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은행건각들 가을이 즐겁다

지역내일 2005-09-09
마라톤의 계절 돌아와 … 쉽게 즐길 수 있어 인기 절정

2000명에 가까운 은행건각들의 계절이 왔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마라톤 마니아’들에게 올 가을에도 풍성한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벌써부터 각 동호회마다 사전운동에 들어가 분주한 모습이다.

◆단합을 위해선 ‘최고’ = 마라톤은 은행들이 직원단합을 위해 선호하는 종목 중 하나다. 특히 통합을 준비하며 감성통합을 진행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지난해 MBC한강마라톤, 서울마라톤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두 은행장도 같이 참여해 의미를 높였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또 매년 4월이면 경주에 내려가 ‘경주벚꽃마라톤’에 참가한다. 물론 동호회원 뿐만 아니라 경주 지역 직원들까지 참여한다. 신 행장이 경주에서 마라톤을 뛰는 이유는 ‘고객 확보’ 차원이다. 경주벚꽃마라톤은 경주지역의 고객기업들이 후원하고 있어 고객기업의 사장·직원들과 같이 뛰면서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것.
또 조흥은행은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춘천마라톤을 후원하고 대규모 참가단을 파견하고 있다. 두 은행장은 평소 체력관리는 잘 하는 데다 운동신경도 발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전국체전 검도종목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은행장들이 도전한 거리는 10킬로미터.
중소기업은행 고객과 직원 1600여명도 지난 3일 창립 44주년을 맞아 ‘새생명 살리기’ 토요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화합을 다지기도 했다.

◆은행 건각 하나은행이 가장 많아 = 동호회에 가입한 은행원들은 모두 1614명이다. 8개 시중은행은 1387명이다. 하나은행이 350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50명과 243명으로 비슷한 규모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 제일은행 조흥은행도 130~140명대의 마라톤 회원이 있다. 가장 적은 곳은 50명인 외환은행이었다.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마라토너는 227명이었다. 은행원 수가 많은 기업은행이 125명으로 단연 선두이고 산업은행은 67명, 산업은행은 35명이었다.
그러나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고도 홀로 마라톤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 실제 마라톤 마니아는 2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아침 저녁으로 짬을 내기 쉽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마라톤은 또 뛸 만한 곳이 있으면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들어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은행권 최고기록 2시간 46분 26초 = ‘마의 2시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은행원은 모두 11명이었다. 제일은행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은행이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조흥은행이 2명,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1명씩이었다.
현재 1위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제일은행의 신용카드사업부 정용석 대리다. 기록은 2시간 46분 26초. 나머지 10명은 모두 2시간 50분 후반대에 몰려있다. 따라서 정 대리의 은행권 최고기록은 당분간 갈아치워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3시간~3시간 10분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최고기록은 3시간 7분이고 국민은행도 3시간에 걸쳐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성 중에서는 단연 외환은행의 김아영씨가 독보적이다. 최고기록은 지난해 춘천마라톤에서 달성한 3시간 00분 13초. 김 씨는 지점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다가 로버트 팰튼 이사회 의장에 의해 별정직으로 발탁돼 현재는 각종 대회에 아마추어선수로 참여하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팬카페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나의 한계에 도전한다!
마라톤 10년 경력을 가진 ‘독립군’이 풀코스 100회 참가에 도전한다. 국민은행 이명열 담보여신관리센터 차장은 현재까지 풀코스만 97번이나 뛰었다. 그는 체중감량을 위해 마라톤을 처음 시작했다. 당시엔 동호회도 활발하지 않고 특별히 전문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서 ‘홀로’ 배우고 몸으로 체득했다.
한달에 두세번 참가하는 대회엔 꼭 아내와 두 자녀가 같이 동행한다. 지역에서 연 대화에 참여할 때면 가며 오며 나들이까지 겸한다.
이 차장은 “가족들이 같이 해 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마라톤을 하진 못했을 것”이라면서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뛰는 것도 장수의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직장인으로 3시간 10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다. “3시간 10분에서 1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25킬로미터씩은 뛰어줘야 한다”면서 “현재는 올해 안에 100번의 풀코스를 뛰는 게 목표이며 2시간대 진입은 컨디션이 좋은 날을 잡아서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업 위해 10년째 뛴다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현병택 기업은행 부행장은 조흥은행 마라톤 동호회장이다. 95년 차장 시절 처음으로 마라톤에 발을 담갔다. 당시 근무처는 영업부. 뉴욕지점에 다녀온 후였다.
현 부행장은 “뉴욕에 갔더니 영업이 가장 중요하고 영업직원들이 우수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더라”면서 “우리나라도 곧 이렇게 될 텐데 체력이 중요하겠구나 하고 생각해 마라톤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마라톤은 혼자 시작할 수 있고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 현 부행장의 마라톤 예찬론은 이어졌다. 그는 “마라톤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하고 부지런해지며 남을 배려하는 버릇을 키운다”면서 “특히 정직하고 공평한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자기계발, 가정생활 등으로 운동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는 운동화만 신으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운동이라는 점도 마라톤의 매력으로 꼽았다. 요즘도 하루 3~10킬로미터를 뛰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현 부행장은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좋다면 기자에게 권유하기도 했다.

