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나면 신고하는 것이 제일”

엽기적 영아납치 사건 해결 주역 강남서 기동순찰대 김행영 경장

지역내일 2005-02-11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 것은 기쁘지만 비인간적인 사건이 없었으면 합니다. 경찰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의심나는 사건이 있으면 즉시 신고하는 습관을 들여주세요.”
2005년 첫달인 1월 마지막 주, 전국을 분노케 했던 영아납치·친모살해 사건 용의자 일당 체포는 아주 작은 일이 단서가 됐다.
강남서 기동순찰대 김행영(34) 경장은 지난달 22일 평소처럼 강남서 관할 도로를 순찰 중이었다. 김 형사 일행은 오전 11시쯤 삼릉 사거리 부근을 지나치고 있었다. 이때 소나타Ⅲ 자동차가 김 형사 일행 근처를 거칠게 달려 지나쳤다.
특별히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김 형사는 해당 이 차가 왠지 의심스러웠다. 그는 강남서로 즉시 무선 차량조회를 해봤고 아니다 다를까 이 차는 ‘뺑소니’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형사 일행은 앞쪽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뺑소니차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이 차 운전자는 순찰차를 피해 맹렬히 도주하기 시작했다. 김 형사 일행은 곧바로 뒤를 쫓았고 추적 중에 강남서 기동순찰대로 지원을 요청했다. 1킬로미터를 도주하던 범인 두명은 강남구청 인근에서 차를 버리고 약 300여 미터를 달아나다 지원 나온 경찰과 격투 끝에 붙잡혔다. 강남서에서 조사한 결과 김 모씨(40)와 김씨의 후배 박 모씨(36)는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난 단순 뺑소니범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찰은 과민반응을 보이며 달아난 것이 수상하게 여겨 이들의 차를 수색했다. 그 결과 오래된 휴대폰을 발견했고 범인들이 휴대폰 번호와 구입 절차에 대해 답변이 엇갈리자 해당 이통사에 조회를 의뢰했다.
일곱 차례에 걸친 번호 조회 후 휴대폰 주인의 친구와 통화에 성공했다. 휴대폰 주인의 친구는 “지난해 친구가 아이와 함께 사라져 혼자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경찰은 이들의 직업이 심부름센터 직원이라는 것과 살해된 여자의 핸드폰이 연관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집중 추궁,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김남성 기자 kns199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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