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야심차게 기획한 성서 첨단산업단지의 업체 유치가 성공리에 끝났다.
무려 35개의 반도체 관련 업체가 입주를 희망, 성장 가능성 있는 12개사가 입주키로 최종 계약을 맺은 것.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장치 제조업체인 컴텍스가 오는 8월 입주하는 것을 필두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12개사가 입주하게 된다.
이번 첨단단지의 성공적 분양은 대구지역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의 개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동집약 산업구조 개선 가능성 열어
대구와 경북지역은 그동안 섬유와 건설업이 대표산업으로 각광받아 왔다. 섬유산업은 80년대를 거치며 국제경쟁력을 잃어 왔고 건설업은 IMF 이후 상당수 업체가 부도 처리되는 시련을 겪었다.
따라서 대구지역은 ‘산업구조를 개편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도시로 탈바꿈할 것’을 요청 받아왔다. 최근 대구시가 성서 첨단단지에 유망한 업체를 성공적으로 유치함에 따라 ‘장기 계획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대구 산업구조 개선도 가능하다’는 점이 재확인된 것이다.
첨단업체 유치 위해 파격적 조건 내걸어
대구시는 올해 3월 첨단산업 유치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기본계획의 핵심은‘성서산업단지 내에 3만평의 첨단단지를 조성, 기술파급효과가 큰 반도체 관련 유망기업을 유치’한다는 것.
그러나 첨단산업 업체들이 관련 업체나 인프라가 없는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첨단기술을 가진 유망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대구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우선 공장부지의 분양가격을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평당 60만원 대를 호가하는 성서단지의 분양가를 35만원으로 확정했다.
공장 이전비용을 일부 보전(최대 2억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또 첨단단지에 입주한 기업은 대구시의 구조조정 자금을 낮은 이율(연리 5%)에 융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전국의 유망한 업체 35개사가 입주를 희망한 것.
반도체 관련 첨단 업체 대거 유입
대구시 기업유치위원회는 이 가운데 12개 업체를 선정,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12개 업체는 서울 부산 구미 등 외지업체 5개사,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벤처기업 2개사, 지역 기업 5개사가 포괄되어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기업은 희성그룹 계열사인 상농기업(서울시 용산구)이다. 희성은 LG에서 분리된 그룹. 상농기업은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의 핵심부품인 LCD 백라이트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PDP(벽걸이TV) 등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LG에 부품을 대량 공급할 예정.
상농기업은 대구첨단단지 1만5천평의 부지를 신청했으며, 올 상반기 중 생산시설을 갖춰 내년 매출목표를 1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대구의 컴텍스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컴텍스 역시 반도체 장비와 장치 제조업체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삼성생명으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4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주목받았다. 삼성생명 측이 액면가 5천원인 컴텍스의 주식을 주당 8만원으로 계산해 투자한 것. 대구·경북지역 단일 벤처로는 최대규모이고 투자 조건도 일등급이다. 컴텍스는 8월 중으로 첨단산업단지로 이전하며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의 아진전자는 반도체 제어계측용 칩과 모션컨트롤보드 시스템개발 분야의 국내 정상 벤처기업. 내년 160억원을 매출목표로 잡고 있다.
천안의 P.K.L<주>은 국내 유일의 TFT-LCD마스크(IC 제작을 위한 회로 패턴이 그려진 유리판) 생산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대구첨단산업단지 부지 5천평을 신청했다. 역시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성심산업(구미)은 3천평을 신청, 대구공장을 통한 내년 매출을 150억원으로 잡고 있다.
4년 뒤 1조원대 매출 발생 예상돼
이들 업체가 입주해 첨단산업단지가 본격 가동되면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시는 성서첨단산업 전용단지 3만평에 12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가동되면 올해 1천52억원, 2002년 4천800억원, 2004년에는 1조2천519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고용효과는 올해 351명, 2002년 1천600명, 2004년 4천173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치기업들이 반도체관련 기업이어서 지역 출신의 고급인력이 외지로 유출되지 않고 대구에 정착하는 부수효과까지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장비업 등 첨단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와 부품 중간재 비용의 비율이 55%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의 인건비와 외주비용은 올해만 579억원에 이른다. 또 2004년에는 6,884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반도체장비 제조업은 자체 조립공정만 갖고 부품은 외주를 주는 형태여서 성서공단의 기계산업과 섬유기계산업의 기술수준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구시, 인근 4만5천평도 첨단단지 조성 계획
대구시는 이번 첨단단지 분양 성공에 힘입어 인근의 4만5천평을 2차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대구가 아직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에 분양가격을 절반으로 떨어뜨리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처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점을 지원한다면 대구지역 산업구조조정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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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5개의 반도체 관련 업체가 입주를 희망, 성장 가능성 있는 12개사가 입주키로 최종 계약을 맺은 것.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장치 제조업체인 컴텍스가 오는 8월 입주하는 것을 필두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12개사가 입주하게 된다.
