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선거법, 포상금·상품 등 부상 전면 금지 … 경과규정도 없어
‘수원화성 주부국악제’ 무기한 연기 등 각종 전국대회 파행 불가피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공모전과 경연대회 등 각종 행사들이 이달초 개정 공표된 공직선거법으로 인해 질 저하는 물론 극심한 파행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자체는 지금까지 각종 행사의 입상자에게 상장·표창과 함께 포상금과 상품 등을 수여해 왔으나 앞으로는 부상을 일체 주지 못하도록 선거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정 선거법은 경과규정도 없이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법 적용을 해 지자체들의 일부 행사가 사전 홍보내용과는 딴판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게 됐다. 선거법이 개정·공표되기 전에 계획이 확정돼 추진되고 있는 전국 규모 행사의 경우, 지자체의 공신력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된 셈이다.
당장 수원시는 20일부터 열 예정이던 ‘제4회 전국 수원화성 주부국악제’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수원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16일 “지난 4일 선거법이 공표되기 전에 행사계획이 확정돼 현재 70여개 팀이 참가신청을 했으나 부상 문제 때문에 행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 홍보내용과 달리 부상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입상 팀들의 항의 등 큰 혼란이 우려돼 불가피하게 연기한 것”이라며 “지자체의 공신력이 크게 실추됐다”고 말했다.
수원화성 주부국악제는 민요 무용 사물놀이 풍물판굿 등 전국 규모의 국악경연대회로 최우수상 150만원, 우수상 100만원 등의 시상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게임올림피아드수원2005’ 행사도 마찬가지.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릴 예정인 이 행사에는 총 7000만원의 상금을 내걸었지만 지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시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행사포스터를 6월 22일 전국에 배부하고 관련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행사준비는 벌써 끝났으나 행사 개최가 가능한지 처음부터 새로 검토해야할 처지”라며 허탈해 했다.
그는 “시상금의 75%가 게임제작대회와 전국게임대회 등 전국 규모의 행사에 배정돼 있다”며 “부상 가능 여부를 11일 중앙선관위에 서면 질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용인시가 내달 23일부터 25일까지 여는 ‘제5회 용인사이버페스티벌’에서도 홈페이지 제작이나 사이버 캐릭터 공모 등 전국 규모의 IT공모전과 게임페스티벌 등에 총 7330만원의 시상금을 내걸었으나 역시 선관위의 결정에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할 처지다.
부천시가 내달 10일부터 11일까지 열 예정인 부천정보문화축제(BCX 2005)도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BCX 행사 관계자는 “전국대회에는 1만명, 지역대회에는 150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게이머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홈페이지에 경품을 문의하는 글이 잇따르는 등 기대가 커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협찬사 명의의 표창장에 부상을 수여하는 등 편법으로 경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되는 성남시의 경기향토작가전이나 9월 24일의 광명시 전국학생음악대회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 치러진 행사의 경우에도 내년부터는 참가 저조 등 대회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성남예총 유진형 사무국장은 “7월초에 열린 성남시 전국사진공모전의 경우, 금상에 300만원의 상금이 부상으로 지급됐다”며 “기성 작가들이 참여하는 공모전이나 전시회에 부상이 지급되지 않으면 역량 있는 작가들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고민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관계자는 “이번에 개정된 공직선거법상 상장 수여시 부상 제공은 기부행위에 포함돼 상시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칙으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으로는 지자체들의 모든 행사에서 상금이나 상품 등을 주는 것은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선거법이 개정되기 전에 계획서가 수립돼 확정된 행사도 개정법을 따라야 하느냐는 지자체들의 각종 질의에 처리방안을 논의중”이라며 “현안사항인 만큼 이달중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르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초 개정 공표된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상장 수여를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을 명시하는 등 기부행위제한 규정을 다소 완화했으나 포상금이나 물품 등 부상은 기부행위로 인정해 상시 금지하도록 했다.
