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이 10일 오전 제59주년 창립기념식과 이용득 신임 집행부 취임식을 서울 양재동 한국교총회관에서 가졌다.
이날 창립기념식과 취임식에서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노총 지도부는 지난 59년 노총 역사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앞으로 고통 받고 소외받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신뢰받는 노동운동을 벌여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46년 해방 이듬해 3월10일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이 주도해 결성한 대한노총이 전신이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민간단체 중에서는 가장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갖고 있다.
당시 남로당 등 좌익 계열의 지도를 받던 전국노동조합평의회(전평)에 맞서 우익 진영의 노동단체로 출범한 대한노총은 상층부의 일방적 주도에 의해 결성됐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국내 유일의 노동단체로 성장했다.
이후 대한노총은 한국노총으로 이름을 바꾸고 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지기 전까지 사실상 유일한 노동단체로 정부의 보호와 노사협조주의 노선을 지켜왔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일반적 분석이다.
60~70년대 산업화 고도성장기에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정책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노총 관계자는 “80년대까지 이른바 ‘어용노조’의 오명을 뒤집어 쓴 것에 대해서 인정 한다”며 “하지만 당시의 엄혹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깃발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현재 노총 내부의 이른바 개혁파와 보수파의 선 가르기는 여러 가지 제한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도 포함된다.
반성과 혁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개혁파와 계승과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보수파 진영이 각종 선거나 주요 정책노선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총이 우리사회에서 유일노총의 지위에서 점차적으로 역할과 비중이 축소되는 계기는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이로부터 뿌리를 두고 있다고 자평하는 민주노총의 건설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전노협 등의 역사를 통해 90년대 전투적인 노동운동의 총 본산 역할을 하면서 꾸준히 그 세력범위를 넓혀왔으며, 97년 노동법 날치기 당시의 총파업과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선전 등으로 사실상 노동운동의 중심세력으로 성장했다.
이에 반해 노총은 내부 산하조직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각종 비리사건과 간부들의 활동력 저하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조직을 튼튼히 재구축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만도 제주도 버스노조, 섬유노조 부산본부, 부산항운노조 등지에서 각종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내부 양심선언이 터져나오고 있다.
간부들의 전반적인 노쇄화와 이에 따른 열성적 활동력의 부재도 조직발전에 어려움으로 따른다는 지적이 높다.
노총 출신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도덕성과 순수성에서 한국노총 일부 간부들의 행태는 문제점이 많다”며 “내부의 자정노력이 끊임없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조합원과 노동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용득 위원장도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자와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하면 노동운동은 끝장”이라며 “외부 회계감사를 강화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총선에서 녹색사민당으로 독자적인 정치실험에서 참패한 이후 당시 노총 내부에서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이남순 당시 위원장 등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는 등 파장은 걷잡을 수없이 확산됐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현 이용득 위원장이 금융노조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형성된 개혁적 이미지와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혁신의 건강한 흐름들이 그나마 현재의 노총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최근 민주노총이 내부 노선투쟁과 이로 인한 폭력사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의 대화와 타협문화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더 이상 맹목적 투쟁노선의 설 땅이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모든 것을 쟁취하겠다는 공허한 목표만 난무하는 노동운동은 국민과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정위를 비롯한 대화의 장에서 나름대로 노조원들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노총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더 이상 명분만 앞세운 투쟁적 노동운동은 안된다”며 “대화와 합의를 통해 노동자대중의 실질적 권익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노동운동의 노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튼 창립 60년을 코앞에 두고 한국노총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이날 창립기념식과 취임식에서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노총 지도부는 지난 59년 노총 역사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앞으로 고통 받고 소외받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신뢰받는 노동운동을 벌여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46년 해방 이듬해 3월10일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이 주도해 결성한 대한노총이 전신이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민간단체 중에서는 가장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갖고 있다.
당시 남로당 등 좌익 계열의 지도를 받던 전국노동조합평의회(전평)에 맞서 우익 진영의 노동단체로 출범한 대한노총은 상층부의 일방적 주도에 의해 결성됐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국내 유일의 노동단체로 성장했다.
이후 대한노총은 한국노총으로 이름을 바꾸고 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지기 전까지 사실상 유일한 노동단체로 정부의 보호와 노사협조주의 노선을 지켜왔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일반적 분석이다.
60~70년대 산업화 고도성장기에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정책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노총 관계자는 “80년대까지 이른바 ‘어용노조’의 오명을 뒤집어 쓴 것에 대해서 인정 한다”며 “하지만 당시의 엄혹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깃발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현재 노총 내부의 이른바 개혁파와 보수파의 선 가르기는 여러 가지 제한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도 포함된다.
반성과 혁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개혁파와 계승과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보수파 진영이 각종 선거나 주요 정책노선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총이 우리사회에서 유일노총의 지위에서 점차적으로 역할과 비중이 축소되는 계기는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이로부터 뿌리를 두고 있다고 자평하는 민주노총의 건설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전노협 등의 역사를 통해 90년대 전투적인 노동운동의 총 본산 역할을 하면서 꾸준히 그 세력범위를 넓혀왔으며, 97년 노동법 날치기 당시의 총파업과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선전 등으로 사실상 노동운동의 중심세력으로 성장했다.
이에 반해 노총은 내부 산하조직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각종 비리사건과 간부들의 활동력 저하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조직을 튼튼히 재구축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만도 제주도 버스노조, 섬유노조 부산본부, 부산항운노조 등지에서 각종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내부 양심선언이 터져나오고 있다.
간부들의 전반적인 노쇄화와 이에 따른 열성적 활동력의 부재도 조직발전에 어려움으로 따른다는 지적이 높다.
노총 출신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도덕성과 순수성에서 한국노총 일부 간부들의 행태는 문제점이 많다”며 “내부의 자정노력이 끊임없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조합원과 노동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용득 위원장도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자와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하면 노동운동은 끝장”이라며 “외부 회계감사를 강화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총선에서 녹색사민당으로 독자적인 정치실험에서 참패한 이후 당시 노총 내부에서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이남순 당시 위원장 등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는 등 파장은 걷잡을 수없이 확산됐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현 이용득 위원장이 금융노조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형성된 개혁적 이미지와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혁신의 건강한 흐름들이 그나마 현재의 노총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최근 민주노총이 내부 노선투쟁과 이로 인한 폭력사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의 대화와 타협문화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더 이상 맹목적 투쟁노선의 설 땅이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모든 것을 쟁취하겠다는 공허한 목표만 난무하는 노동운동은 국민과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정위를 비롯한 대화의 장에서 나름대로 노조원들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노총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더 이상 명분만 앞세운 투쟁적 노동운동은 안된다”며 “대화와 합의를 통해 노동자대중의 실질적 권익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노동운동의 노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튼 창립 60년을 코앞에 두고 한국노총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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