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2 카드대란 우려”

몸집은 ‘공룡’ 됐는데 시장창출 능력은 ‘낙제’

지역내일 2005-05-15 (수정 2005-05-16 오전 11:04:56)
금융권의 과열경쟁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 다시 카드대란과 같은 금융시장의 실패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금융감독 당국에서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 관련기사 11면
IMF 외환위기 이후 은행 등 제1금융권은 공적자금 투입과 합병 등 외과 수술식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은 ‘공룡화’했으나 금융소프트웨어 혁신과 새로운 시장 창출 능력의 부족으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나 ‘한쪽으로 몰리고 쏠리는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소위 ‘한 두 회사가 하면 좋은 것이지만 모두 다 하면 공멸’에 빠지는 ‘합성의 오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너도 나도 주택담보 대출, 적립식펀드 = 소비자들의 우매한 투자행태를 비판하는 용어인 ‘묻지마’ 경쟁에 금융권도 빠져들었다.
16일 금감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4%대까지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강남의 재건축 단지에 대한 집단대출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1분기까지만 해도 5% 초반대에서 머물던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7%포인트까지 확대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들이 출혈경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해 줄 경우엔 은행 수익성 하락,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고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출혈경쟁 자제를 요청했다”면서 “제2의 카드대란의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은 제로섬게임 = 증권업계에서도 과열경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증권사들이 고객잡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제살 깎기식 수수료인하전이 벌어진 것.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의 매출이나 이익 규모는 정작 낮은 수수료율 때문에 크게 늘지 않은데다, 다른 대형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면서 증권업계의 위기를 몰고 왔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펀드시장에 대한 우려도 높다. 저금리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적립식펀드를 비롯한 펀드시장에 관심을 보이자, 증권사와 은행이 앞다퉈 판매에 나서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
펀드열풍의 역풍은 이미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승승장구하던 증시가 지난 3월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 주식고편입펀드가 -4.17%라는 저조한 수익률(한국펀드평가 집계)을 보이면서,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상당수 투자자들이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년전 투자자들을 공황상태에 몰아넣었던 현대증권 ‘바이코리아 펀드 사태’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대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히면서 돈이 몰렸던 바이코리아펀드가 2000년 대우사태의 여파에 힘없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금융권의 과열 경쟁이 업계 전체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최근 주택담보대출이나 증권 거래, 펀드 투자 등에서 한정된 고객을 두고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금융회사가 오히려 곤경에 처하는 ‘승자의 재앙’이 초래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엄경용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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