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반달가슴곰 8마리가 1일 지리산에 방사됐다. 이를 두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남북 분단 60년이 되도록 사람들은 이루지 못한 통일을 곰이 먼저 이룬 셈’이라고 자평했다.
1일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창립 18주년 기념일이었다. 이날 오전 장대같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립공원 비전 선포식’이 거행됐다. 비닐 비옷 차림으로 흠뻑 젖은 채 지리산국립공원 남부사무소 앞마당에 모여 앉은 공단 직원들 모습은 한총련 발대식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반달곰 방사 행사는 이날 오후 진행됐다. 문수골 현장에도 비가 내렸다. 방사 현장은 개울물이 불어 접근도 쉽지 않았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조릿대로 가득한 산길을 헤치며 올라간 취재진(방송 3사, 일간지 3곳, 통신사 1곳 등)의 소음과 땀 냄새 때문이었을까, 반달곰들은 자연적응 훈련장 문을 열어도 도대체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했다.
결국 반달곰 복장을 한 대원 3명이 동원됐다. 훈련장 안에 있던 먹이(밤)를 밖으로 던져내고 뒤에서 나무 막대기를 두드려 소리를 내도 곰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후 4시까지는 반달곰 사진이 올라와야 한다’는 환경부의 엄명 - 이날 행사 보도시점은 ‘토요일 조간’이었음 - 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급기야 훈련장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곰을 반달곰 복장을 한 대원이 막대기로 제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지당한 곰은 신경질이 난 듯 으르렁댔고 다른 한 놈은 아예 멀찌감치 떨어진 나무 위에서 취재진을 자세히 내려다보기도 했다.
곰들은 반달곰 복장을 한 대원들이 훈련장 밖으로 철수한 다음에야 겨우 밖으로 나왔다. 시계는 벌써 오후 2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 비에 흠뻑 젖은 취재진들도 투덜거렸다. “나무도, 바위도, 땅도 왜 이렇게 미끄러운 거야.” “오늘 마감은 북한 곰이 깰 뻔 했네.” “이런 행사에 엠바고 걸고 취재진 부른 게 잘못된 거 아냐?”
/정책팀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1일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창립 18주년 기념일이었다. 이날 오전 장대같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립공원 비전 선포식’이 거행됐다. 비닐 비옷 차림으로 흠뻑 젖은 채 지리산국립공원 남부사무소 앞마당에 모여 앉은 공단 직원들 모습은 한총련 발대식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반달곰 방사 행사는 이날 오후 진행됐다. 문수골 현장에도 비가 내렸다. 방사 현장은 개울물이 불어 접근도 쉽지 않았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조릿대로 가득한 산길을 헤치며 올라간 취재진(방송 3사, 일간지 3곳, 통신사 1곳 등)의 소음과 땀 냄새 때문이었을까, 반달곰들은 자연적응 훈련장 문을 열어도 도대체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했다.
결국 반달곰 복장을 한 대원 3명이 동원됐다. 훈련장 안에 있던 먹이(밤)를 밖으로 던져내고 뒤에서 나무 막대기를 두드려 소리를 내도 곰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후 4시까지는 반달곰 사진이 올라와야 한다’는 환경부의 엄명 - 이날 행사 보도시점은 ‘토요일 조간’이었음 - 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급기야 훈련장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곰을 반달곰 복장을 한 대원이 막대기로 제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지당한 곰은 신경질이 난 듯 으르렁댔고 다른 한 놈은 아예 멀찌감치 떨어진 나무 위에서 취재진을 자세히 내려다보기도 했다.
곰들은 반달곰 복장을 한 대원들이 훈련장 밖으로 철수한 다음에야 겨우 밖으로 나왔다. 시계는 벌써 오후 2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 비에 흠뻑 젖은 취재진들도 투덜거렸다. “나무도, 바위도, 땅도 왜 이렇게 미끄러운 거야.” “오늘 마감은 북한 곰이 깰 뻔 했네.” “이런 행사에 엠바고 걸고 취재진 부른 게 잘못된 거 아냐?”
/정책팀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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