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서 공연하면 왜 대박나나

‘지방 중소도시 공연하면 쪽박’ 통념 깨고 지난해부터 대중공연 잇따라 성공

지역내일 2005-02-16 (수정 2005-02-16 오전 8:02:44)
인구 37만명에 불과한 구미시에서 대중가수 콘서트를 비롯, 지난해부터 각종 공연이 꼬리를 잇고 있다. 게다가 열리는 공연 대부분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있다. 보통 공연기획사들이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지방공연, 그것도 광역시가 아닌 중소도시 공연을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는 분명 이례적인 모습이다.
특히 구미시의 이같은 모습은 지자체와 지역 기업, 공연기획사 등이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 결과라는 점에서 다른 도시나 기획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미에서 공연하면 성공한다” 입소문 =
지난해 11월 20일 구미실내체육관(박정희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연 대중가수 신승훈씨는 공연을 마친 후 스스로 고무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지방공연, 그것도 광역도시가 아닌 지방 작은 도시에서의 공연임에도 여느 대도시 못지 않을 정도로 열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신승훈씨는 공연장에서 “대부분 가수들이 돈도 돈이지만 관객이 안오게 되면 혹시나 자신의 명성에 해가 될까봐서라도 구미와 같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콘서트는 생각도 안할 것”이라며 “나도 지난 10월 포크 빅3 콘서트가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고 와봤는데 막상 직접 보니 다른 어느 대도시 못지 않을 정도로 관객도 많았고 관람수준도 높았다”고 관객들에게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구미실내체육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는 윤도현밴드 공연을 제외하고는 유료공연이 한건도 없었다. 하반기 들어 6월 12일 조용필 공연(2회)을 시작으로, 10월 16일 ‘포크 빅3 콘서트’(송창식·윤형주·김세환), 11월 20일과 21일 신승훈 콘서트, 12월 30일 김건모 콘서트, 올해 1월 8일 윤도현밴드 콘서트, 1월 22일 웃찾사 공연(2회) 등 유료공연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줄지어 열렸다. 특히 전국적으로 좌석점유율 면에서 지난해 가장 ‘대박난’ 공연중 하나로 평가받는 윤도현밴드 콘서트의 경우 올해 공연 첫 무대로 구미시를 고를 정도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오는 3월 26일과 27일에는 구미시예술회관에서 뮤지컬 ‘명성황후’가 공연될 예정이다.

◆‘지역문화 활성화’ 위해 지역기업·지자체·기획사 뭉쳤다 =
물론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대형 공연이 잇따라 성공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달 열리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경우도 기획사는 이미 객석을 채우는 문제에 자신이 있다. 지역 기업체와 지자체에서 발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공단에 입주해 있는 모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사원들의 공연관람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하루치 관람석 전체를 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문화공연’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지난해부터 알아챘기 때문이다. 구미지역의 경우 공단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작업장의 ‘삭막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문화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구미시는 지방공연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8월 조례개정을 통해 실내체육관과 예술회관 등 공연시설을 사용할 경우 부과하던 체육발전기금을 당초 입장권 판매액의 20%에서 10%로 하향조정했다. 이 때문에 공연 기획사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구미시에서 각종 공연이 잇따라 열리는 또하나의 계기가 됐다.
특히 구미시는 외국기업 유치 유공자와 시 수출액 273억달러 달성 유공자들에 대한 지원 및 격려차원으로 이번 ‘명성황후’ 공연 관람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명성황후’ 공연 기획사도 수익금의 일부를 구미지역 독립유공자를 위한 지원기금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단순히 수익만 좇거나 의례적 ‘불우이웃돕기’ 사업이 아닌 지역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함으로써 서로 ‘윈-윈’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안된다 탓만 말고 방법 함께 찾아야” =
그러나 아직 대부분 지역에서 심지어 수도권 대도시조차도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공연장을 단순히 지역잔치나 지역내 유치원·초등학생들의 장기자랑 장소로만 활용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문화수준이 아직 낮다’는 푸념만 일삼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 지자체에서 갖고 있는 문화센터나 시민회관, 실내체육관에서 유료공연이 열리는 것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구미시의 경우와 같이 ‘지역문화 활성화’와 ‘지역주민 문화 향유 기회부여’를 위해 각 주체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게 구미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미시에서 수차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무궁화엔터컴 기획사 조성국 사장은 “해당 지자체와 공연기획사, 지역 기업이 뜻을 모으고 지역언론을 통해 홍보한다면 서울에 비해 문화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지방 주민들에게도 얼마든지 훌륭한 문화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유진 구미 허신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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