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월 15일부터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중이다. 김 위원장은 북경을 곧 바
로 통과, 상해에 도착한 후 중국의 개혁·개방의 상징인 상해의 포동 개발구를 시찰하였다. 김위원장
은 상해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포동지구의 정보기술(IT) 산업단지를 집중적으로 돌아보았으며,
포동지구에 이어 광동성의 심천 경제특구를 둘러보고 난 후, 상해나 북경에서 중국지도자들과 회담
하고 1월 20일 넘어 귀국할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번 방문에는 북한의 당·군·정 고위 인사들과
경제관련 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곧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고 사흘 후면 미국에서는 부시 정부가 출범하는 데다가 올
해 들어 김 위원장이 ‘새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사고’를 부쩍 강조한 후에 중국을 방문하고 있으
니, 때가 때인 만큼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지켜보
고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며, 북·중 양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합의와 결
정이 향후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제 동북아 국가들도 차츰 냉전을 끝내고 탈냉전시대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한반도 국가인 남·북
한과 주변 강대국들은 자신의 국가이익을 확보하고 신장시키기 위해 상호간의 관계 정립과 새로운 21
세기 질서의 창출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이러한 움직
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북·중 양국 지도자들이 이루게 될 합의는 결국 다음 세 가지 분
야에 관한 결정일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북한의 경제부문, 특히 대외 경제부문에서의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추진 문제이다. 북한은 신
년 공동사설에서 “국가 경제력” 제고와 ‘최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 개건”을 통
한 ‘경제건설’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1월 4일자 <로동신문>은 “21세기에 들어서는 새 시대의 요
구에 맞게 무슨 일이나 손색이 없게 하여야”하며 “이제는 2000년대에 들어선 것만큼 모든 문제
를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높이에서 보고 풀어나가야”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어록을 게재하였다.
이후 북·중 양국의 언론은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북한은 현재 ‘과학기술’, 그것도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한 ‘최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술
적 개선을 통해 ‘경제강성대국’을 건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경제건설에
있어서 중국의 경험과 중국의 원조가 절실히 필요한 처지에 있다.
둘째, 머지 않아 있게 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남북관계의 발전에 관한 문제이다. 북한은 남
북 화해·협력을 기반으로 하여 “거창한 전변의 세기, 창조의 세기”인 21세기를 개막하려 하고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전에 북한의 대남정책에 대해 중국의 지속적인 협조와 지원
을 구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은 남북 화해·협력과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왔다. 그 동안 냉전의 경험에
만 갇혀 있었던 북한은 이제 새로운 탈냉전 시대에 진입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어려
움을 겪게 될 터인 즉, 북한은 가까이에 중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 북·중 양국이 국제관계, 특히 대미관계에서 취할 정책방향과 공조문제이다. 양국은 부시 정부
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갖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클린턴 정부와 지난 수년간 어렵게
쌓아온 양국관계가 부시 정부의 등장으로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으로서는 중국보다는
일본을 더 중시하며 중국을 “전략적 협력자”가 아닌 “전략적 경쟁자”로 취급하는 경향을 지닌
공화당 정부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정책노선에 기초하여 대중정책을 추진할까 보아 크게 우려하
고 있다.
만일 중국이 부시 정부에게 중국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초반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쪽
으로 기운다면, 국가의 사활이 걸린 ‘경제건설’을 위해 하루 바삐 미국과 관계개선을 해야 할 처지
에 있는 북한으로서는 크게 난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결과가 위의 세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지, 향후 우리가 취
할 수 있는 대응책을 생각하면서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로동신문>
로 통과, 상해에 도착한 후 중국의 개혁·개방의 상징인 상해의 포동 개발구를 시찰하였다. 김위원장
은 상해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포동지구의 정보기술(IT) 산업단지를 집중적으로 돌아보았으며,
포동지구에 이어 광동성의 심천 경제특구를 둘러보고 난 후, 상해나 북경에서 중국지도자들과 회담
하고 1월 20일 넘어 귀국할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번 방문에는 북한의 당·군·정 고위 인사들과
경제관련 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곧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고 사흘 후면 미국에서는 부시 정부가 출범하는 데다가 올
해 들어 김 위원장이 ‘새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사고’를 부쩍 강조한 후에 중국을 방문하고 있으
니, 때가 때인 만큼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지켜보
고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며, 북·중 양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합의와 결
정이 향후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제 동북아 국가들도 차츰 냉전을 끝내고 탈냉전시대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한반도 국가인 남·북
한과 주변 강대국들은 자신의 국가이익을 확보하고 신장시키기 위해 상호간의 관계 정립과 새로운 21
세기 질서의 창출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이러한 움직
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북·중 양국 지도자들이 이루게 될 합의는 결국 다음 세 가지 분
야에 관한 결정일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북한의 경제부문, 특히 대외 경제부문에서의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추진 문제이다. 북한은 신
년 공동사설에서 “국가 경제력” 제고와 ‘최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 개건”을 통
한 ‘경제건설’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1월 4일자 <로동신문>은 “21세기에 들어서는 새 시대의 요
구에 맞게 무슨 일이나 손색이 없게 하여야”하며 “이제는 2000년대에 들어선 것만큼 모든 문제
를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높이에서 보고 풀어나가야”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어록을 게재하였다.
이후 북·중 양국의 언론은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북한은 현재 ‘과학기술’, 그것도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한 ‘최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술
적 개선을 통해 ‘경제강성대국’을 건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경제건설에
있어서 중국의 경험과 중국의 원조가 절실히 필요한 처지에 있다.
둘째, 머지 않아 있게 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남북관계의 발전에 관한 문제이다. 북한은 남
북 화해·협력을 기반으로 하여 “거창한 전변의 세기, 창조의 세기”인 21세기를 개막하려 하고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전에 북한의 대남정책에 대해 중국의 지속적인 협조와 지원
을 구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은 남북 화해·협력과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왔다. 그 동안 냉전의 경험에
만 갇혀 있었던 북한은 이제 새로운 탈냉전 시대에 진입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어려
움을 겪게 될 터인 즉, 북한은 가까이에 중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 북·중 양국이 국제관계, 특히 대미관계에서 취할 정책방향과 공조문제이다. 양국은 부시 정부
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갖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클린턴 정부와 지난 수년간 어렵게
쌓아온 양국관계가 부시 정부의 등장으로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으로서는 중국보다는
일본을 더 중시하며 중국을 “전략적 협력자”가 아닌 “전략적 경쟁자”로 취급하는 경향을 지닌
공화당 정부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정책노선에 기초하여 대중정책을 추진할까 보아 크게 우려하
고 있다.
만일 중국이 부시 정부에게 중국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초반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쪽
으로 기운다면, 국가의 사활이 걸린 ‘경제건설’을 위해 하루 바삐 미국과 관계개선을 해야 할 처지
에 있는 북한으로서는 크게 난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결과가 위의 세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지, 향후 우리가 취
할 수 있는 대응책을 생각하면서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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