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김일병 도대체 왜?

언어폭력·신세대특성 등 다양한 원인분석

지역내일 2005-06-21
19일 연천 최전방 초소(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군대내 폭력이 문제라는 지적에서부터 신세대에 어울리지 않는 병영문화가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심지어 총기를 난사한 김 모 일병이 게임광이었다는 점을 들어 게임과 현실을 혼동한데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을 모두 종합해도 그처럼 끔찍한 참사를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언어폭력이 발단? = 20일 김 일병을 조사 면담한 육군 합동조사단과 인권위 조사관들 역시 언어폭력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 일병이 구타나 신체적 가혹행위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인격 모독성 언어폭력에 시달렸다는 것. 김 일병과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으로 부대원 중 유일한 대화상대였던 천 모 일병은 조사과정에서 “김 일병이 ‘성격이 내성적이고 내 행동이 느리다고 고참들이 욕설과 질책을 한다’며 고통을 호소했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김 일병은 지난 17일 선임병인 신 모 상병에게 심한 욕설을 듣고 ‘전부 몰살하겠다’며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조사내용대로라면 신체구타는 아니더라도 부대내 억압적인 구조와 폭력이 다시한번 대형 참사를 불러온 셈이다. 하지만 과연 언어폭력만으로 전부대원을 살해하겠다는 동기를 품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같은날 현장을 방문한 유족들 역시 언어폭력이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조정웅 상병의 아버지 조두하씨는 “김 일병이 일기로 적은 수양록에는 폭력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부대원들도 신참을 아우돌보듯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신세대 문화 탓 = 이번 참사의 배경을 신세대 문화에서 찾는 접근도 적지 않다. 요즘 입대하는 사병들은 대부분 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로 이전 세대에 비해 월등히 풍요한 물질적 조건에서 자라난 세대다. 특히 이들은 고정적 획일적 관점을 싫어하고 개별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사회조직 중 가장 보수적인 군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상명하복이 강조되는 군대에서 발생하는 구타와 가혹행위 등은 신세대 사병에겐 견디기 힘든 심리적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일병 사건 직후인 20일 붙잡힌 두탈영병들은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지난 16일 신병교육대를 탈영한 김 모씨는 탈영이유에 대해 “여자친구와 연락이 안돼서”라고 밝혔고, 또 다른 탈영병 김 모씨는 “군에 가면 하고 싶은 일을 하나도 못하게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번 사건의 잔혹함을 들어 김 일병이 게임과 현실을 혼동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일병은 인권위 조사관에게 “각종 게임을 좋아한다”고 털어놨으며 동료 병사들이 ‘게임광’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폭력적인 게임이 잔혹한 살인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게임과 범죄를 과도하게 엮은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사건 원인 경위 철저히 밝혀야 = 이번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접근과 분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국민들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일병이 초소를 떠나 내무반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군대 규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인데다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발사하는 과정에서도 일반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갖가지 억측이 나오기도 한다. 때마침 사고 발생시간이 청소년 축구경기가 열릴 때여서 축구를 보다 싸움이 났을 것이라던가, 언어폭력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설이 적지 않다.
아이디가 ‘petitehee’인 네티즌은 “지금까지 군대에서 발생한 사고들 중 속시원하게 밝혀진게 몇 개나 되느냐”며 “무너진 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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