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의 금융교실>

미운 아이, 카드 만들어준다(?)

지역내일 2005-04-25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미운 아이가 있으면‘떡’대신에‘카드’를 쥐어주면 될 듯하다. 카드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휴대전화 요금을 연체해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10대, 20대가 작년 말 현재 64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든‘문명의 이기(利器)’라는 신용카드가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는 앞길창창한 젊은이들을 신용불량자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흉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놓고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인들의 소비는‘카드 위에 지은 집’이라는 조소어린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어쩌면 신용카드의 위험성은 너무나 당연한지 모른다.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신용카드가 얼마나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지를 알아보는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먼저 책상 위에 상품의 카탈로그를 놓고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각각의 상품에 대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을 적도록 했다. 그리고 꼭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책상 위에 신용카드를 놓아둔채 실험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단지 신용카드를 보여주었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돈을 소비할 의사를 나타냈던 것이다. 자신의 신용카드가 아님에도 단지 신용카드의 존재만 의식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다. 이처럼 신용카드는 개인의 금전감각을 무디게 만들어 부지불식간에 빚더미에 올라 앉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더더욱 신용에 관한 개념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한 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고통의 늪에서 생활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요즘 우리는 거의 매일 신문지상에서 카드 빚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탈선과 범죄 관련 기사를 만나게 된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신용카드를 손에 쥐게 된다. 순진한 아이가 나쁜 친구를 만나 변해가듯 아이는 공짜돈 같은 카드의 유혹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머잖아 빚더미에 오른 아이는 그제서야 카드의 무서움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무런 방법이 없다.‘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느껴질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그리고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신용교육이 중요하다. 아이가 신용문제라는 홍역을 앓게 하지 않는 확실한 ‘예방주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용회복위원회의 조사에서 신용불량자의 97%가 “어릴 때 부터의 신용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도 신용불량자 대책을 보고받고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신용교육을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신용의 개념, 신용카드의 장단점, 신용카드 빚의 무서움, 그리고 올바른 신용관리 방법 등에 대해 말해주어야 한다. 신용카드는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쓰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신용카드의 정확한 이름은‘빚 카드’이다. 당장 신용카드로 갖고 싶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지만 곧 힘들여 갚아 나가야할‘빚’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카드로 쓴 돈은 반드시 갚아야 하고, 돈을 갚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이 때 아이를 위해 신용카드로 구입한 물건의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설명해 주면 더욱 효과가 있다.
‘신용카드’는 현금 없이도 물건을 사고 돈을 빌릴 수 있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올바른 신용의식 없이는 그저 준비되지 않은 소비를 하게 될 뿐이다. 그래서 신용교육은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신용의 의미를 아는 아이는 책임감 있고, 사려깊은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지금 내린 결정이 미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민하는 아이,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는 아이는 행복한 삶에 기초가 될, 성숙하고 미래 지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신용교육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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