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캠프는 어떻게 보나” 촉각
우리당 전당대회 ‘예비선거’ 앞두고 정보전 치열 … 개혁·실용 블록대결 속 개혁진영 파상공세
지역내일
2005-03-07
(수정 2005-03-07 오전 11:00:30)
4·2 전당대회를 향한 열린우리당 당권 주자 10인의 발걸음이 숨가쁘다. 당권경쟁의 첫 길목인 예비선거(3월10일)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탓이다. 후보간 합종연횡 모색, 상호견제와 신경전이 뒤얽혀 복잡하고 치열해 보이지만 후보간 당권 전쟁은 일정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전체 판세를 가르는 최대 전선은 개혁 대 실용 구도다.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노선 논쟁 속에 양대 블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실용블록을 겨냥한 개혁블록의 파상공세가 거세다.
이와 동시에 개혁블록의 대표성 선점을 위한 각축이 뜨겁고, 블록 안팎을 넘나드는 각 후보간 공세와 신경전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개혁 대 실용 전선은 불리”= 문희상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판세를 어떻게 보느냐.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나”란 질문을 부쩍 많이 한다.
각 후보진영의 여러 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상공세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문희상 대세론이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고 했다.
개혁전선의 후보가 신기남 장영달 김두관 유시민 김원웅 임종인 등 모두 6명이나 되는데다 이들이 문희상 후보를 ‘실용주의’의 대표주자로 지목,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전대 출마선언을 했던 신기남 후보측이 ‘병풍정치, 세몰이 정치’로 1차 공격을 가한 데 이어 6일 오전에는 장영달 후보가 “노심을 앞세워 국회의원들을 줄세우며 대세론을 주장하는 후보”라며 가세했다.
문 후보는 “생산적인 개혁, 전략있는 개혁이 중요하다”며 이른바 ‘민생과 개혁의 동반 성장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지지기반이 겹치는 염동연 후보의 조직력도 문 후보측을 당황케 했다. 애초 지지를 약속했던 일부 지역 당 간부들이 염 후보쪽에 몸담는 사례가 적지 않아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문 후보측은 “개혁 대 실용 전선은 아무래도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개혁블록 대표주자 누구냐”= 신기남 장영달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개혁블록의 대표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신 후보측은 ‘문 후보가 1위’라는 타 후보진영의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유력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켜 당내 의원, 중앙상무위원 등 상층부에서는 대세론이 먹힐지 몰라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기류가 다르다”며 두 후보가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위쪽에 강한 ‘역피라미드형’ 지지구조라면 신 후보는 위아래의 지지가 고른 ‘원통형’이라는 것. 신 캠프측 인사들은 “당의장 선거 등 전국선거를 두차례 치르면서 지역의 핵심활동가들과 네크워크가 만들어져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신기남 후보의 잠재력에 대해 각 후보진영의 판단은 엇갈리는 편이다. 문희상 송영길 후보 등은 2위로 평가하는 반면 염동연 후보측은 “시간이 갈수록 탄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한다.
개혁 대 실용의 전선이 더없이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하는 쪽은 장영달 후보다. “개혁블록이 형성되면서 장 후보가 개혁진영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문희상 후보는 “대세에 편승해 개혁 외투만 걸치려한다”는 논리로, 신기남 후보에게는 “개혁 실종으로 당의 위기를 불러온 1기 지도부의 책임”을 들며 양갈래 공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 캠프쪽 인사들은 “현재 문희상 후보가 1위”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예비선거 후 진검승부에 들어가면 재야파와 국민정치연구회 등의 조직이 풀 가동돼 개혁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를 굳히며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기남 캠프측에서는 장영달 김원웅 후보의 바닥강세가 확연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문희상 캠프는 염동연 후보와 함께 3위권을 다투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다크호스의 힘 증명될까’=조직강세로 문희상 캠프를 긴장시켰던 염동연 후보는 자체 평가보다 외부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문 후보측은 구 민주당 시절부터의 전통당원층에 탄탄한 조직기반이 있다는 점에서 염 후보가 3·4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염 후보측은 오히려 내부 진단이 보수적이다. 유시민 김두관 후보간 단일화 여부가 상임중앙위원 진입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두 사람간 단일화가 어찌될 것 같나”란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염 후보측은 문희상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1~2%의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벌이는 1강 중심 구도로 판세를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예비경선과 관련, “유시민 김두관 후보 모두 통과할 것”이라며 “본선 파괴력을 위해 두사람간 단일화가 필연”이라고 예측한다.
‘다크 호스냐 거품이냐’란 엇갈린 평가를 받는 인사는 작년 5~6월경부터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 김원웅 후보다. 당내에서는 “전국을 네바퀴 돌았다”는 얘기로 김 의원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얘기가 있는 반면, “국회의원 중심의 예비경선이 의외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후보측의 몇차례 자체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신기남 염동연 후보측도 김 후보의 강세를 인정하고 있다. 반면, 출발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지지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진단도 일부 캠프에서는 나오고 있다.
