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날씬한 것들은 가라. 이제 곧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 먹어라! 네 시작은 비쩍 골았으나 끝은 비대하리라.”
“그(돼지)는 고사상에 머리가 올려지는 핍박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 그는 또 불판의 업보를 짊어지시고 스스로 장충동으로 향하여 뚱땡이 할머니와 합일하여 끝내 원조족발로 환생하신 것입니다.”
KBS 2TV <개그 콘서트=""> ‘봉숭아학당’ 코너에 출연하는, 이름마저 범상치 않은 ‘뚱뚱교 교주, 출산드라’ 김현숙 씨(28). 과장된 머리,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신들린 듯 ‘먹다 지쳐 잠이 들면 축복을 주겠다’며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대형’ 개그우먼의 등장을 예감케 한다. 그는 지금 개그계 안팎에서 본의 아니게 ‘종교 논쟁’이 야기돼‘파란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가 모태신앙이에요. 어머니는 권사시고 남동생은 신학과에 다니는걸요. 이런 제가 기독교를 비하할 수 있겠어요? 깡마른 몸매를 부추기는 외모 지상주의를 풍자하면서 형식을 ‘사이비 교주’에서 따온 것뿐이에요.”
사연인즉 이렇다. 지난 3월 20일 첫 방송 직후부터 폭포처럼 쏟아내는 그의 대사와 행동에 대해 ‘기독교를 희화화하고 감히 고등어나 영계백숙, 돼지족발 따위의 음식과 예수의 부활을 연결시킨다’고 비난하는 이들이 등장한 것. 지금도 적잖은 기독교인들이 ‘신성모독’을 꾸짖으며 ‘개콘’ 게시판을 달구는 중이다.
하지만 김씨는 즐겁다. 비난이든 칭찬이든 결과적으로는 ‘떴기’ 때문 아니냐고? 그건 ‘아니다’. ‘인기’를 실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논쟁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비난의 반대편에서 지원군을 자처하는 시청자를 만나는 일은 신인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비난하는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저희 의도를 알아주리라 믿기에 상처는 안 받아요. 내부적으로도 더 조심하려 하고요. 그보다 시청자의 힘이 놀라웠어요. 특히 논문에 버금가는 글을 남겨주신 분은 감동이었잖아요. ‘영광 영광 할레루야’를 대부분 찬송가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독일 군가였대요. 부활신앙도 기독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조목조목 사례를 드셨는데, 진짜 대단하시더라고요. 또 한 분은 왜 ‘자연분만만 언급하냐, 모유 수유도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넣었죠. 하하하.”
말이 끝날 때마다 마무리는 ‘하하하’ 호쾌한 웃음이다. 유쾌한 천성은 타고난 듯이 보인다. 어디에 숨어 있다가 신인으로서는 다소 늦은 지금 나타난 것일까? 추적해보니 역시 그의 ‘싹’을 알아본 이들의 ‘입질’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림, 피아노, 노래, 다 좋아했어요. 그런데 연극을 보니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인 거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빠져 혼자 연출, 무대설치, 연기 다 하며 돌아다녔어요.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 연극영화과(부산 경성대)에 들어갔고요.”
연극에서 연기의 기본기를 닦고 영화에도 출연한 그의 웃음의 역사는 꽤 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수업 발표시간에 친구들을 웃긴 후 그 희열을 잊지 못해 ‘어떻게 하면 웃길까’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딜 가든 ‘명물’ 소리를 들었고 학교 축제는 그를 위해 존재한다 할 정도였다.
이런 그를 방송으로 인도한 이는 개그맨 박준형 씨. 6년 전,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 <캠퍼스 최강전="">을 위해 경성대를 찾은 박씨. 1시간 반 동안 관객을 웃기는 김씨의 독무대를 보고 반해버렸단다. 옆에 있던 PD도 가세, 간곡하게 ‘개그맨 공채’에 응하라 권유했었지만 그는 사절했다고 한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했죠. 내공 없이 얼마나 갈까, 금방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어 무너질 것 같았거든요. 덕분에 이런저런 고생하며 내공이 꽤 생겼어요.”
그러다 2004년 뮤지컬 <펑키, 펑키="">를 하면서 다시 박씨와 인연을 맺었다.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김지혜 씨가 ‘개그맨을 웃기는 연극배우가 있다’며 그를 박씨에게 소개했던 것이다.
“주시하는 눈이 많을수록 신이 나니 ‘담력’은 타고난 것 같아요. 하하하. 연극은 계속할 거예요. 뭐랄까, 개그우먼으로 먼저 알려졌지만 제가 바라는 건 ‘개그를 사랑하며 개그하는 연기자’거든요.”
