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벽지학생 경기문화체험 열려 호기심으로 가득한 ‘경기도 나들이’

경북 영천 임고초 등 5개교 박물관·영어마을 체험 농촌 학교 도시체험 기회 및 지원방안 강구 기대

지역내일 2005-06-08
태어나서 아직 서울도 안 가본 김명섭(10)군의 ‘경기도 나들이’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경북 영천에는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고양 킨텍스 교육혁신박람회에서의 그 많은 사람들은 난생 처음이다. 그렇게 큰 건물도 처음 봤다.
김 군과 함께 70여명의 경북 영천 임고초등학교 학생들이 경기도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하고 경기도영어문화원과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한 ‘도서벽지학생 경기문화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임고초 외에도 강원도 영월군 마차초교, 강원도 정선군 백전초교, 전남 장흥군 명덕초교, 충남 금산군 금산초교 등 155명의 학생들도 함께 3일부터 5일까지 한국국제전시장과 경기도박물관, 수원화성, 에버랜드 등을 관람하고 영어마을을 체험했다.
◆임고초 ‘학교 숲’, 교육혁신박람회서 큰 호응 = 다른 초등학교도 그렇지만 임고초도 경북 영천시 임고면에 위치한 전형적인 산골 학교다. 분교 15명을 포함 전체 학생수가 80명밖에 안되는 소규모 학교지만 임고초의 역사는 81년을 자랑한다. 전통이 살아 숨쉬는 학교답게 임고면은 고려의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학교 바로 옆에는 정몽주 선생이 세운 임고서원이 자리잡아 임고면의 역사를 웅변해주고 있다.
임고초의 ‘학교 숲’은 임고서원과 어울려 그 아름다움이 빼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2002년 전국 아름다운 학교 숲 가꾸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학교 숲은 운동장 전체를 그늘로 드리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첫 방문지로 고양 킨텍스를 관람한 김 군은 교육혁신박람회에 전시된 학교 숲을 보고 찬사를 연발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왠지 자랑스럽고 기뻤다. 김 군은 “그늘이 드리워져 여름에도 더위를 잊고 공부나 체육활동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전체 학생들이 학교 숲을 가꾸기 위해 오물 수거 등의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속촌에 도착, 첫째 날을 마감한 학생들은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임고초는 한 학년이 10명을 넘지 않아 체육활동을 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2㎞나 떨어진 평천초와 매월 2차례씩 학교를 번갈아 가며 방문, 체육활동을 하는 것이 전부다.
임고초 6학년인 김슬기(13)양은 “다른 학교 아이들과 함께 장기자랑을 한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다”며 “전체가 80여명 밖에 되지 않아 학년이 올라가도 헤어지지 않고 함께 지내는 것은 좋지만 인원이 적어 마땅히 놀이나 체육활동을 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둘 째날, 아침부터 경기도 박물관, 용인 에버랜드, 수원화성 등을 방문했다. 시간 단위로 짜여진 버거운 일정이었지만 학생들은 도내 문화시설 등을 주의 깊게 관람하고 오후 늦게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에 도착, 영어체험활동을 전개했다.
◆영어마을 체험으로 외국인과 대화 자신감 얻어 = 영천에서 외국인이라고는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본 것이 전부라는 임고초 학생들, 영어마을은 단연 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외국인과 얘기하고 무엇인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 군은 “영어는 별로 인데 영어마을에 입소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특히 TV에서만 본 외국인들을 실제로 본다고 생각하니 온 종일 영어마을 생각으로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일요일인 5일 오전까지 영어로만 이루어지는 댄스, 놀이, 미술·요리·음악·과학 등의 전공수업에 참여, 원어민 강사들과 몸과 짧은 영어로 부대꼈다. 처음에는 주춤주춤 했지만 영어마을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서인지 인상 깊은 체험활동을 전개했다.
김 양은 “인근 대구나 포항, 부산 등지로 체험학습을 나가지만 외국인과 같이 몇 시간만이라도 같이 지내면서 생활할 기회는 없었다”며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원어민 강사들과 놀이하고 공부하면서 외국인과 의사소통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인원이 적어 경비문제로 수학여행도 5·6학년이 함께 한다는 임고초. 당연히 체험학습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는 7월 부산으로 체험학습을 가지만 역시 인원 때문에 적지 않게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도서벽지학생 경기문화체험’은 1학년을 제외한 전체 학생이 움직였으니 임고초로써는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큰 행사를 치른 셈이다.
인솔 교사로 동행한 이현재(55)씨는 “예전에 비해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어 아이들의 학력 차이도 상당히 해소됐지만 문화향유는 아직도 그 차이가 크다”며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에서 농촌 학교들의 도시체험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양은 “일년에 7번 정도 체험학습을 하지만 인근 대구나 포항 등을 들를 뿐 서울이나 경기도를 방문하는 경우는 없다”며 “이번에 경기도가 마련한 도서벽지학생 초청 행사처럼 경기도나 서울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12일에는 강원도 인제군 상남중, 경북 문경시 마성중, 전남 영광군 백수중 등 5개교·230여명의 2차 도서벽지학생 경기문화체험 행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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