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기획-메인

지역내일 2005-03-08
성매매특별법 법시행 6개월을 맞는 윤락가는 여전히 집중단속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성매매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집창촌에서는 거의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나머지 윤락업소들도 위축돼있었다. 일단 법 시행 당시 여성부에서 내걸었던 “성매매 종사여성이 최소 33만명, 업소가 8만개, 거래규모 24조원에 이르는 성산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목표는 관철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되면서 룸살롱 등에서 성매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또 단속을 피해 주택가로 성매매가 파고들고 있으며 인터넷 성매매, 해외원정 성매매 등 성매매행위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집창촌, 개점휴업상태 = 특별법의 직격탄을 맞은 집창촌은 법시행 6개월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썰렁했다. 지난 3일 밤 10시 30분. 대표적 집창촌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 법 시행 전만 해도 이곳은 한창 사람들이 넘쳐나기 시작할 때라는 게 이곳 사람들 얘기지만 지금은 손님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특별법 시행 이후 꺼졌던 ‘홍등’은 지난해 연말부터 다시 켜졌지만 여전히 개점 휴업인 곳이 많았다. 이날도 ‘홍등가’ 골목에는 ‘삐끼’들만 나와 앉아 있을 뿐 지나가는 이조차 드물었다. 어쩌다 손님이 골목입구에 들어서면 ‘삐끼’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삐끼’들마다 “술, 시간 모두 두 배로 주고 아가씨가 마음에 안 들면 ‘알바(대학생)’도 데려올 수 있다”며 호객행위를 했다.
업소 출입문에 붙은 가격표에는 ‘카드 8만원, 현금 7만원’으로 적혀 있었지만 ‘삐끼’들이 부르는 가격은 6만원선이었다. 한 업소 주인은 흥정에 따라 4만원까지 내려갈 때도 있다고 했다.
‘삐끼’들은 “지난해 말부터 단속이 풀어졌다, 걸릴 것 같으면 장사를 하겠느냐”고 안심을 시키려 했지만 썰렁한 분위기를 본 남성들은 대부분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성매매특별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10월과 비교해보면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는 게 업소 주인들의 얘기다.
한 업소 주인은 “운 좋은 날에는 손님 3명 정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물론 그 정도로는 가게 유지도 어려운 상황. 4급 장애인인 주인은 “가게문을 닫고 식당일을 알아봤지만 받아주질 않아 다시 이 일을 하게 됐다”며 “그저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을 닫는 업소는 꾸준히 늘고 있다. ‘미아리 텍사스 자율정화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영업중인 업소 수는 111곳. 법 시행전 한때 278개였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 성매매특별법 시행 직후 업소주인과 성매매여성들의 시위를 주도했던 자율정화위원장마저도 문을 닫고 이곳을 떠났다. 성매매 여성들도 이곳을 많이 떠나 업소별로 많게는 70%까지 준 곳도 있다.

◆짝짓기만 한창인 나이트클럽 = 지난 3일 밤, 취재팀은 인덕원의 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화려한 조명, 인파로 가득 찬 무대, 차가운 바깥 날씨에 아랑곳없이 반팔 티셔츠를 입은 남녀들이 요란한 음악에 맞춰 정신 없이 몸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9시 30분. 나이트클럽 운영시간으로 봤을 때 초저녁(?)이라 그런지 200여개의 테이블에 손님이 듬성듬성 앉아 있었다.
약 한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르자 남녀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11시쯤 순식간 나이트클럽 테이블은 가득 차고 남녀 손님들은 부킹으로 불리는 짝짓기에 한창이었다.
취재진은 이곳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어두운 나이트클럽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런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취재진은 웨이터를 불러 “물 좋은 곳이라고 소문 듣고 왔다”며 “2차 나갈 수 있는 아가씨 부킹을 부탁한다”고 요구하자, “부킹해서 2차 나가는 것은 손님들의 능력”이라며 “웨이터가 아가씨들에게 잘못 이야기하면 뺨 맞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일단 웨이터에게 부킹을 요구했고 30∼40대 여성 3∼4명을 만났지만 모두 성매매와는 거리가 멀었다. 12시가 넘어서까지 취재는 계속됐지만 결국 인덕원 나이트클럽은 부킹 잘되는 물(?) 좋은 나이트클럽촌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손으로 하면 처벌 안된다” = 지난달 17일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특별법상 ‘유사성행위’에 대한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는 유사성행위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사지 업소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장 모(33)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이른바 손으로 성행위를 해주더라도 처벌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특별법 시행 이후 은밀하게 성매매가 이뤄지던 안마시술소와 퇴폐이발소도 타격을 받았다. 법 시행 후 손님이 뚝 끊긴 것.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고객들이 발길을 끊었다.
한동안 여의도 직장인을 상대로 인기를 끌었던 휴게텔(유사성행위 업소)은 개점 휴업 또는 폐업 상태에 들어갔다. 휴게텔은 점심시간 버젓이 호객용 전단지를 나눠줄 정도로 한때 인기를 끌었다.
서울 지난 3일 강남역 일대. 서울 강남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술집이 많은 곳이다.
단속걱정을 하며 넌지시 성매매 의사를 밝히는 취재진에게 A안마시술소 업주는 “지금은 단속기간이 아니어서 괜찮다”며 적극적으로 호객행위에 나섰다. 신용카드를 결제하더라도 상호만 뜨기 때문에 안심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업주는 “밤 11시부터 새벽 3시가 가장 손님이 많다”며 “여성도 선택해가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발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강남역 부근 이발소들은 “단속걱정이 된다면 현금서비스로 돈을 찾아 직접 주면 흔적이 안 남는다”고 방법을 일러주며 사력을 다해 호객행위를 했다.
이 업주는 “스포츠 마사지나 휴게텔(유사성행위 업소)와 달리 이발소는 정부에서 자격증을 내주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허황된 논리를 펴기도 했다. 또 “휴게텔은 아무래도 신종업소라 단속이 심하다”며 이발소가 매매춘을 하기에 안전한 곳임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잇따라 경찰 단속에 적발되고 있는 피부 마사지 업소는 성매매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일부 마사지 업소는 “서비스는 손으로만 해줄 수 있다”고 하기도해 유사성행위를 단속한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다.
인근에 세워둔 차 유리창엔 새카맣게 꽂혀 있는 낯뜨거운 명함들은 출장 성매매가 다시 고개를 들었음을 보여줬다. 여대생, 봄바람 따위의 이름의 이 명함은 010-××××-×××× 따위의 핸드폰 번호를 통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근처 모텔을 잡아놓고 방 번호를 알려주면 아가씨를 보내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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