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숲’ 지역주민 쉼터로 인기

성남시 40개 초중교에 숲 조성 … 일부 교장 “쓸 데 없이 일 벌이고 싶지 않다” 반대

지역내일 2005-07-07 (수정 2005-07-07 오전 11:39:18)
성남시 초중교에 조성된 ‘학교 숲’이 학생들의 정서순화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쉼터로도 인기다.
특히 분당신도시에 비해 녹지공간이 부족한 중원·수정구 구시가지 주민들에게는 무더운 여름밤을 식힐 수 있는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성남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앞선 2001년부터 학교 숲 조성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40개 초중교에 푸른 숲을 만들었다. 또 2010년까지는 관내 126개 초중고교 전체에 학교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숲 조성 사업이 시작되면서 외부와의 단절을 상징하던 벽돌담도 하나 둘씩 무너져 숲 조성 학교의 약 35% 가량이 담장을 완전히 없앴다. 회색 시멘트 담장이 푸른 숲으로 바뀌면서 학교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기 시작했다. ‘배움의 터전’으로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학교 이미지도 부드럽고 친근하게 바뀌고 있다.
수정구 태평3동 주민 김희숙씨는 “저녁을 먹고 난 뒤 가족들과 함께 바람 쐬러 자주 나온다”며 “학교가 방과 후에는 공원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좋아했다.
성남매송초등학교 3학년 구본욱 학생은 “연못에 노는 물고기를 보면 재미있다”며 “휴일에도 학교에 나와 물고기가 잘 있는지 보고 간다”고 말했다.
‘학교 숲 조성’사업은 도심의 학교에 환경친화적인 녹지공간을 만들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주민에게는 쉼터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 사업이 학교장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어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사업 진행이 안 되는 등 문제도 생기고 있다.
성남시 양경석 보건환경국장은 6일 “정년퇴임을 앞둔 일부 교장이 이 사업에 소극적이어서 주민들의 입장과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지공간이 부족하고 주민들이 마땅히 쉴 곳도 없는 구시가지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숲 조성이 절실한 형편”인데도 뜻하지 않게 돌부리에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장이 숲 조성을 기피하는 데는 ‘몸 사리기’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굳이 복잡한 일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성남교육청 관계자는 “공사중에 혹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 등에 신경 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쓰레기가 마구 버려지고 불량 청소년들의 모임 장소로 오용되고 있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숲 조성 후 발생한 문제점을 적극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학교의 가로등 조도를 밝게 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인터넷 공모나 관할 동사무소에서 함께 참여해 대상 학교를 선정하는 등 선정 방법의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양 국장은 “현재는 학교 숲을 희망하는 학교에 대해 현지조사를 거쳐 주거환경 등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를 우선 선정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숲과 쉼터가 필요한 학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193개 초중고교에 학교당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학교 숲을 조성했다. 시군별로는 수원시 18개, 성남시 11개, 안산시 시흥시 각 10개, 용인시 6개, 부천시 안양시 각 4개 등이다.

/성남 황인혁 기자 ihhw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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