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서른아홉에 자연분만으로 첫 아이 낳은 강인경씨

‘늦은 출산’, 요가했더니 문제 없었어요

지역내일 2005-01-20
“요가는 여섯 달을 계속해야 몸이 변하고 3년을 계속하면 체질이 바뀐다고 합니다. 그런데 임신 기간에는 호르몬으로 몸이 이완돼있는 상태라 열 달 만에 3년 계속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여자 몸이 많이 축나는 임신 기간. 잘만 보내면 건강 체질로 바뀌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임신부들에게 태교 요가를 가르치는 강인경씨(41)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 자신 요가로 단련한 건강 덕분에 39세에 첫 아이를 낳으면서 순조로운 자연분만을 해낸 ‘산 증인’이다.
“요가의 핵심은 이완이거든요. 임신으로 인해 늘어지고 벌어진 몸에 적합한 운동이죠. 또 요가의 깊은 복식호흡은 폐활량을 늘려 태아에게 풍부한 산소를 공급합니다.”
임신 중 요가는 엄마와 아이 모두의 건강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는 것. 강씨에게 요가 수련과 건강한 출산의 경험은 태교 요가 지도자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임신 전부터 요가를 하고 있었던 그는 늦은 나이지만 건강한 출산을 하리라는 의지를 불태우며 살림집을 아예 공기 맑은 전원, 양수리로 옮겼다. 출산관련 책을 15권이나 사서 공부하고, 200평정도 되는 텃밭에서 농사를 지어 유기농 채소와 곡류를 주식으로 임신기간 내내 요가식 식이요법도 실천했다.
“임신 기간 동안 몸무게가 7킬로밖에 안 늘었어요. 요가 동작과 호흡, 명상으로 편안하고 튼튼한 몸을 유지했습니다. 입덧, 두통, 요통 하나도 없었어요. 출산 바로 전날에도 집에 손님 맞아 뒷산 산책하고 밥상 차려냈으니까요.”
자연 분만율이 높다고 소문난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그 병원조차도 고령이라는 이유로 제왕절개를 권했다. 그래도 꼭 자연분만을 하겠다고 굳세게 밀고 나갔다.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까다로운 임산부였다. 분만실 조명은 20룩스 이하로 낮춰줄 것,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줄 것, 아이가 나오면 겨드랑이를 잡아 빼내고 엉덩이를 때리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산모 나이 많다고 자꾸 들먹여 임산부를 불안하게 만들던 담당의사는 강씨가 분만대에 오른 지 30분만에 “큰 소리 한 번 안 지르고 세 번 정도 힘줘서” 아이를 낳자 감동한 눈치였다. 일본에서는 요가를 한 ‘원숙 임산부’가 분만실 들어가 2분만에 출산한 기록도 있다. 요가로 체질을 개선한 임산부의 경우 평균 분만시간이 20분이라고 한다.
“아픈 것 중에 제일 아픈 게 요로결석통, 치통, 산통 순서라고 하지요. 저는 무통분만 주사도 안 맞았어요. 호흡에 집중하고 마사지로 진통을 견딜 수 있었어요.”
산모도 힘들지만 아기는 자궁 문을 빠져나오기 위해 엄마의 10배나 힘을 쓴다고 한다. 이때 엄마가 요가호흡으로 숨을 고르며 적절하게 힘을 주면 아기가 산도를 내려올 때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아이를 낳은 후의 회복도 놀랄 만큼 빨랐다. 출산 당일로 임신기간 중 늘어났던 몸무게가 거의 다 줄었고 부기도 없었다. 마른 몸집이지만 젖도 풍부하게 잘 나와 아이가 2년4개월 된 지금까지도 모유를 먹인다. 요가로 가슴 근육을 단련하면 젖샘이 발달한다는 설명이다.
아토피, 알레르기, 잔병치레 전혀 없이 건강한 딸은, 강씨가 피곤해서 하루쯤 운동을 건너뛸까 하면 “요가하고 자야지” 라며 먼저 아사나(자세)를 취하며 챙겨주는 요가 친구다.
출산 후 강씨에게는 태교요가 지도자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안국동 요가문화원에서 태교요가와 요가 지도자 과정을 맡고 있다. 태교를 위한 명상법과 요가 자세, 요가식 식사법을 상세하게 담은 책 <자연분만을 위한="" 요가="" 30분="">(넥서스)도 펴냈다. 얼마 전 안산에 사는 독자로부터 “서른여덟살에 쌍둥이 임신 8주다. 불안한 마음 많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편지를 받았다.
출산예정일이 얼마 안 남았으면 요가 시작하기에 늦은 걸까? 강씨는 “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시기는 없다”면서 마지막 산달에 호흡만 배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열 달 내내 아침저녁으로 2회씩 요가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임산부 요가를 통해 기울인 정성과 노력은 아이의 일생에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오진영 기자 ojy@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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