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쿠르드지방정부 압둘라자크 미르자 대외협력부 장관
테러 한건 없는 술래이마니아 한국기업 진출 기다려
지역내일
2005-04-15
(수정 2005-04-15 오전 11:44:32)
4월9일 압둘라자크 미르자 대외협력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이라크의 쿠르드지방정부(한국정부 공식표기·KRG) 사절단 8명이 방한했다. 쿠르드지방정부란 이라크북부에 거주하는 쿠르드민족의 자치정부로서, 한국군은 바로 이 쿠르드지방정부의 중심도시 중 한 곳인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다.
5일 이라크의회는 새 정부 대통령으로 잘랄 탈라바니를 만장일치 추대했다. 이는 탈랄바니가 쿠르드민족의 독립운동지도자라는 점에서, 후세인 치하에서 억압과 차별을 받았던 쿠르드민족이 새 이라크를 이끌어나갈 주도적 지위로 올라섰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쿠르드지방정부의 사절단은 이처럼 한껏 높아진 이라크내부에서 위상을 배경삼아 한국기업들이 재건사업에 참여할 길을 열어줄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기업의 이라크진출에는 난관이 있다. 이라크 입국금지 조치 때문이다. 주무부서인 외교부는 조만간 적절한 해법이 찾아질 것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라자크 미르자 장관 일행은 16일 출국할 예정이다. 내일신문과의 단독인터뷰는 14일 이뤄졌다. /편집자 주
- 한국기업의 재건사업 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방한했는데, 재건사업은 이미 미국의 거대기업들이 분할해 추진중이어서, 한국기업이 뒤늦게 진출해 봐야 위험을 무릅쓴 만큼 이익을 얻을 것은 많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사절단에 외국기업의 투자분야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동행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지방정부 관할지역의 하나인 술래이마니아 지역엔 미국기업이 참여해 진행하는 재건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다. 물론, 프랑스 터키 스페인 이란 영국 독일 중국, 그리고 아랍권 회사들이 재건사업에 뛰어들어 활발히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기업은 거의 전무하다. 한국은 아주 좋은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다.
- 한국정부에게 한국기업인 등의 이라크 입국금지조치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하는데, 쿠르드 지방정부가 한국인의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 있는가.
우리는 한국외교부에게, 한국기업이 현지에 들어오면 안전을 위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우리 관할구역 중 술래이마니아에서는 2003년 이후 단 한건의 테러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보안군과 보호자를 제공하고 있다. 쿠르드지방정부의 보안군은 자체보안뿐만아니라, 이라크 전역에서 테러단체 정보를 취득하고, 색출하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온 유능한 인력이다.
- 쿠르드지방정부 관할이면서도 아르빌과 슬래이마니아 간에 정치적 긴장관계가 있어서 술래이마니아에 한국기업이 진출하면 아르빌의 한국군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에 한국인의 이라크입국금지를 해제할 수 없다는 말도 있다.
술래이마니아의 치안 상태는 매우 훌륭하다. 왜 한국정부가 이 지역에 한국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군은 단지 아르빌 재건만이 아니라 술래이마니아 등 쿠르디스탄 전역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파견되었다고 알고 있다. 아르빌에만 국한하면 한국은 좋은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술래이마니아처럼 치안이 훌륭한 지역에 먼저 진출한 다음, 앞으로 이라크 전역이 안정화될 때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맞는 행동이라고 본다.
- 한국기업이 진출할 때 기업이 독자적으로 보안경비인력을 갖춰야 하나. 아니면 쿠르드지방정부의 보호조치만으로도 충분한가.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한때 술래이마니아에 한국인이 3명 나와 있었는데, 우리 정부가 이들의 보호를 위해 투입한 보안인력이 70명이다. 이 정도로 우리 쿠르드정부는 최선을 다해 외국인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외국기업이 들어올 때 현지의 보안업체와 직접 손을 잡는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 정부의 검증을 거친 보안인력만이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술래이마니아에 지난해 한국의 기업이 480여병동의 종합병원을 짓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후 병원건설이 제대로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는데, 어찌된 것인가.
후세인은 이라크 전 지역에 병원을 건설하면서, 쿠르드민족의 땅인 술래이마니아와 시아파의 나자프 두 곳만 병원을 짓지 않았다. 지금 술래이마니아의 병원시설은 형편없어서 한국기업의 병원건설은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병원건설 프로젝트는 진척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한국에 들어와 머문 기간에 한국정부가 기업관계자 수명의 이라크 입국을 허용했고, 건설기자재도 현장에 도착한 점을 확인해 기뻤다. 한국에서도 병원이 완공될 경우 설치할 의료기자재 등이 착착 준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 이라크 새 정부의 대통령으로 쿠르드민족 출신 잘랄 탈라바니를 추대됐다. 후세인 치하에서 압제에 저항했던 쿠르드민족이 이제 이라크의 안정과 건설 책임을 맡게된 셈인데, 새 대통령의 지도력은 기대할만 한가.
