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노사교섭 정착, 올해 ‘분수령’

지역내일 2005-04-12 (수정 2005-04-12 오후 12:46:15)
금속·보건·금융 등 본격 교섭 채비 … 사용자측 창구 불확실
노조 내부 갈등도 불안요인 … 비정규·최저임금·신인사 제도 등 쟁점 수두룩

지난 2~3년 동안 일부 산별에서 성과를 본 산업별 노사단체 교섭의 정착여부가 올해를 계기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산업별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금속·보건의료노조가 12일 노사단체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 금융노조 또한 늦어도 다음달부터는 산별교섭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표적 산별노조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교섭상대인 사용자측이 안정적인 창구역할을 할 구조나 단체가 불확실하다. 여기에 내부 조직적 갈등이 겹치면서 효과적인 역량집중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노사간 주요현안과 쟁점도 쉽게 처리될 수 없는 사안들이 많아서 지루한 논란과 함께 노조의 단체행동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다.

◆산별교섭 시작 됐지만 = 민주노총 내 대표적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위원장 김창한)와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가 12일 오후 올 들어 첫 노사간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도 지난 지도부 선거에서의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예년보다 다소 늦었지만 본격적으로 교섭단 구성과 주요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있어 늦어도 다음달부터는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산별교섭이 노사 양측의 교섭주체를 놓고 초반부터 불안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금속과 보건의료 노사는 지난해에도 사용자쪽 교섭창구가 애매하다는 노조측 주장에 따라 장기간 교섭이 파행과 중단을 거듭하는 등 논란을 벌인 바 있어 올해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금속노조의 교섭상대인 사용자측 창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노조는 사용자단체의 구성을 통해 책임있게 노사간 교섭에 임하자는 주장인 반면 사측은 2007년이나 되어야 사용자단체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형 병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측 창구문제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사측은 지난해처럼 병원간 특성이 상이한 만큼 교섭대표도 내부 차이를 고려해 7개 특성별 대표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노조는 보다 통솔력 있는 사용자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사용자측이 교섭권과 체결권을 가진 대표가 필요하다”며 “산업별교섭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업종의 특성상 2~3년전부터 산별차원의 중앙교섭이 큰 무리없이 진행돼 왔다는 평가지만 올해는 노조내부의 갈등이 불거지는 등 새로운 변수가 있어 노사 협상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공동화·주5일제 등 쟁점 산적 = 노사간 교섭틀을 구성하는 문제와 함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노사간 시각차도 커 갈등이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의 주요과제로 무상의료 쟁취, 주 5일제 확대, 비정규직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되는 주40시간 근무와 관련해 △토요 외래진료 중단 △정규직 인력충원 등을 통해 온전한 주5일 근무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기 위한 대폭적인 임금인상 및 의료공공성 확대를 위한 무상의료 시행 등을 적극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도 △산업공동화 대책 마련과 고용안정 △산별 최저임금 노동자 통상임금의 50% 보장 △주요 완성업체들의 부품해외 조달 제한 등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성과주의 인사제도 시행 중단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이달 말까지 노조 각지부별로 요구를 수렴해 최종적인 노조 요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용자측은 쉽사리 들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개별 기업간 차이가 큰 금속이나 병원산업에서 똑 같은 단체협약이나 임금인상이 쉽지 않다”며 “산별노조들이 무리하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사측의 처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산별교섭은 지난해 경험도 있고 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불안요인도 산적해 있다”며 “오히려 노조가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 위원은 특히 “금속노조의 경우 대부분 하청제조업체인 만큼 완성업체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병원도 중소병원과 대형병원의 차이가 있는 만큼 이들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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