/황인혁·곽태영 기자 ihhwang@naeil.com
‘수원화성 주부국악제’ 무기한 연기 등 각종 전국대회 파행 불가피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공모전과 경연대회 등 각종 행사들이 이달초 개정 공표된 공직선거법으로 인해 질 저하는 물론 극심한 파행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자체는 지금까지 각종 행사의 입상자에게 상장·표창과 함께 포상금과 상품 등을 수여해 왔으나 앞으로는 부상을 일체 주지 못하도록 선거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정 선거법은 경과규정도 없이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법 적용을 해 지자체들의 일부 행사가 사전 홍보내용과는 딴판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게 됐다. 선거법이 개정·공표되기 전에 계획이 확정돼 추진되고 있는 전국 규모 행사의 경우, 지자체의 공신력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된 셈이다.
당장 수원시는 20일부터 열 예정이던 ‘제4회 전국 수원화성 주부국악제’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수원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16일 “지난 4일 선거법이 공표되기 전에 행사계획이 확정돼 현재 70여개 팀이 참가신청을 했으나 부상 문제 때문에 행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 홍보내용과 달리 부상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입상 팀들의 항의 등 큰 혼란이 우려돼 불가피하게 연기한 것”이라며 “지자체의 공신력이 크게 실추됐다”고 말했다.
수원화성 주부국악제는 민요 무용 사물놀이 풍물판굿 등 전국 규모의 국악경연대회로 최우수상 150만원, 우수상 100만원 등의 시상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게임올림피아드수원2005’ 행사도 마찬가지.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릴 예정인 이 행사에는 총 7000만원의 상금을 내걸었지만 지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시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행사포스터를 6월 22일 전국에 배부하고 관련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행사준비는 벌써 끝났으나 행사 개최가 가능한지 처음부터 새로 검토해야할 처지”라며 허탈해 했다.
그는 “시상금의 75%가 게임제작대회와 전국게임대회 등 전국 규모의 행사에 배정돼 있다”며 “부상 가능 여부를 11일 중앙선관위에 서면 질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용인시가 내달 23일부터 25일까지 여는 ‘제5회 용인사이버페스티벌’에서도 홈페이지 제작이나 사이버 캐릭터 공모 등 전국 규모의 IT공모전과 게임페스티벌 등에 총 7330만원의 시상금을 내걸었으나 역시 선관위의 결정에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할 처지다.
부천시가 내달 10일부터 11일까지 열 예정인 부천정보문화축제(BCX 2005)도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BCX 행사 관계자는 “전국대회에는 1만명, 지역대회에는 150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게이머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홈페이지에 경품을 문의하는 글이 잇따르는 등 기대가 커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협찬사 명의의 표창장에 부상을 수여하는 등 편법으로 경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되는 성남시의 경기향토작가전이나 9월 24일의 광명시 전국학생음악대회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 치러진 행사의 경우에도 내년부터는 참가 저조 등 대회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성남예총 유진형 사무국장은 “7월초에 열린 성남시 전국사진공모전의 경우, 금상에 300만원의 상금이 부상으로 지급됐다”며 “기성 작가들이 참여하는 공모전이나 전시회에 부상이 지급되지 않으면 역량 있는 작가들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고민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관계자는 “이번에 개정된 공직선거법상 상장 수여시 부상 제공은 기부행위에 포함돼 상시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칙으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으로는 지자체들의 모든 행사에서 상금이나 상품 등을 주는 것은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선거법이 개정되기 전에 계획서가 수립돼 확정된 행사도 개정법을 따라야 하느냐는 지자체들의 각종 질의에 처리방안을 논의중”이라며 “현안사항인 만큼 이달중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르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초 개정 공표된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상장 수여를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을 명시하는 등 기부행위제한 규정을 다소 완화했으나 포상금이나 물품 등 부상은 기부행위로 인정해 상시 금지하도록 했다.
/황인혁·곽태영 기자 ihhw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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