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에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소외된 사람들의 겨울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등록법 시행이후에 중국동포를 포함한 불법체류자들이 최소한의 사회보장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3회에 걸쳐 소외된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9일 새벽 5시20분쯤 중국동포 김원섭(46)씨는 서울 혜화로터리 부근에서 환경미화원에 의해 변사체로 발견됐다. 김씨는 2000년 7월 밀입국했지만 정부의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이 본격화되면서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배회하다 얼어죽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발견된 고인의 핸드폰에는 119와 112번호가 14번이나 찍혀 있었지만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는 김씨가 이미 싸늘하게 시신으로 변한 뒤였다.
지난해 1월 16일 입국한 중국동포 배 모(26)씨도 한국에 온지 석 달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감기 몸살이 결렸지만 병원치료를 못해 폐렴으로 악화됐고, 뒤늦게 병원에 갔지만 입원 9일 만에 사망했다.
지난 2월 14일 중국동포 김 모(여·62)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들은 119 구급차를 불러 세 군데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의료보험이 안 된다는 이유로 병원 측이 진료를 거부했다. 결국 김씨는 나흘 뒤인 18일 숨졌다.
◆심장마비나 뇌출혈 사망 사고 많아 = “중국동포들은 직장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습니다. 국내에는 친척도 없어 회사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그들이 갈 곳은 거리밖에 없는 거죠.”
김해성 외국인노동자의 집(www. g4w.net) 대표는 불법체류자가 대부분인 중국동포들은 겨울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동포들은 겨울철에 심장마비나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불법체류 중국동포들은 신분상 약점 때문에 부당한 처우에 대해 신고를 하지 못한다. 신고를 하면 바로 불법체류자로 체포돼 본국으로 추방당한다. 해고되면서 임금이 체불되거나 산업재해를 당하더라도 어디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겨울철 수용시설 늘려야 = 김원섭씨도 2년여 동안 건설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했지만 단속으로 직장을 잃었고 600만원의 체불임금 때문에 귀국도 하지 못하고 겨울에 거리를 방황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이 되면서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찾는 중국동포들이 늘고 있다. 현재 서울 가리봉동소재 외국인노동자의 집 외국인노동자쉼터에는 120여명의 중국동포들이 생활하고 있다. 현재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인데 날씨가 추원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이들은 60세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인데 산업재해를 당하고 보상을 받지 못한 동포들도 있다.
김해성 대표는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에는 수용인원이 두 배로 늘어난다. 불법체류자의 경우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보호시설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에서 운영하는 수용시설을 찾게 된다”며 “특히 고령이거나 산재를 입은 사람들을 수용할 시설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노동자쉼터에서 만난 동포들도 한결같이 수용시설 부족문제를 이야기했다.
경북 문경이 고향인 중국동포 김화적(여·73)씨는 “고국에서 살기 위해 지난해 9월 한국에 왔는데 지낼 곳이 없어 지난해 겨울에 이곳에 왔다”며 “갈 곳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수용시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운영자금 조달이 가장 어려워
수용시설에 대한 정부지원은
정부에서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불법체류자에게는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한 방에 10여명씩 생활한다. 성남쉼터에서는 교회 예배당에서 숙식을 하는 상태다.
그리고 이들은 의료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다. 결국 병을 키우게 된다.
불법체류자가 늘어나면서 범죄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난 99년까지 급증하던 이 지역의 외국인범죄가 2000년에 외국인노동자의 집이 생긴 이후 급감했다. 직장도 잃고 먹고 잘 곳이 없다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나.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정부에서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예외 없이 강제추방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 강제추방 반대와 재중동포에 불리한 재외동포법 개정 운동에 주력할 생각이다.
/윤영철 기자 ycyun@naeil.com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9일 새벽 5시20분쯤 중국동포 김원섭(46)씨는 서울 혜화로터리 부근에서 환경미화원에 의해 변사체로 발견됐다. 김씨는 2000년 7월 밀입국했지만 정부의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이 본격화되면서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배회하다 얼어죽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발견된 고인의 핸드폰에는 119와 112번호가 14번이나 찍혀 있었지만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는 김씨가 이미 싸늘하게 시신으로 변한 뒤였다.
지난해 1월 16일 입국한 중국동포 배 모(26)씨도 한국에 온지 석 달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감기 몸살이 결렸지만 병원치료를 못해 폐렴으로 악화됐고, 뒤늦게 병원에 갔지만 입원 9일 만에 사망했다.
지난 2월 14일 중국동포 김 모(여·62)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들은 119 구급차를 불러 세 군데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의료보험이 안 된다는 이유로 병원 측이 진료를 거부했다. 결국 김씨는 나흘 뒤인 18일 숨졌다.
◆심장마비나 뇌출혈 사망 사고 많아 = “중국동포들은 직장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습니다. 국내에는 친척도 없어 회사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그들이 갈 곳은 거리밖에 없는 거죠.”
김해성 외국인노동자의 집(www. g4w.net) 대표는 불법체류자가 대부분인 중국동포들은 겨울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동포들은 겨울철에 심장마비나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불법체류 중국동포들은 신분상 약점 때문에 부당한 처우에 대해 신고를 하지 못한다. 신고를 하면 바로 불법체류자로 체포돼 본국으로 추방당한다. 해고되면서 임금이 체불되거나 산업재해를 당하더라도 어디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겨울철 수용시설 늘려야 = 김원섭씨도 2년여 동안 건설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했지만 단속으로 직장을 잃었고 600만원의 체불임금 때문에 귀국도 하지 못하고 겨울에 거리를 방황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이 되면서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찾는 중국동포들이 늘고 있다. 현재 서울 가리봉동소재 외국인노동자의 집 외국인노동자쉼터에는 120여명의 중국동포들이 생활하고 있다. 현재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인데 날씨가 추원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이들은 60세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인데 산업재해를 당하고 보상을 받지 못한 동포들도 있다.
김해성 대표는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에는 수용인원이 두 배로 늘어난다. 불법체류자의 경우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보호시설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에서 운영하는 수용시설을 찾게 된다”며 “특히 고령이거나 산재를 입은 사람들을 수용할 시설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노동자쉼터에서 만난 동포들도 한결같이 수용시설 부족문제를 이야기했다.
경북 문경이 고향인 중국동포 김화적(여·73)씨는 “고국에서 살기 위해 지난해 9월 한국에 왔는데 지낼 곳이 없어 지난해 겨울에 이곳에 왔다”며 “갈 곳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수용시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운영자금 조달이 가장 어려워
수용시설에 대한 정부지원은
정부에서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불법체류자에게는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한 방에 10여명씩 생활한다. 성남쉼터에서는 교회 예배당에서 숙식을 하는 상태다.
그리고 이들은 의료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다. 결국 병을 키우게 된다.
불법체류자가 늘어나면서 범죄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난 99년까지 급증하던 이 지역의 외국인범죄가 2000년에 외국인노동자의 집이 생긴 이후 급감했다. 직장도 잃고 먹고 잘 곳이 없다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나.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정부에서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예외 없이 강제추방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 강제추방 반대와 재중동포에 불리한 재외동포법 개정 운동에 주력할 생각이다.
/윤영철 기자 ycyu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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