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 폭력조직인 ''일진회''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일선 학교 교사들이 학교 폭력문제가 밖으로 알려지면 근무평가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해 학교폭력문제를 덮기만 급급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교육부는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접수를 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피해사례 접수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서울 모 중학교에서는 학생지도부 교사들이 교내 불량서클에 속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단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많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교장 주재 교무회의가 열렸지만 학교폭력 신고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ㄱ 고등학교 교사 안 모씨는 "대부분 학교들이 학교폭력문제가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매우 우려해 피해학생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조차 말리는 형편"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폭력 자진신고가 제대로 이뤄지겠냐"고 말했다.
송연숙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 사무국장은 "피해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2차로 힘든 것이 학교차원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는데 있다"며 "학교들은 일단 밖에서 모르게 하는데 급급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학교들이 학교폭력문제에 소극적인 이유로 잘못된 교원평가제도나 인사관리 문제를 꼽고 있다. 승진을 앞둔 교감이나 대부분 교장들 입장에서 학교 문제가 외부에 알려질 경우 학교 평가나 나빠지고 자신들의 경력에 결점으로 남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덮기 다반사라는 것.
또 교사에 대한 근무성적 평정 순위를 매길 때 점수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워 `실책'' 위주로 점수를 깎는 교원평가제도 학교폭력 문제를 덮어두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모 교사는 "학교폭력문제를 교내문제로 여겨 해당 교사와 학교에 불이익을 주는 불합리한 평가제도를 개선해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학교들이 지금처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성 기자 kns199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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