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산업관련 특정학과 및 교과과정 신설, 졸업 후 취업보장
중소기업엔 아직 먼 얘기 … 구인-구직 괴리감 좁히는 게 관건
“요즘 일자리가 부족해 인력공급이 넘친다고 하지만, 기술적으로나 인성으로나 회사에 딱 맞는 사람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자동차업계 인사담당 임원), “항상 사람을 찾고 있는 중견·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말 쓸만한 사람이 없어 고민이다. 최근에도 이력서 120~130통을 받아보았지만 한 명도 뽑지 못했다”(전기분야 중견기업 남 모 사장)
기업들의 구인난과 대학 졸업생들의 구직난이 괴리감을 더하고 있다. 일단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한없이 높아진데다,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졸업생들의 현장 실무경험 부족을 탓하고, 대학 졸업생들은 채용정보의 부족을 호소하기 때문. 결국 수요자와 공급자간 불일치는 애써 키운 인력의 활용도를 떨어뜨림은 물론 청년실업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후에도 기업과 취업자 모두 불만족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편집자주
기업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맞춤형 인재양성’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맞춤형 인재양성이란 학교가 무작정 인력을 배출하던 것에서 벗어나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키워 이들이 취업과 동시에 기업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은 아예 대학의 커리큘럼을 직접 짜는 등 새로운 산학협력을 맺고, 주문식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대학이 배출해주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중소기업에게는 아직 먼 얘기로, 중견·중소기업 ‘구인’과 취업희망자 ‘구직’의 눈높이를 맞추는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주문형 석사·학부제 등장 =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성균관대에 반도체학과 신설방안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이달부터 고려대에 ‘주문형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측이 공대 대학원의 신입생 선발과 교과과정 구성에 참여하고, 배출된 졸업생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특정 교수가 특정강의를 맡을 수 있도록 지정할 수 있고, 자사의 CEO급 인사를 파견해 실무도 가르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부산대에도 주문형 학부과정을 개설했다.
LG그룹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도 한양대와 손잡고, 대학 내에 ‘부품 R&D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경북대와 만도트랙이라는 산학협력을 맺고, 공대에 차량동력학 등 5개과목과 현장실습 강좌를 개설하고 졸업 후 실무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별해 취업시키고 있다.
넥션타이어는 아예 경남정보대학에 ‘넥션 타이어과’를 설치, 회사 근무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고, 취업을 보장했다. 이 대학은 한진중공업 특별반도 운영중이다.
유명 외식업체인 ‘아웃백 스테이트 하우스’는 동부산대학과 협약을 통해 2개 과목을 개설, 예비 아웃백 사원 교육에 들어갔다.
◆인력양성 전문기업도 설립 =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2000년 기초기술을 확보하고 전문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회사 엔지비(NGV)를 설립했다. 주요업무는 △현대·기아차 연구장학생 운영 △원천기술 개발 △대학의 연구개발 및 인력 네트워크 구축 △대학교수 및 전문가를 통한 기술교육 등이다.
특히 2003년부터 연간 180명에 이르는 우수 인력을 선발해 현장실무능력을 갖춘 차세대 연구인력으로 육성,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하다. 기술교육은 30개 대학과 80여명의 교수진이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총 35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포스코는 매년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포스코 철강연구 지원사업’을 실시, 각 대학에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우수인력 중 희망자에 한해 졸업과 동시에 채용하고 있다. 현재 포항공대·아주대 등 7개 대학과 교수 15명, 석·박사과정 대학원생 80명이 고부가가치 제품 및 혁신 철강제조기술과 관련한 15개 과제를 수행중이다.