◆‘영남대표성·선명개혁성’=후보 단일화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두관 유시민 캠프측은 “두명 모두 예선 통과가 가능하고 본선 경쟁력도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당내 거의 모든 캠프가 “영남의 대표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정서가 있다”며 김두관 후보의 장점을 인정한다.
유시민 후보는 영남지역 순방에서 “예비경선 통과가 쉽지 않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염동연 송영길 캠프 등에서는 본선 강세로 평가하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전체 판세를 가르는 최대 전선은 개혁 대 실용 구도다.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노선 논쟁 속에 양대 블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실용블록을 겨냥한 개혁블록의 파상공세가 거세다.
이와 동시에 개혁블록의 대표성 선점을 위한 각축이 뜨겁고, 블록 안팎을 넘나드는 각 후보간 공세와 신경전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개혁 대 실용 전선은 불리”= 문희상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판세를 어떻게 보느냐.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나”란 질문을 부쩍 많이 한다.
각 후보진영의 여러 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상공세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문희상 대세론이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고 했다.
개혁전선의 후보가 신기남 장영달 김두관 유시민 김원웅 임종인 등 모두 6명이나 되는데다 이들이 문희상 후보를 ‘실용주의’의 대표주자로 지목,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전대 출마선언을 했던 신기남 후보측이 ‘병풍정치, 세몰이 정치’로 1차 공격을 가한 데 이어 6일 오전에는 장영달 후보가 “노심을 앞세워 국회의원들을 줄세우며 대세론을 주장하는 후보”라며 가세했다.
문 후보는 “생산적인 개혁, 전략있는 개혁이 중요하다”며 이른바 ‘민생과 개혁의 동반 성장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지지기반이 겹치는 염동연 후보의 조직력도 문 후보측을 당황케 했다. 애초 지지를 약속했던 일부 지역 당 간부들이 염 후보쪽에 몸담는 사례가 적지 않아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문 후보측은 “개혁 대 실용 전선은 아무래도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개혁블록 대표주자 누구냐”= 신기남 장영달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개혁블록의 대표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신 후보측은 ‘문 후보가 1위’라는 타 후보진영의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유력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켜 당내 의원, 중앙상무위원 등 상층부에서는 대세론이 먹힐지 몰라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기류가 다르다”며 두 후보가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위쪽에 강한 ‘역피라미드형’ 지지구조라면 신 후보는 위아래의 지지가 고른 ‘원통형’이라는 것. 신 캠프측 인사들은 “당의장 선거 등 전국선거를 두차례 치르면서 지역의 핵심활동가들과 네크워크가 만들어져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신기남 후보의 잠재력에 대해 각 후보진영의 판단은 엇갈리는 편이다. 문희상 송영길 후보 등은 2위로 평가하는 반면 염동연 후보측은 “시간이 갈수록 탄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한다.
개혁 대 실용의 전선이 더없이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하는 쪽은 장영달 후보다. “개혁블록이 형성되면서 장 후보가 개혁진영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문희상 후보는 “대세에 편승해 개혁 외투만 걸치려한다”는 논리로, 신기남 후보에게는 “개혁 실종으로 당의 위기를 불러온 1기 지도부의 책임”을 들며 양갈래 공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 캠프쪽 인사들은 “현재 문희상 후보가 1위”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예비선거 후 진검승부에 들어가면 재야파와 국민정치연구회 등의 조직이 풀 가동돼 개혁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를 굳히며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기남 캠프측에서는 장영달 김원웅 후보의 바닥강세가 확연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문희상 캠프는 염동연 후보와 함께 3위권을 다투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다크호스의 힘 증명될까’=조직강세로 문희상 캠프를 긴장시켰던 염동연 후보는 자체 평가보다 외부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문 후보측은 구 민주당 시절부터의 전통당원층에 탄탄한 조직기반이 있다는 점에서 염 후보가 3·4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염 후보측은 오히려 내부 진단이 보수적이다. 유시민 김두관 후보간 단일화 여부가 상임중앙위원 진입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두 사람간 단일화가 어찌될 것 같나”란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염 후보측은 문희상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1~2%의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벌이는 1강 중심 구도로 판세를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예비경선과 관련, “유시민 김두관 후보 모두 통과할 것”이라며 “본선 파괴력을 위해 두사람간 단일화가 필연”이라고 예측한다.
‘다크 호스냐 거품이냐’란 엇갈린 평가를 받는 인사는 작년 5~6월경부터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 김원웅 후보다. 당내에서는 “전국을 네바퀴 돌았다”는 얘기로 김 의원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얘기가 있는 반면, “국회의원 중심의 예비경선이 의외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후보측의 몇차례 자체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신기남 염동연 후보측도 김 후보의 강세를 인정하고 있다. 반면, 출발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지지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진단도 일부 캠프에서는 나오고 있다.
◆‘영남대표성·선명개혁성’=후보 단일화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두관 유시민 캠프측은 “두명 모두 예선 통과가 가능하고 본선 경쟁력도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당내 거의 모든 캠프가 “영남의 대표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정서가 있다”며 김두관 후보의 장점을 인정한다.
유시민 후보는 영남지역 순방에서 “예비경선 통과가 쉽지 않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염동연 송영길 캠프 등에서는 본선 강세로 평가하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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