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육상경기는 뒷전‘북한손님 모시기’ 급급

북한 응원단에만 시민·언론 관심 집중

지역내일 2005-09-02 (수정 2005-09-02 오후 1:42:31)
인천시가 주최한 ‘제16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가 아시아인의 축제가 아닌 남북한 잔치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회를 주최한 인천시나 시민, 언론의 관심이 육상경기보다 온통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예전보다 기록도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식행사도 북한 응원단 위주로만 = 인천시와 조직위가 짠 주요공식행사 일정표 대부분이 북측인사 환영만찬과 예술단 공연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측 선수단이 입국한 28일부터 매일 저녁 시·시의회 등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는 지역 인사 수백명이 참석하고 있다. 때문에 대회는 조직위가 전담하고 시는 북측 방문단 의전에만 주력한다는 평이다.
반면, 북한외의 나라들과 공식일정은 눈에 띄지 않는다. 각종 행사에 참여한 한 지역인사는 “이번 대회는 아시아인의 축제가 아니라 남북한 잔치에 아시아육상선수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시민들과 언론의 관심도 육상경기보다 북측 응원단에 쏠려있다.
인천시와 조직위는 육상경기가 열리는 인천 문학경기장의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는 시민은 거의 없다. 조직위는 빈 관중석을 메우기 위해 10개 구·군에 각 2500명씩 지원을 요청했다. 인천시교육청에도 오전 오후로 나눠 학생 1만5000명씩을 동원을 요청했다. 인원동원 결과 대회 첫날 문학경기장 관중석은 흰색 여름교복패션으로 뒤덮였다. 그러나 인솔 교사들과 학생들은 더운 날씨에 몇 시간씩 자리를 지키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북측 응원단 공연, 1시간 만에 매진 = 반면, 빼어난 미모의 여학생들이 주축이 된 북한청년협력단(응원단)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떠올리게 하며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북한 응원단이 탄 버스가 경기장 주변에 나타나면 시민들은 몰려들어 열렬히 환호했다.
1일 북한 응원단은 빤간 티셔츠에 빨간 모자, 딱딱이와 우산을 이용한 현란한 응원을 펼쳐 언론과 인천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1일부터 3일까지 펼치는 예술공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으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
예술공연은 1일 인터넷 접수를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실내공연장 좌석이 매진됐다.
북측 방문단 숙소 안팎은 경찰의 삼엄한 경계를 뚫고 선수와 응원단의 모습을 담으려는 취재진들이 북적거렸고, 공연 리허설 연습장과 경기장 주변 곳곳에서도 취재진들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부실대회 우려 = 육상대회는 참가국과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부실대회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조직위는 당초 45개국에서 1200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의사를 밝혔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막상 개막식에 참가한 인원은 774명에 불과했다. 네팔·아랍에미레이트 등 8개국은 아예 불참했고, 우즈베키스탄과 인도 등 일부 국가들이 당초보다 선수단 규모를 줄였다.
지난 8월에만 ‘세계육상선수권대회(핀란드 헬싱키)’와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터키 이즈미르)’가 잇따라 열린 관계로 이들 참가국들이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등을 우려해 불참하거나 선수단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세심한 준비와 배려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직위는 또 개회식 시작 직전까지 참가 인원파악을 제대로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부서간 연락 및 협조체계도 원활하지 못해 대회 곳곳에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인천시 한 관계자는 “조직위를 중심으로 시 본청, 구·군이 시민홍보나 행사진행을 위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사전에 제대로 협의한 적이 없다”며 “국제행사를 처음 하다 보니 곳곳에서 혼란을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의 성공을 기반으로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려는 인천시의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회식과 첫날 대회 상황으로 볼 때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출발은 좋은 편”이라며 “국제대회를 처음 치르다보니 어려움이 많지만 국제대회로서 위상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해명했다.
인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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