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경제시대 경협으로 푼다 (2) ‘로만손’의 선택

상생위해 협력업체와 ‘개성공단행’

지역내일 2005-08-18 (수정 2005-08-19 오후 1:23:17)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시계제작업체는 ‘로만손’이 아니다. ‘로만손 컨소시엄’이다. 로만손 이외에도 로만손의 협력업체들이 같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계업은 우리나라와 같은 고임금 국가에서 더 이상 적합한 사업이 아니다. 그래서 값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개성공단은 로만손 컨소시엄에게 단비와 같았다. 개성공단은 ‘로만손 컨소시엄’을 위한 것처럼 찰떡궁합이었다.
이에 따라 로만손은 3년내에 전체 생산량의 80%를 개성공단에서 만들어낼 생각이다.
또 로만손은 위기에 빠져 있는 한국 시계업종의 새로운 표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저임금 고효율이 계속된다면 ‘중국’으로 쏠려 있던 세계의 눈이 ‘개성’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
◆협동화는 같이 사는 것 = 로만손이 개성공단에 세운 공장은 ‘로만손 협동화 공장’이다. 이는 로만손만 들어가 있는 게 아니다. 실제 로만손 직원은 처음엔 1명이었고 현재 2명정도만 근무하고 있다. 520명이 근무하지만 이들 중 444명은 북한사람들이고 나머지 76명은 대부분 로만손의 협력업체 기술자들이다.
로만손의 협력업체 8개사가는 같이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15개 개성공단 입주 업체 중 이런 협동화 기업은 로만손이 유일하다.
보석 등으로 장식하는 엔 아트와 디스플레이업체인 픽시스, 유리업체인 동일정공이 시계를 만들고 에버존과 대선테크가 시계줄을 달면 이를 로잔이 조립하고 아라모드와 현진이 제작한 케이스로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도금이나 문자를 넣으려면 중간 공정에서 국내로 들어와야 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정화시설이 갖춰있지 않아 2007년까지는 개성공단에서 도금 등의 작업을 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각 공정마다 지역을 오가기 때문에 멀지 않은 개성에서 국내를 경유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2007년이 되면 로만손은 도금업체와 문자를 넣는 업체까지 로만손컨소시엄에 불러들여 완제품을 한 라인에서 만들 수 있도록 구축할 생각이다.

◆중국보다 나은 네 가지 이유 = 개성공단이 로만손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저임금’이었다.
개성공단 월 임금은 70~80달러 수준. 원화로 7~8만원이다. 현재는 수련기간이므로 50%만 준다. 얼마전에 첫 월급을 지불했다. 앞으로 3개월동안에는 80%까지의 임금만 주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동남아나 조선족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주는 임금은 80~90만원정도이며 3개월정도 숙련되면 120~150만원수준. 북한 직원의 15배 정도.
직원 444명으로 계산하면 월 임금 총액은 3108만원. 우리나라 임금으로 환산하면 6억6600만원. 한달에 6억3000만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언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일에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손놀림이 좋아 높은 효율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북한노동자의 기술이 기대 이상이라는 것. 솔직히 로만손 경영진들은 북한 노동자들이 국내노동자에 비해 기술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다는 것.
가깝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마치 한 나라처럼 육로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공정 때문에 옮겨다니더라도 큰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시설자금 대출도 문제없어 = 컨소시엄이 대출을 받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하려고 했지만 협력기업들의 재무상태가 문제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로만손이 나서 이들의 보증을 서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때 나타난 것이 산업은행이었다. 산업은행은 최근 남북경협에 대한 지원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이라고 보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도 했다.
산업은행 이기복 팀장은 “개성공단에 시범단지가 생기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북한진출기업에 대한 여신지침’이라는 새롭게 기준을 만들었다”면서 “금리체계를 기존의 것과 달리 해 많은 혜택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선 엔화대출과 산업시설자금(원화) 중 선택할 수 있는 시설대출자금을 엔화로 결정하면 연율 1.94%로 최대 5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운영자금은 원화대출이며 이자율은 4.27%다. 정부 지원 대출이자율인 3.4%보다는 높지만 보증을 설 필요가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로만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40억원의 엔화대출로 시설투자자금을 충당하고 나머지 1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이 팀장은 “로만손의 사업성을 평가해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로만손 장호선 전무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데에 보증문제로 봉착해 있을 때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줘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시작 = 로만손은 지난해 5월에 한국토지공사에 개성공단 입주를 신청, 6월에 선정됐다. 10월엔 협력사업자와 협력사업 승인을 얻고 올 3월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8월엔 준공식을 가졌으며 첫 상품 ‘통일시계’를 롯데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했다.
로만손은 양질의 인력, 협동화 생산체계 구축에 의한 물류비용 절감(15%이상), 관리비용 절감(30%이상) 효과와 함께 연간 4000만달러 이상의 수출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스위스 시계업체의 수입선을 중국에서 개성공단으로 옮길 생각이며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만손 장 전무는 “1년차인 올해에는 30만개의 시계를 생산하고 2년차와 3년차에는 각각 50만개, 80만개로 확대할 예정이며 전체 생산량 중 처음엔 절반정도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하고 3년이내엔 80%로 높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로만손은 2620만평의 대지를 확보해 공장을 지었지만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07년에 협력기업이 추가로 들어올 경우 대지도 더 늘릴 예정이다. 박준규 김형수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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