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유가폭등이 아시아에 환란을 가져왔던 금융투기자본에 의한 것이
라는 분석이 업계와 학계등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이번 유가폭등이 지금
까지와 달리 수급상황의 개선에 의해 풀리지않을 수도 있고 나아가 IMF환란과 같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에너지 전문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번 유가폭등은 아시아에 금융위기를 가져왔던
투기자본이 아시아의 환란때 상당한 자본을 끌어모은 후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새로운 투기처를 찾아다니다 원유선물 시장을 타겟으로 선택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기자본에 의한 농간설은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국제시장에서 투기자본 요인이 점차 증가하
고 있다는 것은 업계도 부인하지 않아 수급 불일치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유가폭등이라
면 정부의 에너지대책과 업계의 대비가 전면 수정돼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관계 한 전문가는 "이번 유가폭등은 세계 소비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의 재고가 최
근 20년동안 최저치를 보일정도로 바닥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원
유의 공급이 초과상태일뿐 아니라 OPEC의 증산발표에도 불구하고 오름세가 지속되는 점,
또 하루에 1달러 이상씩 이례적으로 오른 것은 단순한 수급 불일치가 아니라 투기자본의 농
간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원유시장은 영국산 브렌트유나 미국산 서부텍사스유가 중동산보다 거래규모는 작지만
선물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준유가를 결정하는데 절대적 영향력을 작고있다.특히 투기자
본이 선물시장에 개입 세계원유시장을 교란시킨데이어 현물시장까지 흔들고 있다는 것이
다.. 이 때문에 세계시장의 수급상황과 다른 방향의 가격흐름이 나타나 고유가가 계속되지않
아야할 상황에서 고유가라는 이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도 "금융투기자본이 단기차익을 노려 선물시장에 들어오기에 너무 좋은
상황이었다"며 "미국을 비롯한 몇 개 국가의 원유재고가 바닥이 났고 OPEC의 3∼4개국외에
는 증산여력이 없는 점, 올 겨울이 추울것이라는 기상전망등이 투기자본이 장난 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중동산의 선물이 없는 상황에서 투기자본의 개입은 계속 가
수요로 작용,가격의 비이상적인 변동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정부의 에너지대책과 국내산업에 대한 여파다. 단순히 수급개선에 의해 고유가가 해
결되지않는다면 외환부족사태를 예측 못하고 환란을 맞은 것처럼 고유가에 대비를 잘 못한
상태에서 고유가로 전산업의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는 전망때문이다.
에너지 전문가는 "원유는 이제 에너지나 천연광물자원이 아니라 금융상품으로 취급돼야 한
다"며" 앞으로 원유도입이전 단계의 리스크 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그러
나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가운데 선물계약분은 전체의 2%에 불과해 사실상 리스크
관리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에너지대책이 원유도입단계 이전의 리스크 관리가 안되는 반면 도입후 탄력세 부과
등의 방법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국내부분에서 흡수해야하고 그래서 가격질서
도 왜곡되고 에너지 정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달리 고유가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지만 국내정
유업계로서는 리스크가 너무 높아 선물시장의 비중을 높일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선
물시장의 영향이 커져도 바로 뛰어들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자본에 의한 고유가가 장기화 된다는 예측도 산업계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는 "투기자본의 원유시장교란 설명은 미국으로서도 크게 불리한 입장은 아니
다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이는 국제유가를 10달러대로 유지할때보다 30달러대로 유지할
때 산유국이나 미국이 장악한 메이저 정유회사 중개시장 미정부등 이른바 이해당사자간의
이해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물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금융상품으로서의 리스크 관리를 효욜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이들 개도국들 특히 우리와 같은 아시아 국가들은 또 한차례의 유란(油亂)
으로 환란(換亂)이상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 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투기자본이 이번뿐 만 아니라 언제든지 선물시장에 개입해 시장을 교란
할 수 있는 것이 문제"라며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선물시장에 대한 비중
을 높여야하는 것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유가 30달러대에서는 산업경쟁력도 붕괴된다는
전망과 함께 고유가가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떠오르는 현실은 환란에 이은 유란의 가능성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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