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민심과 정치(정세용 2005.03.15)

지역내일 2005-03-15 (수정 2005-03-15 오후 12:46:44)
민심과 정치

지난 해 3월 12일. 국민들은 놀랐다. “아무리 잘못이 있더라도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인데. 청와대에서 쫓겨날만큼 잘못한 것은 아닌데. 민심은 그게 아닌데.” 국민들은 탄핵안이 통과되는 것을 텔레비전 등을 통해 지켜보면서 다수의 폭력이 이런 것인가를 느꼈다. 그리고 국민의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다. 그로부터 한달 여 뒤,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은 원내 다수정당에서 원내 소수당으로 밀렸다.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은 교섭단체 자격도 상실했다. 국민들의 탄핵 반대 여론은 정치 지형을 바꿔버렸다. 어떤 제도와 기관 보다도 국민의 마음이 중요함을 일깨워줬다. 민심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것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확인됐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국민의 소리라고 ‘탄핵’은 가르쳤건만
탄핵안 가결과 이어진 탄핵역풍으로 새 정치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 이후 1년. 국가보안법 폐지, 사학법 개정, 과거사법 제정 등 3대 입법의 무산을 보면서 국민들은 개혁이 쉽지 않음을 실감했다. 시민과 인터넷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도 알았지만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파워도 아직 강력함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탄핵은 정치권 뿐아니라 사회 각계에 첨예한 대결을 불러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이던 지역간 대결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세대간 그리고 이념간 대결은 두드러져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다. “21세기 치열한 국제경쟁 사회에서 조금 쉬면 뒤쳐지는데.” 대화와 타협 보다는 갈등과 대결이 국민들을 괴롭혔음을 국민들은 기억한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정치권이다. 탄핵 이후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국민의 소리이고 무엇보다 존중해야 할 것은 민심이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의원들은 돈 정치를 청산해야한다는 지상명령은 잊은 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정치자금법을 개정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도 민심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의석만을 생각해 정책을 내놓고 다음 대권만을 의식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한다. 정책 개발에도 게으르다. 야당의 경우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다수결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권당의 책무는 어느 집단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1년전 탄핵의 교훈을 아직 깨우치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도시서민 등 소외계층은 2002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에서 보다 나은 삶을 생각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 그러나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이들 소외계층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 대기업 금고에는 돈이 쌓이고 부유층 자제는 외국으로 유학가 흥청망청 돈을 쓴다. 그러나 빈익빈 부익부에 서민과 농어민이 얼마나 좌절하고 있는지 열린우리당은 아는지, 지난 1년간 소외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 정책에도 일자리는 줄어만 갔지 않은가.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무엇인가.

우리당은 과거사법 등 처리하고 한나라당은 대안 제시해야
곧 과반의석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지만 열린우리당은 아직 과반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개혁을 한다면 우군인 민주노동당도 있다. 그러나 개혁성적표는 좋지 않다. 개혁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아니면 전략이 없었던 것인가. 과반의석을 갖고도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 열린우리당은 무능한 정당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열린우리당은 과반의석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생각해 민생법안 통과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보안법과 사학법 그리고 과거사법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일본의 교과서왜곡과 독도 자국영토 주장 등 무례한 태도는 친일잔재도 처리하지 못하는 우리를 깔보는 데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나라당도 정말 반성해야 한다. 정치에는 완승도 완패도 없다. 차선이 존재할 뿐이다.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 차선을 택해야 하는 것이다. 강재섭 신임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은 무조건 안된다고 밝혔다 한다. 소수정당으로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포기하고 말 것인가. 박근혜 대표와 강 원내대표는 지도력을 복원해 큰 틀의 정치를 해야 한다. 무조건 안된다고 할 것이 아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관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학교폭력을 막을 방안도 제시하고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한나라당의 복안도 내놓아야 한다.
정 세 용 논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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