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학교는 아직 학교폭력의 못자리(김 대 유 2005.03.02)

지역내일 2005-03-02
학교는 아직 학교폭력의 못자리
김 대 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거나 불손한 태도로 행동시에는 선도규정에 의거 어떠한 단계적 조치에도 이의가 없습니다.”
“… 면담에 응하지 않을 때에 일어나는 어떠한 불이익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조폭이 경찰에 제출하는 각서가 아니다. 봄철 입학 시즌에 신입생과 학부모로부터 강제로 징구하는 중고등학교의 서약서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지금 학교는 불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충실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학교장이 도리어 윽박지르는 듯한 서약서를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강요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로부터 좋은 수업을 받기보다는 학교폭력과 왕따에 시달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 근저에는 사교육비의 팽창과 함께 학교 안전망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학교폭력의 못자리로 보는 배경에는 자녀가 초등학교 때부터 생생하게 경험한 왕따 사건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폭력에 대한 안전망은 열린 생활지도와 함께 수평적인 학교행정 체제가 필수적이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학생만이 아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교폭력을 공개적으로 지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다운증후군이 있는 급우를 다수의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힌 학급의 왕따 사건을 육하원칙에 의해 철저하게 지도한 중학교의 여교사가 최근에 몹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녀는 학교장의 은폐 지시를 거부한 대가로 학부모회 임원인 가해자 학부모들에게 숱한 언어폭행을 당했고, 새해 2월의 인사배정에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학교폭력대책법이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아직 학교폭력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터부(taboo)시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해학생들에게 정당한 절차 없이 등교정지가 남용되고 있고, 피해아이들은 학교폭력이 아닌 단순 폭행이나 우발적인 쌍방과실로 규정되어 다시금 심리적인 이중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학교풍토는 밀양 청소년 집단 성폭행 등 거듭되는 학교폭력의 산실로 작용한다. 학교폭력을 최소화하려면 먼저 학교를 그린벨트처럼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을 학교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학교문화가 시급히 조성되어야 한다. 새학기를 맞이하여 김진표 교육부장관과 학교장들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서약서라도 우선 써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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