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중심 성공경영 ③ 흑자경영시대 여는 지하철공사

역세권개발로 교통·적자난 해소 양수겸장

지역내일 2005-05-02 (수정 2005-05-02 오전 11:25:28)
서울에 전동차가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30여년이 지났다. 시민들은 땅속을 누비는 전동차 안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달리는 전동차에 몸을 던졌다는 뉴스를, 가끔 멈춰선 전동차 속에서 공포에 싸우기도 해야 한다. 낡은 전동차와 역사, 불편한 환승체계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서울지하철공사(사장 강경호)는 흑자경영과 승객만족이라는 대변신을 위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하철공사의 변신과정과 고객중심 흑자경영을 뿌리내린 싱가폴 지하철을 찾아본다. 또한 일본 지하철의 승객만족 운영 비법과 역세권 개발의 현장에서 서울지하철공사가 나가야할 방향과 적자난 해소의 방안을 찾아본다.

서울지하철공사(사장 강경호)가 서울시내 교통난 해소와 만성적자에서 탈출하겠다며 묘수풀이에 들어갔다. 공사는 흑자경영의 해법으로 지하철역 주변 땅 1만8000여평을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개발핵심은 역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과 판매·업무·쇼핑·주거공간을 하나로 묶는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지하철공사의 이러한 계획이 성공한다면 수십년 동안 골칫거리로 대물림한 교통난과 적자경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서울지하철 역사를 다시 쓰는 셈이다.
그동안 지하철공사는 적자해소와 낡고 복잡한 혼잡역사 구조개선, 역사내 공기질 정화사업을 위해 서울시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자금 지원요청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태생부터 만성적자인 지하철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대신 대구화재참사와 각종 사고를 계기로 강도 높은 안전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지하철공사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단골메뉴로 올랐다. 의원들은 승객안전과 서비스 질을 높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해결방안에 따른 재원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지하철 역세권 개발을 통한 서비스개선은 시급히 서둘러야 할 주요사업이라는 게 공사와 서울시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역세권 개발로 3700억 수익가능 = 서울지하철공사 강경호 사장은 “언제까지 정부지원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지하철공사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아 각종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1조7000억원의 지하철부채와 수송원가에 못 미치는 운임비 때문에 달리면 달릴수록 부채가 늘어난다.
게다가 노인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이 2004년에만 860억원에 달했다.
2007년까지 건교부와 감사원이 지적한 소방안전대책 등 행정개선 에 1조 353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상태다. 또한 시설 노후에 따른 승객안전 서비스 사업비도 1조 7887억원이나 소요된다.
적자운영이 되풀이되고 재원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개선사항을 절대 따를 수가 없다는 게 서울시와 지하철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낡은 전동차와 시설들은 승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고 경영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사가 마련한 자구책이 역세권 개발이다. 이미 해외 선진국의 경우 지하철공사가 운임수입만으로 경영을 하는 회사는 없다. 부동산 개발과 아파트, 상가 임대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개발이익은 고스란히 승객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서울지하철공사도 역세권 개발에서 적자 탈출구를 찾고 있다.
우선 서초구 사당역과 개발환경이 좋은 강남 ㅅ지구의 일반 주거지 용도를 상업지구로 변경해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서초구 ㅅ역의 총 개발면적은 5만8000여평으로 세전수익이 20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는 주거시설과 업무시설, 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이 들어서 시민들의 생활권을 지하철 중심으로 묶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강남 ㅅ지구도 개발할 경우 1700억원의 세전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역세권개발로 교통난 해소까지 풀 수 있다는 게 지하철공사측의 설명이다.
지하철공사 전영일 홍보실장은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 설치 등 서비스질이 높아지면 당연히 승객들이 늘어나게 되고 서울시내 교통혼잡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서비스 개선사업을 위한 재원마련과 흑자경영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흑자경영을 위한 내부혁신 추구 = 지하철공사가 흑자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역세권개발사업과 더불어 추진한 것이 내부혁신이다. 공사는 선진 경영기법인 6시그마 경영기법을 도입,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2003년 4월부터 전사적으로 시작한 One-Plus 의식개혁운동 캠페인은 ‘3년 내 흑자달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의식개혁운동은 공사직원들에게 경영마인드를 확산시켰고, 비용절감 효과로 나타났다.
흑자경영 목표달성을 위한 자구노력 흔적은 여러군데서 나타나고 있다. 적격심사낙찰제를 개선해 공사 실정에 맞도록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했다. 또한 계약제도 개선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혁신 중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인사문제다. 인사혁신의 성공여부는 흑자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 안용호 경영기획실장은 “경영은 사람의 문제다. 지난해부터 실시하는 부서별 목표관리제가 정착하면 인사제도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노사문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흑자경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하철 공사가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웃 일본이나 싱가폴의 경우 흑자경영을 넘어 세계 최고의 지하철 전문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하철 관련 기술을 해외로 수출,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지하철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본 동경지하철을 찾는 해외 지하철 관계자는 연 400명이 넘는다. 이중 40%가 한국기술자와 지하철 간부들이다. 일본은 외국에 기술과 제품을 함께 수출한다.
싱가폴 지하철도 중국 대만 홍콩 등에 기술컨설팅을 해주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강경호 지하철공사 사장은 “지하철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와, 내부 직원들이 앞서가는 선진 기술과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연수 및 학습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설치로 안전사고예방, 공기질 개선 = 올 9월이면 사당역과 선릉역에 스크린도어(Platform Screen Door)가 등장한다. 1공구인 교대역과 강남역은 9월에, 2공구인 을지로 입구역, 을지로 3가역, 영등포구청역은 1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내년 6월까지는 삼성역, 이대역, 강변역에 차례로 PSD를 설치한다. 낡은 지하철 역사를 리모델링해 신개념역사로 바꾼다는 게 공사측의 전략이다. 서비스 질을 높이면 승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사당역세권은 지하철 2·4호선 환승역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안양 과천 등 대중교통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지난 1월20일 ‘스크린도어 착수 보고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민간컨소시엄을 통해 설치한 후 22년간 PSD를 이용한 광고사업으로 투자비를 충당하도로 할 방침이다.
강경호 사장은 “선진국 지하철처럼 모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추락사고와 소음을 방지할 수 있고, 공기질 향상으로 쾌적한 지하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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