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말 민주국가인가
장행훈 (언론인)
문화방송과 한국방송공사가 21일 처음으로 공개하고 그 후 몇몇 신문들이 독자적으로 입수했다는 전 안기부<미림팀>의 녹취 테이프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도 닉슨이 재선을 노리고 민주당 당사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들통이 난 사건으로 닉슨이 거짓말을 해서 사건이 엉뚱하게 커져버렸지만 정계 재계 언론계를 망라한 <미림팀>의 광범한 비밀 녹취활동에 비하면 하나의 단막극에 불과하다.
<미림팀>의 행동은 수많은 사회 구성원의 일거일동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형님이 감시하고 있다”는 조지 오웰의 소설<1984>을 연상시킬 정도로 소름이 끼치게하는 <세계적>인 사건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비민주적인 활동이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큰소리 친 YS의 ‘문민정부’ 아래서 자행됐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정말 충격적인 정경언 유착
아직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고 가정할 때 당시의 집권당과 여당의 대통령 후보, 여당 국회의원 등이 한국 제일의 재벌과 불법선거 자금을 주고받고 집권 후의 대가를 흥정한 사실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들의 흥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당선을 답보로 국민의 주권을 입도선매한 격이다. 국가의 법질서를 지키는 보루라 할 수 있는 검찰 간부들이 재벌로부터 <떡값>을 관례로 받아 온 사실도 드러났다. 그 재벌이 연루된 사건들이 시민단체들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왜 항상 속 시원한 조사 결과를 볼 수 없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배경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입법 집행 사법의 3권을 분립한다. 권력 간의 견제를 통해서 국민의 권리를 보화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녹취 내용에 의하면 이 세 권력이 모두 재벌과의 관계에서는 하나가 돼 있는 느낌이다. 정경(政經)유착이며 관경(官經)유착이다. 재벌은 대통령 선거 때 당락에 영향을 주는 선거자금을 대주고 국회의원 선거 때도 거물 정치인들에게는 선거자금을 대준다. 그 돈으로 당선된 대통령 국회의원이 재벌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여기에 더 충격적인 것은 국민을 위해 권력을 감시하는 사명을 수행한다는 명분 아래 갖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언론 이른바 주류신문들이 재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인 대통령 선거에서 자기들이 좋아하는 후보가 당선되고 싫어하는 인물을 떨어트리기 위해 여론을 오도할 목적으로 기사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언론 탈선의 극치다. 경언(經言)유착이다. 자본과 언론이 유착하면 언제든지 자기들이 원하는 정치권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정보화시대의 통설이다. 자본은 광고를 무기로 언론을 조종해서 세계의 새로운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경언유착이 <미림팀> 녹취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국민이 이렇게 자본과 유착한 신문들의 보도만 믿고 투표했다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고 오늘날 남북관계도 지금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대통령을 뽑는 국민들의 주권행사는 이들 신문이 조작한 <여론>을 추인해 주는 행동으로 전락되고 말았을 것이다.
대재벌과 주류신문 반성해야
지금까지는 삼성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중앙일보의 행동만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25일 SBS방송과 인터뷰한 97년 당시 <미림팀> 팀장이었다는 공 모씨는 조선 동아는 물론 방송 3사가 중앙일보를 매도하고 자신들은 상관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 역겹다면서 다른 신문들도 큰 소리 칠 게 없는 것을 보여줄 자료가 있는 것처럼 “협박했다.” 한국 언론의 치부가 어디까지 드러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다. 이른바 메이저 신문과 그 사주들이 어떻게 행동했기에 우리 언론이 이런 수모를 당하는 처지에까지 추락하게 됐는지 자문하고 깊이 자성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25일 중앙일보는 “당국의 조사에 앞서” 녹취록으로 드러난 홍석현 사장의 행동에 대해서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고 사과하는 사설을 1면에 실었다. 언론의 보도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삼성도 “토는 달았지만” 자기들의 행동을 사과하는 대 국민 사과성명을 냈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말로 끝나는 사과가 아니라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과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반성과 사과의 의무는 중앙일보와 삼성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대재벌 주류신문에 그대로 해당된다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미림팀>여론>미림팀>떡값>세계적>1984>미림팀>미림팀>미림팀>
장행훈 (언론인)
문화방송과 한국방송공사가 21일 처음으로 공개하고 그 후 몇몇 신문들이 독자적으로 입수했다는 전 안기부<미림팀>의 녹취 테이프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도 닉슨이 재선을 노리고 민주당 당사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들통이 난 사건으로 닉슨이 거짓말을 해서 사건이 엉뚱하게 커져버렸지만 정계 재계 언론계를 망라한 <미림팀>의 광범한 비밀 녹취활동에 비하면 하나의 단막극에 불과하다.
