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개혁(도이모이)정책 추진 20년째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이 사업은 베트남이 오는 2020년까지 노후화된 하노이시를 인구 600만명 규모의 현대식 대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신수도 프로젝트’ 일환이어서 향후 추가 사업수주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27일 주베트남대사관과 대우건설에 따르면 국내 6개 건설업체로 구성된 하노이 신도시 컨소시엄이 최근 베트남 신도시 개발청에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고 사업착수에 본격 나섰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상반기 사업승인이 나면 보상절차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택분양 등 본격적인 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10년 만에 본격화되는 신도시사업 = 국내 기업들이 하노이 신도시 사업을 주도하기까지에는 10여년에 걸친 대우건설의 기초공사가 있었다.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는 하노이 서북쪽 서호(西湖) 인근 250만평과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홍강(메콩강)의 북쪽 2400만평을 행정과 상업·주거·레저 기능을 갖춘 복합신도시로 개발하는 베트남정부의 역점사업이다.
대우건설은 그룹이 건재하던 96년 8월부터 베트남 정부와 함께 하노이신도시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던 김우중씨가 직접 나섰고 이현구 하노이신도시기획단 고문 겸 하노이대우호텔 사장이 하노이 현지를 지휘했다. 이듬해 대우건설이 만든 신도시기획안이 베트남 공산당 간부와 행정관료·전문가 등 250여명이 모인 집체회의에서 공식 통과됐다. 당시 대우건설이 만든 도시계획도는 현재까지 베트남정부의 공식기안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이 대형지도가 서점 등지에서 100달러에 팔리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97년 말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고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2003년 대우건설을 주간사로 포스코건설·코오롱건설·경남건설·동일토건·대원 등 국내 6개 업체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63만평 규모 신도시 우선 개발 = 대우컨소시엄이 신도시 개발을 위한 첫 삽을 뜨는 곳은 하노이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베트남 최대 호수인 서호의 서쪽 지구.
투리엠지구로 불리는 이 지역은 총 63만평 규모로 하노이 신도시의 핵심지역이 될 전망이다. 대우컨소시엄은 이 중 베트남 공산당 당사를 비롯 하노이 시청과 외교단지 등이 들어설 투리엠지구를 우선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 논밭인 이 지역은 4800가구에 이르는 주거단지를 비롯 국제업무센터와 호텔 등 행정·상업·주거·레저 기능을 갖춘 신도시로 거듭난다. 베트남정부가 모델로 삼은 도시도 한국의 분당과 일산이다. 컨소시엄은 2009년까지 주택분양과 상업용지 매각 등을 통해 9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최대 1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구 하노이신도시기획단 고문은 “최근 부동산 바람을 맛본 현지 업체들이 베트남정부에 사업권을 넘겨줄 것을 요청하면서 사업승인이 당초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300억달러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연계 =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베트남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2020 하노이 신수도 계획’사업 수주전망도 한층 밝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정부는 경제도시인 호치민에 비해 주거 여건이 떨어지는 하노이시를 2020년까지 수도에 걸맞는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96년부터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하노이 홍강 북쪽 2397만평을 개발하기 위해 총 3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당시 대우건설 전신인 ㈜대우가 주축이 돼 벡텔 등 각 나라 건설사들과 함께 추진 중인 사업이다.
유태현 주베트남 대사는 “기획 단계부터 신도시 사업 파트너 역할을 했던 한국측에 투리엠지구 개발사업권을 줄 것을 농득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사실상 확인한 것이므로 조만간 사업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베트남 신수도사업의 첫 단추를 꿰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건설업체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건설업체 진출 활발 = 지난 19일 베트남 호치민시의 외국인 주거지역 안푸에서는 한국기업의 모델하우스 개관식이 열렸다. 베트남에서 첫 선을 보인 모델하우스 행사에는 호기심어린 베트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한국의 중견건설업체 (주)대원이 한국형 고급아파트 3개동 22~48평형 405가구를 분양하기 위해 마련한 것. (주)대원에 따르면 현지 아파트보다 3~4배 가량 높게 책정된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고급아파트’란 입소문 덕에 분양 이전부터 문의가 이어졌다.
