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는 ‘만원’ 영화관은 ‘썰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가 봤더니 …

지역내일 2005-07-25 (수정 2005-07-26 오전 11:09:55)
부천시, 공무원 총동원 … ‘공무원영화제냐’ 비난
마니아도 시민도 ‘외면’ … 영화제 정체성 위기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영화제)’가 내걸었던 ‘마니아와 시민이 함께하는 영화제’는 헛구호에 그치고 말았다. 오히려 영화 관람객들은 ‘마니아도 시민도 외면한 영화제’라고 평가했다.
지난 14일부터 열흘간 열린 영화제는 지난해말 집행위원장 해촉사태 이후 영화계 보이콧, 리얼판타스틱영화제 동시개막 등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막을 올렸다. 이번 영화제는 그동안 영화제가 마니아 중심으로 운영돼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제’를 표방했다.
하지만 영화관람객 등 시민참여는 저조했다. 영화제 피크타임인 지난 17일(일요일) 오후 2시, 시청 상영관 티켓창구에는 단 한명도 없었다. imc11 상영관 자원봉사자는 “관객이 매우 저조해 심심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는 인기있는 영화의 경우, 상영 전날 예매해야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현매해도 관람할 수 있었다.
부천영화제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인 ‘씨네락 나이트’ 역시 참여가 저조했다. 서울에서 온 황미나(26)씨는 “씨네락나이트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왔는데 사람들이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티켓은 매진됐는데 자리가 비어있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22일 8시 복사골문화센터 상영관에서는 상영 15분전에 표가 거의 매진됐다고 했지만 상영관에는 절반이 빈자리였다.
영화수준에 대해서도 못마땅하다는 평이 많았다. 영화마니아라는 김영수(30·부천 원미구)씨는 “패밀리 섹션 ‘우리 개 이야기’ 등 일부 작품은 좋았지만 단편은 대부분 작년과는 비교될 정도로 수준이 저조했다”고 평했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는 공무원과 관변단체들이 총동원돼 ‘제1회 공무원영화제’였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동사무소 한 관계자는 “일일보고 형태로 각 과·동별로 몇 편의 영화를 봤는지 체크했다”며 “마치 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예년에 비해 아주머니·아저씨들이 무리지어 상영관을 찾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20일 imc11 상영관의 ‘위험한 로맨스’의 경우, 일반 관객보다 단체 관람객이 많았고 여기저기서 “통장님, 반장님 여기 앉으세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22일 시민회관 ‘천국의 전쟁’을 보러 온 한 단체는 술냄새가 진동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모 협회’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한 관객은 “이게 무슨 국제영화제냐, 타 지역 영화제와 차별성을 가진 영화제라고 생각해 관심을 가져왔는데 관객도 없고 수준도 떨어져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폐막식도 모든 좌석에 단체명을 표기해 좌석을 지정했지만 좌석이 많이 비고 단편 후보 8작품 중 2팀만 참석하는 등 대부분 참가자들이 돌아간 상태에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반면, 가수 등 연예인과 각종 공연을 선보인 ‘7080 그린콘서트’와 ‘시민음악회’, 야외영화제 등 부대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영화제를 빛내기 위한 부대행사가 ‘영화제와 무관하게 즐기는 행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한 문화계 인사는 “그 정도 비용을 들여 연예인을 부르면 언제든지 대중동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부대행사에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고 성공적인 영화제라는 확대해석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부천시 관계자는 “이번 영화제는 영화계와의 갈등 등 어려운 여건에서 열렸지만 32개국 172편의 장·단편이 출품돼 3만여명의 관람객이 상영관을 찾았고 야외영화제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즐긴 것으로 추산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병환 시의원은 “올해 부천영화제는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도 많았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부천영화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정체성을 재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천 곽태영 기자·임옥경·염순자 리포터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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