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춘 부장검사와 법원 ‘영장악연’

김희선 의원 영장 기각 … 재건축 조합장 영장은 세 차례나 기각

지역내일 2005-03-16
구속영장을 둘러싼 한 부장검사와 법원의 악연이 화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남기춘(사진) 부장검사가 주인공. 남 부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지휘한 대표적인 사건에 대해 법원은 잇따라 영장기각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남기춘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에 대해 2002년 구청장 후보경선에 출마한 송 모씨로부터 1억원을 빌린 뒤 차용증을 폐기했으며, 불법정치자금으로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5일 서울중앙지법 김재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가 밝힌 기각사유는 김 의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한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고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은 통상적인 표현이다. 결국 이번 기각의 중요한 이유로 검찰 소명이 부족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검찰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검찰 관계자는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교부 받으면 바로 범죄가 성립한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검찰 구속영장을 법원에 세 차례나 기각했다. 최근까지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철거사업권을 둘러싼 로비의혹 사건이다.
이 사건 역시 남기춘 부장이 관장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인지해 수사한 사건이다.
검찰은 뇌물 혐의를 받고 있던 재건축 조합장 김 모(61)씨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세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번번이 기각됐다. 10월 초 첫 번째 영장에 대한 기각이유는 검찰 소명이 부족했다는 것. 12월 재청구에 대한 두 번째 기각사유는 뇌물수수한 조합장보다 뇌물공여한 사람이 비난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유였다.
12월 말 세 번째 영장에 대해 지난 1월초 다시 기각을 하면서 법원은 ‘돈을 준 사람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남 부장은 “돈을 준 사람은 구속하고 받은 사람은 기각하는 법원의 태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단순히 불만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심리로 열린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한 수사기록과 증거 등을 변호인측은 물론 법정에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기도 했다.
부장검사와 법원의 영장을 둘러싼 기싸움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다.

/정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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