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요? 우리끼리 배워요”
“강사·학원 없어도 얼마든지 교육 가능”… 인도 한 직장인, 오지에 컴퓨터 보급운동 나서
지역내일
2005-05-04
(수정 2005-05-04 오전 11:38:48)
인도는 세계적인 IT강국이다. 그러나 IT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전기가 사치품처럼 여겨지고 컴퓨터를 구경조차 못해본 오지가 수두룩하다.
이런 극심한 IT격차를 줄여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수가타 미트라다. 인도 델리의 한 IT기업에 근무하는 수가타가 사막에 있는 오지마을 바르나의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보급하는 모습을 BBC가 2일 전했다.
◆극빈층에 컴퓨터 보급 새 시도 = 어느 날 쓰러져가는 움막에서 낮잠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수가타는 “저 아이들에게도 컴퓨터가 무엇인지 보여주어야겠다”고 결심하고 한대의 컴퓨터를 마을에 설치한 다음 인터넷에 연결했다.
다음 순간 수가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그가 미처 가르쳐주기도 전에 아이들은 스스로 컴퓨터 사용법을 깨우치고 서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수가타는 델리의 빈민가를 상대로 컴퓨터 보급을 계속하면서 이 놀라운 실험을 반복했다.
수가타가 컴퓨터를 보급하는 방식은 마을 한복판에 공중전화박스처럼 생긴 컴퓨터부스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만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는데 언제나 같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영어도 모르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사용법을 깨우쳐갔다. 수가타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장비만 제공해 주면 컴퓨터 교육의 기초적인 목표를 그들 스스로 달성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인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작은 마을의 어린이들에게는 이 발견이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훈련된 교사를 학교마다 파견하지 않더라도 컴퓨터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라자스탄주 바르나 지역 아이들 역시 컴퓨터는 물론 포장재인 스티로폼도 처음보는 아이들이였지만 ‘자전거 타듯’ 컴퓨터 다루는 법을 스스로 깨쳤다.
컴퓨터 스위치가 켜지자 아이들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리저리 마구 눌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가타는 이 최초의 혼란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마우스가 규칙적인 패턴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야 저 화살표가 움직이네’라 알게 되고 첫 번째 클릭을 하게 되는데 못 믿을지 모르겠지만 이 모든 과정은 3분 이내에 진행된다”고 예언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교육용게임이나 오락용게임 같은 구분도 필요없다. 그림그리기 게임을 하면서 영어 단어도 함께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수가타는 그 동안의 경험을 이렇게 전한다. “9개월만 지나면 한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일반기업체 사무실직원의 수준에 도달한다. 파일을 끌어다 옮겨놓을 줄 알게 되고 다운로딩도 하게 된다. 비디오와 오디오 프로그램사용법과 인터넷검색방법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컴퓨터보다 더 급한 것 많다” 반박도 = 물론 수가타의 방법에 모든 사람이 찬성하지는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술부편집장인 톰 스탠디지는 “빌 게이츠도 개발도상국에 컴퓨터를 보급해 주는 것보다 의료지원을 선택했다. 이들에게는 컴퓨터보다 식수공급을 위한 펌프가 더 절실하며, 컴퓨터를 설치하고 유지하는 비용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가타가 컴퓨터 한대를 보급하는 데는 약 1900달러가 소요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쿵쿵 두드려대기 때문에 보수 비용도 만만찮다.
그러나 바르나 마을의 어른들은 이 새로운 장치를 환영한다. 한 노인은 “컴퓨터가 후손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며 “인터넷은 미래다. 우리 아이들도 꿈을 가지게 됐다”며 반겼다. 이 꿈이 한낱 사막의 먼지로 사라질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지는 세월이 보여줄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김광호 리포터 holhol@naeil.com
이런 극심한 IT격차를 줄여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수가타 미트라다. 인도 델리의 한 IT기업에 근무하는 수가타가 사막에 있는 오지마을 바르나의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보급하는 모습을 BBC가 2일 전했다.
◆극빈층에 컴퓨터 보급 새 시도 = 어느 날 쓰러져가는 움막에서 낮잠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수가타는 “저 아이들에게도 컴퓨터가 무엇인지 보여주어야겠다”고 결심하고 한대의 컴퓨터를 마을에 설치한 다음 인터넷에 연결했다.
다음 순간 수가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그가 미처 가르쳐주기도 전에 아이들은 스스로 컴퓨터 사용법을 깨우치고 서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수가타는 델리의 빈민가를 상대로 컴퓨터 보급을 계속하면서 이 놀라운 실험을 반복했다.
수가타가 컴퓨터를 보급하는 방식은 마을 한복판에 공중전화박스처럼 생긴 컴퓨터부스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만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는데 언제나 같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영어도 모르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사용법을 깨우쳐갔다. 수가타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장비만 제공해 주면 컴퓨터 교육의 기초적인 목표를 그들 스스로 달성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인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작은 마을의 어린이들에게는 이 발견이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훈련된 교사를 학교마다 파견하지 않더라도 컴퓨터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라자스탄주 바르나 지역 아이들 역시 컴퓨터는 물론 포장재인 스티로폼도 처음보는 아이들이였지만 ‘자전거 타듯’ 컴퓨터 다루는 법을 스스로 깨쳤다.
컴퓨터 스위치가 켜지자 아이들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리저리 마구 눌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가타는 이 최초의 혼란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마우스가 규칙적인 패턴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야 저 화살표가 움직이네’라 알게 되고 첫 번째 클릭을 하게 되는데 못 믿을지 모르겠지만 이 모든 과정은 3분 이내에 진행된다”고 예언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교육용게임이나 오락용게임 같은 구분도 필요없다. 그림그리기 게임을 하면서 영어 단어도 함께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수가타는 그 동안의 경험을 이렇게 전한다. “9개월만 지나면 한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일반기업체 사무실직원의 수준에 도달한다. 파일을 끌어다 옮겨놓을 줄 알게 되고 다운로딩도 하게 된다. 비디오와 오디오 프로그램사용법과 인터넷검색방법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컴퓨터보다 더 급한 것 많다” 반박도 = 물론 수가타의 방법에 모든 사람이 찬성하지는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술부편집장인 톰 스탠디지는 “빌 게이츠도 개발도상국에 컴퓨터를 보급해 주는 것보다 의료지원을 선택했다. 이들에게는 컴퓨터보다 식수공급을 위한 펌프가 더 절실하며, 컴퓨터를 설치하고 유지하는 비용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가타가 컴퓨터 한대를 보급하는 데는 약 1900달러가 소요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쿵쿵 두드려대기 때문에 보수 비용도 만만찮다.
그러나 바르나 마을의 어른들은 이 새로운 장치를 환영한다. 한 노인은 “컴퓨터가 후손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며 “인터넷은 미래다. 우리 아이들도 꿈을 가지게 됐다”며 반겼다. 이 꿈이 한낱 사막의 먼지로 사라질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지는 세월이 보여줄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김광호 리포터 holhol@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