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2분기 순이익 크게 줄 듯

수출단가 하락에 생산비는 상승 … 반도체·자동차·조선 하반기 회복 기대

지역내일 2005-06-16 (수정 2005-06-16 오후 12:13:05)
이달 들어 수출 증가율이 현저히 둔화되고, 수입 증가율이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악화가 가중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4일 기준 수출액은 86억800만달러로 전년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반면 수입액은 100억7000만달러로 16.7% 늘었다. 무역수지는 14억6900만달러 적자다.
하지만 이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더 심각해진다. 이 기간 수출규모는 8조7242억원(14일 환율 1013.50원)으로, 지난해 9조9727억원(2004년 6월 평균 환율 1158.54원 적용)보다 12.5% 감소했다. 환율인하로 똑같이 수출하고도, 전년과 비교해 1조2485억원을 공중에 날린 셈이다.
지난 5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1.8% 증가한 233억달러를 기록, 두자리수 증가율을 회복했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5월중 수출입 물가동향’에서도 지난달 수출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떨어졌다. 지난 2002년 1월(-12.1%) 이후 3년4개월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홍승범 무역연구소 동향분석팀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들어서도 생산비는 상승하는데 비해 환율하락 등으로 원화표시 수출단가는 하락, 수출채산성 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생산비의 주 구성요소인 국내자재비가 5월 기준 109.6으로 1분기보다 0.6 인상됐고, 수입자재비는 4월 기준 110.5로 1분기 105.8보다 4.7 올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환율인하로 앉아서 수조원 날려 =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동안 1조4549억원을 공중에 날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172.64원이던 1달러의 원화가치가 1022.76원으로, 149.88원 하락했기 때문.
올 1분기 수출액이 11억9327만달러(11조5503억원)에 달했던 삼성전자는 결국 수출을 할수록(지난해와 비교해) 1달러 당 150여원씩 손해를 본 것이다.
하지만 미국 달러화는 2분기 들어 더 곤두박질, 16일 오전 환율시장은 1012.20원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6월 16일 1달러의 원화 가치는 1163.50원이었다. 최근 유로화 약세로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 4월 27일 998.20원까지 내려가는 등 이 추세라면 2분기 환율인하에 따른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원자재 값도 악재 중 악재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비수기인 6월 현재에도 배럴당 50달러를 웃돌아, 올해 들어 원유수입에 들어간 돈만도 33억8100만달러(전년대비 47.3% 증가)에 달한다.
자동차용 강판가격은 지난해 보다 32% 인상(톤당 57만원→75만원)됐고,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렸던 석유화학 업계 역시 원유가격 인상 폭 만큼 석유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아 이윤이 급감했다.

◆반도체·LCD, 수출단가 절반으로 하락 = 수출 2대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국제 현물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DDR256메가(MB)의 경우 지난해 4월 5.76달러이던 가격이 올 4월 2.40달러로 58% 폭락했다.
TFT-LCD 패널 가격은 37인치 기준 2004년 7월 개당 1650달러를 기록한 이후 올 1월 1075달러, 3월 890달러, 5월 825달러 등 1년 만에 절반가격으로 떨어졌다.
PDP 42인치HD 가격 역시 2004년 7월 1219달러 이후 2005년 1월 964달러, 3월 920달러, 5월 886달러로 급락했다.
휴대폰 수출단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톡톡한 재미를 봤던 제3세대 휴대폰은 올해 들어 전년 대비 수출가격이 20~30% 떨어졌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률 감소는 제3세대 휴대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조선일보가 최근 금융데이터베이스회사인 FN가이드와 공동으로 국내 50대 상장기업의 2분기 순이익을 전망한 결과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1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는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대기업은 환율하락에 대한 면역이 생긴데다, 일부는 중소협력업체에 전가, 어느 정도 자생력이 생겼다”면서 “그만큼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인천 남동공단의 기계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 이후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면서도 “제품 가격을 올리면 리스크가 큰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반 범용 제품의 경우 중국산이 맹추격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차별화한 성능의 제품을 만들지 않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자·전기부품을 생산하는 K사 관계자는 “정보통신기기 제품가격이 하락해 부품 역시 제값을 받기 힘들다”며 “환율 인하 때문에 수출로 판로를 개척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하면 심할 경우 앉아서 10%의 마진을 그대로 날리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각종 경제 지표가 나아지길 바랄 뿐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반도체·자동차·조선은 이미 바닥 찍어 = 이 가운데 수출 주력업종인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의 경우 3분기 이후 실적개선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곳곳에서 대두된다.
이경래 한국수출보험공사 단기영업본부 팀장은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이 삼성전자의 단기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계속돼온 가격인하로 후발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되고,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팀장은 “현대차·기아차·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출물량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의 경우 그랜저·쏘나타 등 신차 출시로 수출단가도 높아져 3분기 이후 이익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소재인 철강재와 플라스틱 가격이 3분기 이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제조원가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조선업계의 올 1분기 적자전환과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02년말~2003년초에 수주한 선박의 가격이 최저점 이었다”며 “당시 수주한 선박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2분기까지 인도됨에 따라 조선업계의 경영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이후에는 선가가 회복되면서 수주했던 선박이 건조됨에 따라 흑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이재호 오승완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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