다.
정치인이 살 길은 ‘정책 대결’만 남았다. 정당에 주는 국고보조금의 30%는 의무적으로 당 정책연구소 예산으로 쓰도록 의무화됐다. 의원들은 각종 정책개발모임에 앞 다퉈 참여하고 있다.
평화와 화해를 생산하는 개성공단 가동
12월 15일 오전 11시 황해도 개성시 리빙아트 공장에서 생산된 냄비세트가 트럭에 실렸다.
6시간 후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리빙아트 매장에 냄비가 진열됐다. 판매시작 15분 만에 400세트가 매진됐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리빙아트에서 만든 그릇은 평화 그 자체이다”며 “남북 근로자들은 단지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녹이고 화해를 만들며, 평화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이 완공되면 남북한이 누릴 경제적 가치는 상당하다. 한국은행 분석 자료를 보면 공단 개발이 끝나는 2012년이면 남한 10만개, 북한 73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부가가치는 우리 돈으로 남한 24조4000억 원, 북한 7200억 원에 이른다.
11월 체결된 한-싱가포르 FTA에서 관세문제가 해결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경제 어려울수록 더 커진 나눔의 손길
경제가 어려워지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졌다. 특히 저소득층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아이가 장롱에 갇혀 죽거나, 어머니가 일 나간 사이 불에 타 죽은 아이들은 우리들을 안타깝게 했다.
예년에도 경기가 어려울 때면 기부의 손길은 더 커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에 모금한 액수가 800억 원을 넘어섰다. 액수는 크게 늘었는데도 연말에 반짝 쏠림 하는 현상이 조금은 완화됐다. 전체 기부금에서 연말연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의 79%에서 올해는 65% 수준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개인기부의 비중이 20%에 머무를 정도로 기업 의존도가 큰 것이 아쉽다.
한 단계 높아진 인권재판·인권수사
대법원은 12월 16일 피고인이 ‘내가 진술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며 검찰조서 내용을 부인할 경우 그 조서를 인정하지 않기로 판례를 변경했다.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대등한 위치에서 법정진술과 증거를 갖고 유무죄를 다투도록 한 것이다. 종전에는 가혹행위가 인정되어야만 검찰수사기록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재독학자 송두율씨가 항소심에서 주요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원은 송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의심은 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부분을 무죄선고했다.
이에 따라 자백위주의 수사관행이 바뀌고 철저한 과학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인권중심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강압수사 시비를 없애기 위해 조사실에 CCTV를 설치하고 녹화 녹음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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