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 내홍 해결 될까

자치단체 - 영화계 갈등 실마리 찾아

지역내일 2005-04-16 (수정 2005-04-18 오전 11:23:29)
파행위기를 맞았던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PiFan·이하 부천영화제)’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해 연말 해촉된 김홍준 전임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이 반 부천영화제 성격의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칭 리얼피판)’ 개최를 발표했지만 ‘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의 중재로 두 영화제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인들의 축제’이기보다 ‘시민축제’이길 바라는 자치단체의 요구와 판타스틱 장르의 전문성으로 차별화된 영화제를 추구해 온 기존 영화제의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갈등의 불씨는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직위-영화계 갈등 = 부천영화제는 지난해 12월 조직위원회(위원장 홍건표 부천시장)가 임기를 2년4개월 남겨둔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해촉하고 신임 정홍택 위원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영화계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박찬욱 감독과 배우 최민식씨 등 영화인 상당수가 ‘해촉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조직위는 시민과 괴리된 영화제에 대한 비판여론을 이유로 김 위원장 해촉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정 신임위원장은 위촉된 지 22일만에 돌연 사퇴입장을 밝혔다. 조직위는 일단 정초신 감독을 수석프로그래머로 위촉, 집행위원장 없이 프로그래머들로만 올해 영화제를 꾸려가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과 김영덕 손소영 김도혜 프로듀서는 지난 13일 대안 영화제인 ‘리얼피판’을 부천영화제와 같은 기간인 7월에 열겠다고 밝혀 부천영화제는 파행위기를 맞게 됐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리얼피판은 ‘반 부천영화제’가 아니라 진정한 판타스틱영화제 정신을 계승하려는 것이며 일련의 사태에 대한 부당함과 진실규명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통합 모색 = 사태가 이렇게 흘러가자 부천영화제 조직위는 3월말부터 영화인회의 중재로 통합을 모색해왔다. 리얼피판측 위임을 받은 영화인회의는 그동안 조직위에 △이사회 총사퇴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전원복귀 △집행위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개정 등을 요구했으나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리얼피판 기자회견이 열린 13일 밤 회의를 갖고 김 전 집행위원장 복귀를 제외한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최인용 시 문화예술과장은 “영화제 발전을 위해 프로그래머 복귀 등 영화인회의측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며 “15일 실무회의를 통해 우선 이달 내에 정관개정을 매듭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리얼피판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서라기보다 국내영화인들을 배제한 채 국제영화제를 치를 순 없다는 판단에서 수용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창시 영화인회의 사무국장은 “조직위가 책임감있게 문제해결에 나서고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져 영화제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다고 판단될 때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음을 밝혔다.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 = 영화제의 통합개최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부천시와 영화인들이 부천영화제의 지향점에 대한 이견을 극복하는 것이 본질적인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가 기존 영화제에 대한 부천시민들의 소외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홍건표 시장은 부천영화제와 관련,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지만 시민들과 괴리감이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의 유바리영화제처럼 시민축제로 영화제를 치르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영화계의 한 인사는 “국제영화제는 본질적으로 영화인들의 축제이며 이를 계기로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영화를 선사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한병환 부천시의원은 “결과적으로 충분한 설득과정 없이 변화를 추진하다 이런 어려움에 처했지만 전문가들의 엘리트의식과 배타성으로 시민들이 거리감을 느껴온 것은 사실”이라며 “영화제가 추구하는 바를 시민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부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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