기록달성 위해 오늘도 뛴다
은행권에서 마라톤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제일은행 정용석 신용카드사업팀 대리이다. 2시간 46분 26초. 올해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기록이다.
그러나 정 대리의 마라톤 경력은 4년에 지나지 않다. 풀코스 10번, 울트라마라톤(100킬로미터) 2번 참가한 게 고작이다. 그렇다고 별도로 운동을 한 것도 아니다.
정 대리는 “제일은행이 2001년부터 중앙일보 마라톤대회를 후원하면서 직원들의 참여 독려 차원에서 ‘기록우수자에 하와이 호놀룰루 대회 지원’을 내걸어 하와이 한번 가보려고 시작했다”면서 “좋은 기록을 내려고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시작한 훈련은 매일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2시간여동안 훈련한 후에 곧바로 출근준비를 해야 한다. 집이 인천이기 때문이다. 저녁 운동은 불규칙적이지만 아침운동은 거르는 법이 없다. 한달 운동량은 350킬로미터다.
지금은 올 10월에 있을 춘천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40분대 초반까지 기록을 올려놓고 내년엔 30분대를 도전해볼 생각이다.

철학을 가지고 달린다
“42.195킬로미터는 좀 싱겁잖아요.” 주로 울트라마라톤을 뛰는 조흥은행 여신관리부 황선용 차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울트라마라톤은 마라톤보다 더 많은 거리를 뛰는 스포츠다. 100킬로미터, 1000킬로미터, 100마일 등은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24시간주, 6일주 등은 시간을 기준으로 나눈 울트라마라톤이다.
황 차장은 울트라마라톤으로 24시간 꼬박 달려본 경험이 있다. 물론 밥을 먹기도 하고 걷기도 한다.
가장 많은 길이를 달린 것은 우리나라 종주코스. 해남부터 통일전망대까지 달리는 644킬로미터를 6일 반나절만에 돌파했다.
그는 “처음엔 산악등반을 했는데 이것을 하려니까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해 시작한 게 조깅이었고 마라톤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한 것은 1993년정도. 13년차다. 울트라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4년전. 황 차장이 울트라마라톤에 빠진 이유는 ‘지구력’의 맛 때문.
“산악등반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선배를 보았다”면서 “달리는 것도 철학이 있다”고 말했다.
황 차장의 정복 목표는 한반도와 저 멀리 유라시아다.
“한반도를 종주하려면 신의주까지 가야하는데 현재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남한에서 출발해 실크로드를 따라 유라시아를 종단하는 것을 울트라마라톤 협의회에서 추진하고 있어 기대가 된다”고 부푼 가슴을 표현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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