베트남이 한국 건설업체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7%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은 주택보급률이 10%에 불과하다. 특히 2001년부터 업무용 빌딩과 주거용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임대료가 연간 10% 이상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11개 건설업체가 하노이시와 호치민시에 지사를 설립하고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93년 오리온 브라운관 공장 건설공사를 비롯 같은 해 하노이 대우호텔 신축공사, 96년 18번 고속도로 개량공사, 하노이 사이동 공단개발, 그리고 2003년부터는 하이퐁 환경플랜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건설도 베트남 호치민 인근 ‘랴베’`지역에서 100만평·10억달러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빌딩이 들어서는 신도시를 BT(Build & Transfer)방식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하노이=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27일 주베트남대사관과 대우건설에 따르면 국내 6개 건설업체로 구성된 하노이 신도시 컨소시엄이 최근 베트남 신도시 개발청에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고 사업착수에 본격 나섰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상반기 사업승인이 나면 보상절차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택분양 등 본격적인 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10년 만에 본격화되는 신도시사업 = 국내 기업들이 하노이 신도시 사업을 주도하기까지에는 10여년에 걸친 대우건설의 기초공사가 있었다.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는 하노이 서북쪽 서호(西湖) 인근 250만평과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홍강(메콩강)의 북쪽 2400만평을 행정과 상업·주거·레저 기능을 갖춘 복합신도시로 개발하는 베트남정부의 역점사업이다.
대우건설은 그룹이 건재하던 96년 8월부터 베트남 정부와 함께 하노이신도시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던 김우중씨가 직접 나섰고 이현구 하노이신도시기획단 고문 겸 하노이대우호텔 사장이 하노이 현지를 지휘했다. 이듬해 대우건설이 만든 신도시기획안이 베트남 공산당 간부와 행정관료·전문가 등 250여명이 모인 집체회의에서 공식 통과됐다. 당시 대우건설이 만든 도시계획도는 현재까지 베트남정부의 공식기안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이 대형지도가 서점 등지에서 100달러에 팔리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97년 말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고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2003년 대우건설을 주간사로 포스코건설·코오롱건설·경남건설·동일토건·대원 등 국내 6개 업체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63만평 규모 신도시 우선 개발 = 대우컨소시엄이 신도시 개발을 위한 첫 삽을 뜨는 곳은 하노이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베트남 최대 호수인 서호의 서쪽 지구.
투리엠지구로 불리는 이 지역은 총 63만평 규모로 하노이 신도시의 핵심지역이 될 전망이다. 대우컨소시엄은 이 중 베트남 공산당 당사를 비롯 하노이 시청과 외교단지 등이 들어설 투리엠지구를 우선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 논밭인 이 지역은 4800가구에 이르는 주거단지를 비롯 국제업무센터와 호텔 등 행정·상업·주거·레저 기능을 갖춘 신도시로 거듭난다. 베트남정부가 모델로 삼은 도시도 한국의 분당과 일산이다. 컨소시엄은 2009년까지 주택분양과 상업용지 매각 등을 통해 9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최대 1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구 하노이신도시기획단 고문은 “최근 부동산 바람을 맛본 현지 업체들이 베트남정부에 사업권을 넘겨줄 것을 요청하면서 사업승인이 당초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300억달러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연계 =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베트남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2020 하노이 신수도 계획’사업 수주전망도 한층 밝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정부는 경제도시인 호치민에 비해 주거 여건이 떨어지는 하노이시를 2020년까지 수도에 걸맞는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96년부터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하노이 홍강 북쪽 2397만평을 개발하기 위해 총 3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당시 대우건설 전신인 ㈜대우가 주축이 돼 벡텔 등 각 나라 건설사들과 함께 추진 중인 사업이다.
유태현 주베트남 대사는 “기획 단계부터 신도시 사업 파트너 역할을 했던 한국측에 투리엠지구 개발사업권을 줄 것을 농득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사실상 확인한 것이므로 조만간 사업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베트남 신수도사업의 첫 단추를 꿰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건설업체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건설업체 진출 활발 = 지난 19일 베트남 호치민시의 외국인 주거지역 안푸에서는 한국기업의 모델하우스 개관식이 열렸다. 베트남에서 첫 선을 보인 모델하우스 행사에는 호기심어린 베트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한국의 중견건설업체 (주)대원이 한국형 고급아파트 3개동 22~48평형 405가구를 분양하기 위해 마련한 것. (주)대원에 따르면 현지 아파트보다 3~4배 가량 높게 책정된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고급아파트’란 입소문 덕에 분양 이전부터 문의가 이어졌다.
베트남이 한국 건설업체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7%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은 주택보급률이 10%에 불과하다. 특히 2001년부터 업무용 빌딩과 주거용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임대료가 연간 10% 이상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11개 건설업체가 하노이시와 호치민시에 지사를 설립하고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93년 오리온 브라운관 공장 건설공사를 비롯 같은 해 하노이 대우호텔 신축공사, 96년 18번 고속도로 개량공사, 하노이 사이동 공단개발, 그리고 2003년부터는 하이퐁 환경플랜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건설도 베트남 호치민 인근 ‘랴베’`지역에서 100만평·10억달러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빌딩이 들어서는 신도시를 BT(Build & Transfer)방식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하노이=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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