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한국교육 정말 왜 이러나(정세용 2005.01.25)

지역내일 2005-01-25 (수정 2005-01-25 오후 1:19:23)
한국교육 정말 왜 이러나

새해 들어 정말 충격적인, 분통터지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육군 훈련소에서 한 얼빠진 중대장이 얼차려 명목으로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였다는 뉴스이다. 이는 시계를 50년전으로 돌아가게 한 것이다. 다음은 한 대기업노조의 ‘채용비리’이다. 노조의 생명은 도덕성인데 기아차 노조 간부가 계약직 사원 채용과정에서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연초 우리 가슴을 막막하게 한다. 결식아동에게 지급된 부실도시락도 우리를 허탈하게 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국으로 진입하자고 다짐하지만 여전히 후진국의 부끄러운 모습이 날마다 신문 지면과 텔레비전 화면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교사의 답안지 대리작성 등 줄잇는 불법·파행·비리에 경악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부문 마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많다. 그러나 새해 들어 우리를 가장 답답하게 만든 것은 교육현장의 불법·파행과 비리이다. 교육열에 힘입어 1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고 하지만 최근 터진 각종 교육비리와 부조리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것임을 실감케 한다.
지난 주에도 많은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자녀를 중·고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로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역시 한 고교 교사가 학생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해준 것이었다. 학교와 시교육청은 이를 적발하고도 쉬쉬했다고 한다. 이 고교는 1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립 명문고로 과연 추락한 학교신뢰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암담할 뿐이다. 사립 명문대인 서강대의 지난해 입학 전형에서 당시 이 대학 입학처장 아들이 영어논술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뉴스도 우리를 답답하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김효석 의원에게 교육부총리 입각을 제의했다가 불발에 그친 것도 우리를 실망케 한 것이었다.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파문을 거치면서 국민들은 도덕성과 개혁성을 갖춘, 국가백년지대계를 설계할 인물이 교육부총리가 되기를 희망했으나 김 의원이 국민의 염원을 충족시키는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교육부총리 인사에서 두 번이나 실패한 셈이다.
물론 을유년 새해 우리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대목은 경제이다.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는 마음으로 경제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몇몇 사람은 이의를 제기할지 모르지만 올 해 두 번째로 전국민이 힘을 모아 바로 세워야 할 것은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에 경쟁력이 생길 때 국가경쟁력도 생긴다는 차원에서 최근 터진 교육비리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학생답안지를 대신 작성한 교사를 엄벌해야함은 물론 학부모도 엄중 조사해 공모 여부가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해야 한다. 감독기관인 시교육청의 은폐여부도 조사해야 한다. 서강대 수시입학 전형 부정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즉각 조사에 나서 진상을 공개해야 한다. 대학과 지성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 때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그런 차원에서도 검찰의 조사는 엄정해야 하고 서강대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불법과 파행이 얼룩진 위기의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너무 참담하다. 국가의 인재를 양성할 책임을 맡은 교원들에 대해 사회가 제대로 대접했나 반성하면서 우리는 교원 등 교육주체의 환골탈태와 대오각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다수의 교원들은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꾸라지 몇 마리가 강을 어지럽히듯이 몇몇 탈선 교원이 교육현장을 황폐화시킴을 상기 할 때 교육의 난맥상 속에서도 교육현장을 지키려는 교원의 노력은 배가되어야 한다.

교육정책 수시로 바꿔서는 안된다 … 내신은 투명하게 개선해야
마지막으로 교육은 국가백년대계라는 점을 고려해 교육정책을 수시로 바꿔서는 곤란하다. 교사의 대리답안 사태로 내신을 당장 폐지하자는 주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내신은 중등교육의 골간이고 대입의 기준이다. 그런 만큼 당장 폐지는 곤란하다. 불신이 없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대학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도록 내신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사립대에서 부정입학 의혹이 있다고 정부에서 계속 대학입시에 개입하겠다고 하는 것도 우리는 반대한다. 대학입시는 이제 대학에 맡기자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자 대세이다. 몇몇 대학에서 비리와 부정이 있다고 국가관리를 강화하자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반하는 것이다. 자율과 책임의 시대에 대학입시는 이제 대학의 몫이 되어야 한다.
정 세 용 논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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