/손정미 기자 jmshon@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펑키,>캠퍼스>개그>
“그(돼지)는 고사상에 머리가 올려지는 핍박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 그는 또 불판의 업보를 짊어지시고 스스로 장충동으로 향하여 뚱땡이 할머니와 합일하여 끝내 원조족발로 환생하신 것입니다.”
KBS 2TV <개그 콘서트=""> ‘봉숭아학당’ 코너에 출연하는, 이름마저 범상치 않은 ‘뚱뚱교 교주, 출산드라’ 김현숙 씨(28). 과장된 머리,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신들린 듯 ‘먹다 지쳐 잠이 들면 축복을 주겠다’며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대형’ 개그우먼의 등장을 예감케 한다. 그는 지금 개그계 안팎에서 본의 아니게 ‘종교 논쟁’이 야기돼‘파란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가 모태신앙이에요. 어머니는 권사시고 남동생은 신학과에 다니는걸요. 이런 제가 기독교를 비하할 수 있겠어요? 깡마른 몸매를 부추기는 외모 지상주의를 풍자하면서 형식을 ‘사이비 교주’에서 따온 것뿐이에요.”
사연인즉 이렇다. 지난 3월 20일 첫 방송 직후부터 폭포처럼 쏟아내는 그의 대사와 행동에 대해 ‘기독교를 희화화하고 감히 고등어나 영계백숙, 돼지족발 따위의 음식과 예수의 부활을 연결시킨다’고 비난하는 이들이 등장한 것. 지금도 적잖은 기독교인들이 ‘신성모독’을 꾸짖으며 ‘개콘’ 게시판을 달구는 중이다.
하지만 김씨는 즐겁다. 비난이든 칭찬이든 결과적으로는 ‘떴기’ 때문 아니냐고? 그건 ‘아니다’. ‘인기’를 실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논쟁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비난의 반대편에서 지원군을 자처하는 시청자를 만나는 일은 신인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비난하는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저희 의도를 알아주리라 믿기에 상처는 안 받아요. 내부적으로도 더 조심하려 하고요. 그보다 시청자의 힘이 놀라웠어요. 특히 논문에 버금가는 글을 남겨주신 분은 감동이었잖아요. ‘영광 영광 할레루야’를 대부분 찬송가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독일 군가였대요. 부활신앙도 기독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조목조목 사례를 드셨는데, 진짜 대단하시더라고요. 또 한 분은 왜 ‘자연분만만 언급하냐, 모유 수유도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넣었죠. 하하하.”
말이 끝날 때마다 마무리는 ‘하하하’ 호쾌한 웃음이다. 유쾌한 천성은 타고난 듯이 보인다. 어디에 숨어 있다가 신인으로서는 다소 늦은 지금 나타난 것일까? 추적해보니 역시 그의 ‘싹’을 알아본 이들의 ‘입질’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림, 피아노, 노래, 다 좋아했어요. 그런데 연극을 보니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인 거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빠져 혼자 연출, 무대설치, 연기 다 하며 돌아다녔어요.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 연극영화과(부산 경성대)에 들어갔고요.”
연극에서 연기의 기본기를 닦고 영화에도 출연한 그의 웃음의 역사는 꽤 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수업 발표시간에 친구들을 웃긴 후 그 희열을 잊지 못해 ‘어떻게 하면 웃길까’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딜 가든 ‘명물’ 소리를 들었고 학교 축제는 그를 위해 존재한다 할 정도였다.
이런 그를 방송으로 인도한 이는 개그맨 박준형 씨. 6년 전,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 <캠퍼스 최강전="">을 위해 경성대를 찾은 박씨. 1시간 반 동안 관객을 웃기는 김씨의 독무대를 보고 반해버렸단다. 옆에 있던 PD도 가세, 간곡하게 ‘개그맨 공채’에 응하라 권유했었지만 그는 사절했다고 한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했죠. 내공 없이 얼마나 갈까, 금방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어 무너질 것 같았거든요. 덕분에 이런저런 고생하며 내공이 꽤 생겼어요.”
그러다 2004년 뮤지컬 <펑키, 펑키="">를 하면서 다시 박씨와 인연을 맺었다.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김지혜 씨가 ‘개그맨을 웃기는 연극배우가 있다’며 그를 박씨에게 소개했던 것이다.
“주시하는 눈이 많을수록 신이 나니 ‘담력’은 타고난 것 같아요. 하하하. 연극은 계속할 거예요. 뭐랄까, 개그우먼으로 먼저 알려졌지만 제가 바라는 건 ‘개그를 사랑하며 개그하는 연기자’거든요.”
/손정미 기자 jmshon@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펑키,>캠퍼스>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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