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도 잘못된 것이지만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들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우리들이 사면되는 게 맞지 않느냐.”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다가 16일 강남면허시험장을 찾은 김 모(46·식당 운영)씨가 ‘음주운전 사면을 너무 자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되받아쳤다.
옆에 있는 사면대상자인 직장인 이 모(32)씨도 거들었다. 이씨는 운전면허를 다시 따기 위해 이날 오후 직장에서 반차를 낸 뒤 면허시험장을 찾았다.
이씨는 “1년여간 운전을 못하면서 가족까지 마음고생이 컸다”며 “내가 운전을 못한 기간이나 사면되는 거물급 정치인이 감옥에 있던 기간 중 누가 더 긴지 기자도 알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다른 운전자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음주운전을 한 것은 잘못한 것이지만 비리 정치인도 풀려나는 마당에 음주운전에 대한 사면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광복60주년 대사면이 이렇게 사회전반에 준법의식을 흐리는 풍토를 만든 것이다.
이번 사면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팔을 걷은 경찰도 무색해졌다.
서울경찰청의 경우 지난 4월 15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200일간 ‘교통질서 침해 5대 악습’ 상시 단속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음주운전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단속을 벌여 ‘음주운전은 절대 안된다’는 의식을 문화로 승화시켜 나가겠다며 야심 찬 단속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96%에 달하는 도로교통법 위반 사범들이 모두 사면됐다.
면허시험장 주변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한 경찰관은 “아무리 음주운전을 단속하고 도로교통사범을 적발해도 이렇게 모두 사면 돼버리면 교통질서의 중요성을 누가 알아주겠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일선 경찰서 교통민원실에 근무하던 한 경찰관도 “단속 경찰관에게 폭행을 행사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해도 경미한 경우라면 기소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단속과정에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었던 사람이 면허증을 찾아갈 때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는 “과실이 없거나 경미한 위반은 몰라도 음주운전 등 고의가 분명한 행위까지 사면을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더욱이 사면을 하면서 적정한 교육이나 계도 등 재발 방치책이 전혀 없어 도로의 안정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과거 프랑스에서도 대통령 취임을 즈음해 이 같은 사면조치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마다 교통사고율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여 지금은 자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승완 정원택 기자osw@naeil.com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다가 16일 강남면허시험장을 찾은 김 모(46·식당 운영)씨가 ‘음주운전 사면을 너무 자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되받아쳤다.
옆에 있는 사면대상자인 직장인 이 모(32)씨도 거들었다. 이씨는 운전면허를 다시 따기 위해 이날 오후 직장에서 반차를 낸 뒤 면허시험장을 찾았다.
이씨는 “1년여간 운전을 못하면서 가족까지 마음고생이 컸다”며 “내가 운전을 못한 기간이나 사면되는 거물급 정치인이 감옥에 있던 기간 중 누가 더 긴지 기자도 알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다른 운전자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음주운전을 한 것은 잘못한 것이지만 비리 정치인도 풀려나는 마당에 음주운전에 대한 사면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광복60주년 대사면이 이렇게 사회전반에 준법의식을 흐리는 풍토를 만든 것이다.
이번 사면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팔을 걷은 경찰도 무색해졌다.
서울경찰청의 경우 지난 4월 15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200일간 ‘교통질서 침해 5대 악습’ 상시 단속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음주운전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단속을 벌여 ‘음주운전은 절대 안된다’는 의식을 문화로 승화시켜 나가겠다며 야심 찬 단속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96%에 달하는 도로교통법 위반 사범들이 모두 사면됐다.
면허시험장 주변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한 경찰관은 “아무리 음주운전을 단속하고 도로교통사범을 적발해도 이렇게 모두 사면 돼버리면 교통질서의 중요성을 누가 알아주겠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일선 경찰서 교통민원실에 근무하던 한 경찰관도 “단속 경찰관에게 폭행을 행사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해도 경미한 경우라면 기소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단속과정에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었던 사람이 면허증을 찾아갈 때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는 “과실이 없거나 경미한 위반은 몰라도 음주운전 등 고의가 분명한 행위까지 사면을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더욱이 사면을 하면서 적정한 교육이나 계도 등 재발 방치책이 전혀 없어 도로의 안정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과거 프랑스에서도 대통령 취임을 즈음해 이 같은 사면조치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마다 교통사고율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여 지금은 자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승완 정원택 기자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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