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미곡종합처리장(RPC) 통합사업 어디까지 왔나

외국쌀 시판 앞두고 국내쌀 활로 모색

지역내일 2005-03-17 (수정 2005-03-18 오후 12:07:51)
외국쌀의 국내시판이 하반기로 예고된 가운데 국내 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곡종합처리장(RPC) 통합사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농림부와 농협 등에 따르면 전국에는 328개의 RPC가 난립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여곳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농협은 RPC 규모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통합작업에 본격 착수했으며 올 1월 충남 연기 등 3개 시군의 RPC가 처음으로 통합됐다.
◆경영적자 해소차원에서 출발 = RPC 통합논의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002년을 전후한 시기. 정부의 RPC 설립 장려정책에 따라 전국에 300곳이 넘는 RPC가 난립하면서 적자를 정부지원금으로 메우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전국의 RPC는 모두 328개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199개소는 농협이, 나머지는 민간이 운영 중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농림부는 전국 328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재무제표 등 경영평가조사에 나섰다. 조사결과 전국 328개소 가운데 30% 가까운 90개소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협 RPC의 경우 무려 45%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적자만 4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협 RPC는 인건비의 지출이 높은 것이 적자의 주요요인 것으로 분석됐다. RPC마다 정규직과 임시직을 포함, 10명 내외의 인원이 소속돼 있고 지역농협의 상무급이 RPC책임자로 발령돼 RPC 1곳의 인건비만 연간 약 2억원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협과 농림부는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방법으로 지난해 RPC통합작업을 본격화했다.
◆외국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 그러나 RPC 통합·규모화 사업은 적자해소뿐 아니라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전국의 RPC가 통합·규모화되면 저장창고 등 첨단시설에 대한 집중투자가 가능해져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과 영농지도사업을 일원화할 수 있다. 실제 대다수 미곡처리장은 규모가 영세해 기본시설인 쌀저장창고(사일로)가 부족해 벼를 야외에서 보관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진흥청 관계자는 “매입한 쌀을 야외에 장기간 방치하면 애써 수확한 쌀의 미질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RPC별 집중투자를 통해 일본처럼 3월까지는 벼 상태로 상온저장을 하고 기온이 올라가는 3월 이후에는 현미로 도정한 뒤 15˚C 이하로 저온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쌀브랜드 난립을 막고 광역별 고급 쌀브랜드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RPC통합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쌀브랜드는 3월 현재 전국적으로 1200여개에 이르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만 ‘임금님표 이천쌀’ 등 130여개 제품이 난립하고 있을 정도. RPC나 지역별로 우후죽순격으로 상표를 등록, 헐값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미곡처리장을 통합·규모화하고 품질을 높인 고급브랜드를 만들지 않으면 하반기부터 본격 시판되는 외국쌀에 안방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통합된 RPC를 중심으로 품종을 통일, 계약재배를 통해 도정·가공 등 수확후 품질관리까지 일원화하면 똑같은 종자의 쌀로도 상품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디까지 왔나 = 농림부에 따르면 올해 초 충남 연기와 전남 보성, 전북 정읍에서 각각 통합RPC가 출범했다. 올 연말까지는 광주광역시와 경기 용인, 전북의 김제, 고창, 전남 함평 등 모두 5개 지역의 RPC가 통합된다. 농협은 소속 199개 RPC를 오는 2010년까지 100개소로 통합키로 하는 등 앞으로 전국 328개 RPC가 150개 내외로 통합될 전망이다.
한편 통합 RPC 경영방식은 우선 사내분사제로 운영하되, 농협법 개정 이후 ‘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 전환하여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통합RPC는 주 가공시설을 제외한 도정시설은 부족한 건조ㆍ저장시설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수확기 농가 벼 확보량 증가로 생산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농림부는 기대하고 있다.
농림부는 통합 RPC에 대해서는 정부지원을 확대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통합 미곡종합처리장은 운영자금이 우대 지원되며, RPC가 없는 조합 참여시 별도의 자금이 추가 지원된다. 또 약 3000만원대에 이르는 경영컨설팅 비용도 지원받고 건조ㆍ저장시설 지원 비중도 10%가량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 미곡종합처리장이란

쌀 반입에서부터 선별·계량·품질검사·건조·저장·도정을 거쳐 제품출하와 판매, 부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미곡의 전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농가의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관리비용을 절감, 미곡의 품질향상 및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시설로 rice processing complex를 줄여 RPC라고도 부른다.
91년 충청남도 당진군 합덕읍과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에 시범적으로 건설된 뒤, 92년부터 농어촌 구조개선사업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전국에 건립됐다.
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한 쌀 매입량은 지난 2000년 1089만석(44.4%)에서 지난해 1300만석(51.6%)을 기록, 총생산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는 1325만석(54.5%)을 매입할 계획이며 오는 2010년에는 생산량의 70%수준인 1440만석을 매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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