이번 첨단단지의 성공적 분양은 대구지역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의 개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동집약 산업구조 개선 가능성 열어
대구와 경북지역은 그동안 섬유와 건설업이 대표산업으로 각광받아 왔다. 섬유산업은 80년대를 거치며 국제경쟁력을 잃어 왔고 건설업은 IMF 이후 상당수 업체가 부도 처리되는 시련을 겪었다.
따라서 대구지역은 ‘산업구조를 개편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도시로 탈바꿈할 것’을 요청 받아왔다. 최근 대구시가 성서 첨단단지에 유망한 업체를 성공적으로 유치함에 따라 ‘장기 계획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대구 산업구조 개선도 가능하다’는 점이 재확인된 것이다.
첨단업체 유치 위해 파격적 조건 내걸어
대구시는 올해 3월 첨단산업 유치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기본계획의 핵심은‘성서산업단지 내에 3만평의 첨단단지를 조성, 기술파급효과가 큰 반도체 관련 유망기업을 유치’한다는 것.
그러나 첨단산업 업체들이 관련 업체나 인프라가 없는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첨단기술을 가진 유망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대구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우선 공장부지의 분양가격을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평당 60만원 대를 호가하는 성서단지의 분양가를 35만원으로 확정했다.
공장 이전비용을 일부 보전(최대 2억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또 첨단단지에 입주한 기업은 대구시의 구조조정 자금을 낮은 이율(연리 5%)에 융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전국의 유망한 업체 35개사가 입주를 희망한 것.
반도체 관련 첨단 업체 대거 유입
대구시 기업유치위원회는 이 가운데 12개 업체를 선정,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12개 업체는 서울 부산 구미 등 외지업체 5개사,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벤처기업 2개사, 지역 기업 5개사가 포괄되어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기업은 희성그룹 계열사인 상농기업(서울시 용산구)이다. 희성은 LG에서 분리된 그룹. 상농기업은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의 핵심부품인 LCD 백라이트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PDP(벽걸이TV) 등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LG에 부품을 대량 공급할 예정.
상농기업은 대구첨단단지 1만5천평의 부지를 신청했으며, 올 상반기 중 생산시설을 갖춰 내년 매출목표를 1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대구의 컴텍스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컴텍스 역시 반도체 장비와 장치 제조업체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삼성생명으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4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주목받았다. 삼성생명 측이 액면가 5천원인 컴텍스의 주식을 주당 8만원으로 계산해 투자한 것. 대구·경북지역 단일 벤처로는 최대규모이고 투자 조건도 일등급이다. 컴텍스는 8월 중으로 첨단산업단지로 이전하며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의 아진전자는 반도체 제어계측용 칩과 모션컨트롤보드 시스템개발 분야의 국내 정상 벤처기업. 내년 160억원을 매출목표로 잡고 있다.
천안의 P.K.L<주>은 국내 유일의 TFT-LCD마스크(IC 제작을 위한 회로 패턴이 그려진 유리판) 생산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대구첨단산업단지 부지 5천평을 신청했다. 역시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성심산업(구미)은 3천평을 신청, 대구공장을 통한 내년 매출을 150억원으로 잡고 있다.
4년 뒤 1조원대 매출 발생 예상돼
이들 업체가 입주해 첨단산업단지가 본격 가동되면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시는 성서첨단산업 전용단지 3만평에 12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가동되면 올해 1천52억원, 2002년 4천800억원, 2004년에는 1조2천519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고용효과는 올해 351명, 2002년 1천600명, 2004년 4천173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치기업들이 반도체관련 기업이어서 지역 출신의 고급인력이 외지로 유출되지 않고 대구에 정착하는 부수효과까지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장비업 등 첨단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와 부품 중간재 비용의 비율이 55%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의 인건비와 외주비용은 올해만 579억원에 이른다. 또 2004년에는 6,884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반도체장비 제조업은 자체 조립공정만 갖고 부품은 외주를 주는 형태여서 성서공단의 기계산업과 섬유기계산업의 기술수준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구시, 인근 4만5천평도 첨단단지 조성 계획
대구시는 이번 첨단단지 분양 성공에 힘입어 인근의 4만5천평을 2차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대구가 아직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에 분양가격을 절반으로 떨어뜨리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처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점을 지원한다면 대구지역 산업구조조정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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