STX그룹은 창원대와 연구과제 교류, 현장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산학공동 기술과제 연구·멀티미디어 전자강의실 구축·어학원 설립 등을 위해 최근 5억원을 기탁했다. 향후 실무형 인재교육을 위해 창원대에 조선공학 과정을 신설, 수강생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전지역에서는 대전보건대학·목원대·배제대·충남대·한밭대 등 5개 대학이 공동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및 서비스 인력양성사업단’을 구성,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중소기업엔 아직 먼 얘기 … 구인-구직 괴리감 좁히는 게 관건
“요즘 일자리가 부족해 인력공급이 넘친다고 하지만, 기술적으로나 인성으로나 회사에 딱 맞는 사람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자동차업계 인사담당 임원), “항상 사람을 찾고 있는 중견·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말 쓸만한 사람이 없어 고민이다. 최근에도 이력서 120~130통을 받아보았지만 한 명도 뽑지 못했다”(전기분야 중견기업 남 모 사장)
기업들의 구인난과 대학 졸업생들의 구직난이 괴리감을 더하고 있다. 일단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한없이 높아진데다,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졸업생들의 현장 실무경험 부족을 탓하고, 대학 졸업생들은 채용정보의 부족을 호소하기 때문. 결국 수요자와 공급자간 불일치는 애써 키운 인력의 활용도를 떨어뜨림은 물론 청년실업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후에도 기업과 취업자 모두 불만족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편집자주
기업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맞춤형 인재양성’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맞춤형 인재양성이란 학교가 무작정 인력을 배출하던 것에서 벗어나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키워 이들이 취업과 동시에 기업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은 아예 대학의 커리큘럼을 직접 짜는 등 새로운 산학협력을 맺고, 주문식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대학이 배출해주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중소기업에게는 아직 먼 얘기로, 중견·중소기업 ‘구인’과 취업희망자 ‘구직’의 눈높이를 맞추는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주문형 석사·학부제 등장 =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성균관대에 반도체학과 신설방안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이달부터 고려대에 ‘주문형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측이 공대 대학원의 신입생 선발과 교과과정 구성에 참여하고, 배출된 졸업생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특정 교수가 특정강의를 맡을 수 있도록 지정할 수 있고, 자사의 CEO급 인사를 파견해 실무도 가르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부산대에도 주문형 학부과정을 개설했다.
LG그룹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도 한양대와 손잡고, 대학 내에 ‘부품 R&D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경북대와 만도트랙이라는 산학협력을 맺고, 공대에 차량동력학 등 5개과목과 현장실습 강좌를 개설하고 졸업 후 실무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별해 취업시키고 있다.
넥션타이어는 아예 경남정보대학에 ‘넥션 타이어과’를 설치, 회사 근무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고, 취업을 보장했다. 이 대학은 한진중공업 특별반도 운영중이다.
유명 외식업체인 ‘아웃백 스테이트 하우스’는 동부산대학과 협약을 통해 2개 과목을 개설, 예비 아웃백 사원 교육에 들어갔다.
◆인력양성 전문기업도 설립 =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2000년 기초기술을 확보하고 전문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회사 엔지비(NGV)를 설립했다. 주요업무는 △현대·기아차 연구장학생 운영 △원천기술 개발 △대학의 연구개발 및 인력 네트워크 구축 △대학교수 및 전문가를 통한 기술교육 등이다.
특히 2003년부터 연간 180명에 이르는 우수 인력을 선발해 현장실무능력을 갖춘 차세대 연구인력으로 육성,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하다. 기술교육은 30개 대학과 80여명의 교수진이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총 35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포스코는 매년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포스코 철강연구 지원사업’을 실시, 각 대학에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우수인력 중 희망자에 한해 졸업과 동시에 채용하고 있다. 현재 포항공대·아주대 등 7개 대학과 교수 15명, 석·박사과정 대학원생 80명이 고부가가치 제품 및 혁신 철강제조기술과 관련한 15개 과제를 수행중이다.
STX그룹은 창원대와 연구과제 교류, 현장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산학공동 기술과제 연구·멀티미디어 전자강의실 구축·어학원 설립 등을 위해 최근 5억원을 기탁했다. 향후 실무형 인재교육을 위해 창원대에 조선공학 과정을 신설, 수강생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전지역에서는 대전보건대학·목원대·배제대·충남대·한밭대 등 5개 대학이 공동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및 서비스 인력양성사업단’을 구성,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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