<미림팀>의 행동은 수많은 사회 구성원의 일거일동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형님이 감시하고 있다”는 조지 오웰의 소설<1984>을 연상시킬 정도로 소름이 끼치게하는 <세계적>인 사건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비민주적인 활동이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큰소리 친 YS의 ‘문민정부’ 아래서 자행됐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정말 충격적인 정경언 유착
아직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고 가정할 때 당시의 집권당과 여당의 대통령 후보, 여당 국회의원 등이 한국 제일의 재벌과 불법선거 자금을 주고받고 집권 후의 대가를 흥정한 사실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들의 흥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당선을 답보로 국민의 주권을 입도선매한 격이다. 국가의 법질서를 지키는 보루라 할 수 있는 검찰 간부들이 재벌로부터 <떡값>을 관례로 받아 온 사실도 드러났다. 그 재벌이 연루된 사건들이 시민단체들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왜 항상 속 시원한 조사 결과를 볼 수 없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배경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입법 집행 사법의 3권을 분립한다. 권력 간의 견제를 통해서 국민의 권리를 보화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녹취 내용에 의하면 이 세 권력이 모두 재벌과의 관계에서는 하나가 돼 있는 느낌이다. 정경(政經)유착이며 관경(官經)유착이다. 재벌은 대통령 선거 때 당락에 영향을 주는 선거자금을 대주고 국회의원 선거 때도 거물 정치인들에게는 선거자금을 대준다. 그 돈으로 당선된 대통령 국회의원이 재벌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여기에 더 충격적인 것은 국민을 위해 권력을 감시하는 사명을 수행한다는 명분 아래 갖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언론 이른바 주류신문들이 재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인 대통령 선거에서 자기들이 좋아하는 후보가 당선되고 싫어하는 인물을 떨어트리기 위해 여론을 오도할 목적으로 기사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언론 탈선의 극치다. 경언(經言)유착이다. 자본과 언론이 유착하면 언제든지 자기들이 원하는 정치권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정보화시대의 통설이다. 자본은 광고를 무기로 언론을 조종해서 세계의 새로운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경언유착이 <미림팀> 녹취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국민이 이렇게 자본과 유착한 신문들의 보도만 믿고 투표했다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고 오늘날 남북관계도 지금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대통령을 뽑는 국민들의 주권행사는 이들 신문이 조작한 <여론>을 추인해 주는 행동으로 전락되고 말았을 것이다.
대재벌과 주류신문 반성해야
지금까지는 삼성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중앙일보의 행동만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25일 SBS방송과 인터뷰한 97년 당시 <미림팀> 팀장이었다는 공 모씨는 조선 동아는 물론 방송 3사가 중앙일보를 매도하고 자신들은 상관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 역겹다면서 다른 신문들도 큰 소리 칠 게 없는 것을 보여줄 자료가 있는 것처럼 “협박했다.” 한국 언론의 치부가 어디까지 드러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다. 이른바 메이저 신문과 그 사주들이 어떻게 행동했기에 우리 언론이 이런 수모를 당하는 처지에까지 추락하게 됐는지 자문하고 깊이 자성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25일 중앙일보는 “당국의 조사에 앞서” 녹취록으로 드러난 홍석현 사장의 행동에 대해서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고 사과하는 사설을 1면에 실었다. 언론의 보도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삼성도 “토는 달았지만” 자기들의 행동을 사과하는 대 국민 사과성명을 냈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말로 끝나는 사과가 아니라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과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반성과 사과의 의무는 중앙일보와 삼성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대재벌 주류신문에 그대로 해당된다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미림팀>여론>미림팀>떡값>세계적>1984>미림팀>미림팀>미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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