탈라바니 대통령은 바로 ‘나의 지도자’였으며 내가 속한 정당을 이끌었다. 그러므로 내가 그를 아무리 훌륭하다고 평가해도 객관적이지 않다고 무시할지 모른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한마디로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다. 지금 이라크가 여러 민족과 정치적 성향으로 쪼개져 있는데, 그는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인 것이다. 마침 의회가 시아파의 알 파자리를 총리로 임명했고, 다음주 일요일이면 내각구성을 완료해 의회에서 선서하는 일정이 잡혔다고 서울에 와서 들었다. 이제 이라크는 빠르게 안정되어 갈 것이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5일 이라크의회는 새 정부 대통령으로 잘랄 탈라바니를 만장일치 추대했다. 이는 탈랄바니가 쿠르드민족의 독립운동지도자라는 점에서, 후세인 치하에서 억압과 차별을 받았던 쿠르드민족이 새 이라크를 이끌어나갈 주도적 지위로 올라섰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쿠르드지방정부의 사절단은 이처럼 한껏 높아진 이라크내부에서 위상을 배경삼아 한국기업들이 재건사업에 참여할 길을 열어줄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기업의 이라크진출에는 난관이 있다. 이라크 입국금지 조치 때문이다. 주무부서인 외교부는 조만간 적절한 해법이 찾아질 것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라자크 미르자 장관 일행은 16일 출국할 예정이다. 내일신문과의 단독인터뷰는 14일 이뤄졌다. /편집자 주
- 한국기업의 재건사업 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방한했는데, 재건사업은 이미 미국의 거대기업들이 분할해 추진중이어서, 한국기업이 뒤늦게 진출해 봐야 위험을 무릅쓴 만큼 이익을 얻을 것은 많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사절단에 외국기업의 투자분야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동행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지방정부 관할지역의 하나인 술래이마니아 지역엔 미국기업이 참여해 진행하는 재건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다. 물론, 프랑스 터키 스페인 이란 영국 독일 중국, 그리고 아랍권 회사들이 재건사업에 뛰어들어 활발히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기업은 거의 전무하다. 한국은 아주 좋은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다.
- 한국정부에게 한국기업인 등의 이라크 입국금지조치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하는데, 쿠르드 지방정부가 한국인의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 있는가.
우리는 한국외교부에게, 한국기업이 현지에 들어오면 안전을 위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우리 관할구역 중 술래이마니아에서는 2003년 이후 단 한건의 테러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보안군과 보호자를 제공하고 있다. 쿠르드지방정부의 보안군은 자체보안뿐만아니라, 이라크 전역에서 테러단체 정보를 취득하고, 색출하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온 유능한 인력이다.
- 쿠르드지방정부 관할이면서도 아르빌과 슬래이마니아 간에 정치적 긴장관계가 있어서 술래이마니아에 한국기업이 진출하면 아르빌의 한국군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에 한국인의 이라크입국금지를 해제할 수 없다는 말도 있다.
술래이마니아의 치안 상태는 매우 훌륭하다. 왜 한국정부가 이 지역에 한국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군은 단지 아르빌 재건만이 아니라 술래이마니아 등 쿠르디스탄 전역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파견되었다고 알고 있다. 아르빌에만 국한하면 한국은 좋은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술래이마니아처럼 치안이 훌륭한 지역에 먼저 진출한 다음, 앞으로 이라크 전역이 안정화될 때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맞는 행동이라고 본다.
- 한국기업이 진출할 때 기업이 독자적으로 보안경비인력을 갖춰야 하나. 아니면 쿠르드지방정부의 보호조치만으로도 충분한가.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한때 술래이마니아에 한국인이 3명 나와 있었는데, 우리 정부가 이들의 보호를 위해 투입한 보안인력이 70명이다. 이 정도로 우리 쿠르드정부는 최선을 다해 외국인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외국기업이 들어올 때 현지의 보안업체와 직접 손을 잡는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 정부의 검증을 거친 보안인력만이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술래이마니아에 지난해 한국의 기업이 480여병동의 종합병원을 짓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후 병원건설이 제대로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는데, 어찌된 것인가.
후세인은 이라크 전 지역에 병원을 건설하면서, 쿠르드민족의 땅인 술래이마니아와 시아파의 나자프 두 곳만 병원을 짓지 않았다. 지금 술래이마니아의 병원시설은 형편없어서 한국기업의 병원건설은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병원건설 프로젝트는 진척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한국에 들어와 머문 기간에 한국정부가 기업관계자 수명의 이라크 입국을 허용했고, 건설기자재도 현장에 도착한 점을 확인해 기뻤다. 한국에서도 병원이 완공될 경우 설치할 의료기자재 등이 착착 준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 이라크 새 정부의 대통령으로 쿠르드민족 출신 잘랄 탈라바니를 추대됐다. 후세인 치하에서 압제에 저항했던 쿠르드민족이 이제 이라크의 안정과 건설 책임을 맡게된 셈인데, 새 대통령의 지도력은 기대할만 한가.
탈라바니 대통령은 바로 ‘나의 지도자’였으며 내가 속한 정당을 이끌었다. 그러므로 내가 그를 아무리 훌륭하다고 평가해도 객관적이지 않다고 무시할지 모른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한마디로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다. 지금 이라크가 여러 민족과 정치적 성향으로 쪼개져 있는데, 그는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인 것이다. 마침 의회가 시아파의 알 파자리를 총리로 임명했고, 다음주 일요일이면 내각구성을 완료해 의회에서 선서하는 일정이 잡혔다고 서울에 와서 들었다. 이제 이라크는 빠르게 안정되어 갈 것이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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